영화이야기/2005년 영화이야기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 결국 중요한것은 믿음이다.

쭈니-1 2009. 12. 8. 18:42


 


감독 : 앤드류 아담슨
주연 : 조지 헨리, 월리엄 모슬리, 스캔다 킨즈, 안나 포플웰, 틸다 스윈튼
개봉 : 2005년 12월 29일
관람 : 2005년 12월 31일
등급 : 연소자 관람가

2001년부터 시작된 한해의 마지막날을 영화보며 마무리짓기는 2005년에도 이어졌습니다. 제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그 행운의 영화는 바로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입니다.
사실 [나니아 연대기]를 보기까지 저는 [왕의 남자]와 [나니아 연대기]를 두고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실망스러웠다'라는 평이 지배적인 [나니아 연대기]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네티즌들의 평점 속에서 당당하게 국내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 [왕의 남자]... 분명 모든 것들이 [왕의 남자]를 선택하라고 제게 충고하고 있었지만 황홀했던 2001년 12월 31일의 기억 때문에 저는 결국 [나니아 연대기]를 선택했습니다.
2001년을 최악으로 보낸 저는 우울하게도 마지막날에 영화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친구를 꼬셔서 [반지의 제왕 : 반지 원정대]를 보러 갔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날의 그 선택은 제 인생에서 최악의 해였던 2001년을 단 몇시간만에 잊을 수 없는 최고로 멋진 마무리를 지은 해로 탈바꿈시켰고, 덕분에 2002년을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매해 영화를 보는 것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선택하는 영화들도 판타지 영화나 스케일이 큰 서사극들이 주를 이루게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왕의 남자]가 아닌 [나니아 연대기]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반지의 제왕]과 버금가는 유명한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하고 있는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를 좋아하는 제 개인적인 취향과 한해의 마지막날이라는 저만의 특별한 이벤트 덕분에 쟁쟁한 경쟁작들을 물리칠수 있었고, 어쩌면 2004년 마지막날 봤던 [알렉산더]처럼 의외의 소득을 올릴수도 있을것처럼 보였습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마디로 이 영화는 [반지의 제왕]보다는 [해리포터]에 더욱 가까운 판타지 영화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실망스럽다'라고 평한 이유를 알만 하겠더군요. 그 분들은 아마도 [반지의 제왕]같은 스케일의 영화를 원했을 겁니다. 솔직히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이 영화의 제작사인 디즈니의 생각은 달랐나봅니다. 디즈니는 [반지의 제왕]보다는 [해리포터]를 모델로하여 영화를 완성한듯이 보이며 덕분에 [나니아 연대기]는 밝고 유쾌하며 무척이나 착하디 착한 디즈니스러운 판타지 영화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공습을 피하기위해 먼 친척의 집에 맡겨지는 4남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은 떨어져 지내게된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너무나도 엄격한 집안의 분위기에 주눅이 들어 하루하루 지루한 나날을 보내다가 옷장속에서 나니아라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합니다. 바로 이러한 시작부터 [나니아 연대기]와 [해리포터]는 맞닿아 있습니다. [해리포터]의 원작자인 조앤 K. 롤링이 [나니아 연대기]에 영향을 받았다는 소리를 얼핏 들은듯한데 제가 보기엔 사실인듯 보입니다.
해리가 이모 식구들의 구박을 피해 호그와트 마법학교라는 판타지적인 공간으로 탈출하여 위험하지만 신나는 모험을 경험하며 점차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의 4남매 역시 2차 세계대전과 엄격한 친척집의 분위기를 피해 옷장속 나니아라는 판타지적인 공간에서 모험을 겪으며 점차 영웅으로 성장을 합니다. 중간계라는 판타지속 공간에서 영화를 시작하고 끝을 맺었던 [반지의 제왕]하고는 애초부터 그 태생자체가 틀린 셈입니다.


 



이렇듯 처음부터 [해리포터]의 길을 선택한 [나니아 연대기]는 그러나 한술 더 떠서 [해리포터]보다 더욱더 남녀노소 모두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영화로 만들어지기 위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디즈니 영화에 언제나 등장하는 귀여운 동물 캐릭터와 다분히 판타지스러운 신기한 캐릭터들을 관객들앞에 즐비하게 등장시켜놓고 그러한 캐릭터들을 통해 긴장감보다는 볼거리에 치중함으로써 철저하게 어린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춥니다.
맞습니다. [나니아 연대기]는 사랑스러운 판타지 영화이기는 하지만 그 어디에도 영화적인 긴장감은 찾아 볼수가 없습니다. [반지의 제왕]이 그 기나긴 러닝타임동안에도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던 것과는 달리, [해리포터]가 남녀노소가 전부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영화이면서도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관객을 사로잡았던 것과는 달리, [나니아 연대기]는 처음부터 긴장감보다는 볼거리에 더욱 많은 정성을 들입니다. 그것이 처음부터 [나니아 연대기]가 [반지의 제왕]과는 차원이 틀린 판타지 영화인 이유이며, [해리포터]와 비슷하게 시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리포터]와는 달리 뭔가가 부족한듯한 느낌이 드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영화적인 긴장감이 부족하다고해서 [나니아 연대기]를 과소평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니아 연대기]가 5부작의 시작치고는 꽤 만족할만한 첫장을 열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열렬한 팬이 되었지만 한때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보며 '얘들 영화잖아'라고 생각했던 제게 [나니아 연대기]는 오히려 [해리포터]보다 더 나은 출발인 셈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를 통해 높아질대로 높아진 눈높이로 [나니아 연대기]를 처음부터 지레 실망부터 하는 것보다는 첫 걸음마를 시작한 이 영화에 성원을 보내며 '그래 멋진 판타지 영화로 성장할꺼야'라고 믿음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어쩌면 그러한 믿음이 앞으로 4년동안 연말마다 판타지 영화의 재미에 빠지는 행복을 안겨줄지도 모르니까요. 잊지마세요. [해리포터]도 곧 막을 내린다는 사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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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헌아빠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목사님이..기독교 영화라고 꼭 보라고 하시던데..^^...기독사이트에서도 보니..이영화 꽤 홍보하고 있던데...
종교적 냄새가 나나요?..하기야..반지의 제왕을 종교적인 관점에서 비판한 평론을 읽은 적이 있는데..그당시 작가들 톨킨이나 루이스인가요..암튼..이슬람권,흑인,아시아계를 악마적으로 그렸다고 하더라구요..재밌기만 하면 되지..뭐..라고 말하시면 할 말 없지만..전 교회다니지만..이런 점에서는 좀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답니다..아침부터..쓸데없는 소리를....ㅋㅋㅋ
 2006/01/04   
쩡이
첨부터 영화를 소개할때 "반지의 제왕"과 상당히 연계를 시키면서 소개를 했었지.. 그래서 나도 아마 반지의 제왕같은 영화를 엄청 기대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는지 아이들을 위한 동화같은 이야기로만 보이더라구... 내 친구가 옆에서 계속 중얼대던 유치하단말이 어느정도 이해도 됐구......
그치만 내게는 나름 스케일면에서는 실망스러웠지만, 꽤 귀여운 볼거리를 제공했던것 같어. 이 영화가 5부작이였나봐.. 멋진 판타지 영화로 성장하길 나도 기대해보께...ㅎㅎ
 2006/01/04   
쭈니 주헌아빠님...이 영화에 나오는 나니아의 정신적 지도자인 위대한 사자 아슬란이 예수 그리스도를 모델로 했다는 소릴 들은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비유를 한다면 세상에 편하게 즐길 영화 없겠죠. 전 그냥 단순한 편입니다. 물론 너무 눈에 띄게 정치적이지만 않다면... ^^
쩡이... 맞아. 귀여운 판타지라는 것이 옳은 표현인것 같아. 난 뭐 그래서 좋더라. 내가 판타지 영화라면 왠만하면 용서하는 편이거든. ^^;
 2006/01/04   
이브
^^ 역시.. 쭈니님은..
저는 무수한 악평이 있었지만 나니아 연대기를 꼭 극장에서 보기로 결정 하고.. 판타지니까..라는 의무감이기도했기에 기대는 하지도 않고 갔답니다.
저는 나니아 연대기에 만족하며 즐기고 왔답니다. 확실히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는 달랐지만.. 내년부터 나니아 연대기를 기다릴수 있을것 같았어요. 또다른 판타지로 말이죠..^^*
 2006/01/06   
쭈니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행운입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영화를 비평하기 보다는 즐기며 그 영화의 장점을 찾아 내려고 노력중이랍니다. ^^
 2006/01/06   
꼬마천사
어렸을적 상상속에서의 이야기처럼...
옷장속에서 또다른 세상으로 통한다는 설정이
초반은 참 신나고 멎지게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며
동심으로 돌아간듯했지만,
이내 지루해지기 시작하는 영화는 아름다운 판타지란 생각보다는
그냥 누군가의 하룻밤 꿈얘기처럼...
별 흡입력이 없어보여서 약간의 실망을 했네요
기대를 너무해서 인지 좀 아쉬웠던 영화네요
 2006/01/10   
쭈니 확실히 초반 상상력보다는 후반에 갈수록 긴장감의 부족으로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뭐 점차 나아지겠죠. 그래도 대단한 원작을 가지고 잇는 영화이니... ^^  2006/01/10   
수애
책을 읽었어요. 책을 읽고나니. 이미 절 실망시켰던 사자.마녀.옷장이. 조금 더 환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주헌아빠님께서 말씀하셨듯 원작은 기독교의 역사를 바탕으로. 하고 있더군요. 실질적으로 영화로는 사자.마녀.옷장이 첫번째 모험이지만. 나니아의 세계가 어떻게 펼쳐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이야기 또한 하나님이 세계를 창조할때와 같은 수순으로 그려집니다.) 사자.마녀.옷장에서 나온. 그 저택의 늙은 교수가. 나니아의 세계가 처음 열릴때 그 세계를 처음으로 간 인간이기도 하죠. ㅋㅋ 책을 읽고나니. 실망이 누그러 들었습니다. ^^
 2006/01/11   
수애
아! 하얀마녀 역할에 캐스팅을 원래 염두해둔게 원래는 니콜키드만이라죠? 하지만. 40이 넘은 나이에. 틸타 스윈톤의 아름다움은. 가히 이루 말할 수 없다군요. ^^  2006/01/11   
쭈니 역시 원작을 읽어야하는 군요. 지금 현재 [워터십다운의 열한마리 토끼]라는 또다른 판타지 소설의 걸작을 읽고있는 중이랍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사도세자의 고백]이라는 책도 읽어야하고,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도 읽어야하고, 꿈천사님이 추천하신 [금삼의 피]도 읽어야하고... 거참 읽을것이 너무 많답니다. ^^;  2006/01/12   
꿈천사
쭈니님 개인적으로 <사도세자의 고백> 재밌게 읽었습니다. 모처럼 즐기며 읽을 수 있는 인문서였는데, 저와 같은 선택을 하시다니..반갑습니다^^;  2006/01/17   
쭈니 꿈천사님께서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대가 되는 군요. ^^  2006/01/18   
ssook
이미 [반지의 제왕]이라는 걸출한 판타지 영화를 보고난 후라서 왕실망..을 금치 못했던...그야말로 아동영화인듯한......절대 책은 이렇지 않았는데..하는 실망감을 그득 안겨준 영화였어요...책속의 아슬란(?맞나요 )은 서커스에서 막 공연을 시작한 사자는 아니었거든요..그리고 눈에 거슬리는 특수 효과들..디즈니가 만든데서 불안하긴 했었는데...ㅠ..ㅠ
실망을 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유쾌하게 보긴 했어요.....
 2006/03/31   
쭈니 [반지의 제왕]과 비교한다면 당근 실망스럽죠.
개인적으로 앞으로 그 영화를 뛰어넘는 영화는 없을것이라 생각합니다. ^^
아직 원작을 읽지않아서인지 그래도 전 이 영화가 꽤 맘에 들었답니다. ^^
 2006/03/31   
dori
맞습니다. 사실 에니메이션은 모르겠지만 디즈니가 만든 영화는 이상하게도 영화 진행이 불안하네요.. --;;;
얼마전에 패시파이어도 그렇고..
솔직히 처음 시작이 좋다고 하셨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리포터의
돌이 제가보기에는 훨씬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제 나니아 연대기 보고 어찌나 지겨워 죽겠던지..
좀 짜증이... 나니아를 구하는 4명의 용사 치고는 너무 하는 일이
없었던 듯.. 좀 짜임새가 엉성했던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2편 기대 안할랍니다. --;;;;
 2006/05/02   
쭈니 [패씨파이어]는 쫌 심했죠. ^^;
사실 전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에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인지 별로였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이 영화는 처음부터 아동틱한 것을 기대해서 재미잇었는지도... ^^
 2006/05/03   
코고로
아이들의 취향에 맞춘 나니아를 나름 재밌게 봤지만, 2편에서는 제발 조금만 더 눈높이를 높여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ㅠㅠ 무리일까요? ㅎㅎ
 2006/06/27   
쭈니 글쎄요.
해리포터가 그랬던것 처럼 조금씩 눈높이가 올라가지 않을ㄲ따요?
하긴 제작사가 디즈니이니 무리일수도... ^^
 2006/06/27   
그냥
난 좋던데..
중간 중간 긴장감이 고조되기도하고...
사자가 예수님이라고..
대신죽고 부활한다고..
아부튼,좋았던것같은데..ㅋㅋ
 2006/11/20   
쭈니 뭐 저도 싫었던건 아닙니다.
제가 기독교에 관심이 없어서 이 영화가 내포한 메세지는 잘 모르겠지만... ^^;
 2007/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