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5년 영화이야기

[저스트 라이크 헤븐] - 위더스푼, 언제까지 날 실망시킬건가?

쭈니-1 2009. 12. 8. 18:36

 




감독 : 마크 S. 워터스
주연 : 리즈 위더스푼, 마크 러팔로
개봉 : 2005년 12월 1일
관람 : 2005년 11월 29일
등급 : 15세 이상

[유령신부]를 혼자 극장에서 본 것이 11월 12일이니 2주가 넘도록 저는 극장 구경를 못한 셈입니다. 물론 이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예매해놓고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는 있지만 극장에 못간 2주라는 시간을 치유하기 위해선 한편의 영화가 더 필요했답니다. 바로 그 영화가 [저스트 라이크 헤븐]입니다.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리즈 위더스푼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꼭 보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금발이 너무해]를 통해 독특한 매력을 한껏 발산시켰던 리즈 위더스푼은 그 이후 [스위트 알라바마], [금발이 너무해 2]를 통해 계속 제게 실망만을 안겨주었지만 그래도 [금발이 너무해]와 같은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에서 다시한번 리즈 위더스푼이 상큼한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 기대하며 그녀의 영화들을 꾸준히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제가 그토록 기다렸던 [금발이 너무해]와 같은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이 영화에 대한 제 감상 포인트였으며, 꽤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였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제가 [저스트 라이크 헤븐]에 실망했던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금발이 너무해]는 그 어떤 점이 절 그토록 빠져들게끔 만들었던 걸까요? [금발이 너무해]는 분명 로맨틱 코미디 영화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언제나 엇비슷한 스토리 라인을 가지고 있죠. 멋진 남녀가 만나고 티격태격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마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결국 거의 모든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이 틀에서 벗어나질 않습니다.
[금발이 너무해]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여자 주인공의 혁신적인 캐릭터입니다. 그녀가 연기한 엘르는 처음엔 그저그런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처럼 보였습니다. 약간의 푼수끼가 있지만 그래서 귀엽고, 너무나도 엉뚱하지만 멋진 남자 주인공을 사로잡을만한 매력은 갖추고 있는... 이 영화를 보며 저는 당연히 엘르와 에멧(루크 윌슨)의 사랑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금발이 너무해]는 그런 당연한 결말보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귀여운 여주인공이 아닌 당당한 사회인으로써의 엘르의 사랑과 성공을 그려내며 절 놀라게 했습니다.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손쉽게 해결하지않고 그녀 스스로 당당하게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며 변호사로써 성공하는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제 편견을 일시에 부셨습니다.
하지만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그러질 못합니다. 사람과 영혼의 사랑이라는 뭔가 색다른 이야기를 꺼내놓은듯 하지만 결국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 법칙속에 머물며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안이한 선택만을할 뿐입니다.


 



[저스트 라이크 헤븐]의 시작은 남달랐습니다. 의사로써의 자신의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엘리자베스(리즈 위더스푼). 그러나 그녀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지고 그녀의 영혼만이 자신의 아파트에 새로 들어온 데이빗(마크 러팔로)과 티격태격하며 사랑을 만들어 갑니다.
사람과 영혼의 사랑, 왠지 [사랑과 영혼]이 생각나기도 하고, 우리 영화인 [귀신이 산다]를 보는 듯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스트 라이크 헤븐]은 리즈 위더스푼의 상큼한 매력을 무기로 로맨틱 코미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초반을 멋지게 채워나갑니다.
그러나 문제는 중반부터 드러납니다. 엘리자베스와 데이빗이 본격적인 사랑에 빠지고 코마 상태에 빠진 엘리자베스를 살리기위해 데이빗의 눈물겨운 노력이 벌어지며 이 영화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보며 제가 예상했던 것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합니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의 한계상 뻔한 스토리 라인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금발이 너무해]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도 뻔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저로써는 다른 누구도 아닌 리즈 위더스푼의 영화가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버리는 그런 뻔한 스토리 라인만을 펼쳐놓자 실망감이 먼저 밀려오더군요. 키스, 정원, 애칭, 손닿음 그리고 다시 만남으로 이어지는 이 영화의 진행 순서를 과연 눈치채지 못한 관객이 몇이나 있었을까요?


 



솔직히 당당하게 '난 리즈 위더스푼이라는 배우를 좋아한다'라고 밝히기엔 그녀의 영화중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금발이 너무해] 단 한편 뿐입니다. [금발이 너무해] 이후 [스위트 알라바마]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형식의 최악의 로맨틱 코미디였습니다. 도대체 아무리 사랑이 좋다고는 하지만 사랑이면 이 세상 모든 것이 전부 해결된다는 그런 낙천적인 꼬드김이 제겐 왠지 거부감만을 안겨 주었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열망했던 대도시에서의 패션 디자이너의 일을 버리고 시골 촌동네와도 같은 고향에서 사랑만으로 멜라니(리즈 위더스푼)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요? 멜라니가 그 모든 것을 포기하는 그 순간까지 남자 주인공인 제이크(조쉬 루카스)가 포기한 것은 무엇인가요? 정말 사랑만 있으면 그녀의 사회적 성공은 헌신짝처럼 버려도 되는 걸까요? [금발이 너무해]에서 스스로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여 사회적으로도 성공하고, 사랑도 완벽하게 쟁취하던 엘르의 모습과는 180도로 달라진 멜라니라는 캐릭터로인하여 너무나도 당황스러운 영화였습니다.
[금발이 너무해 2]는 전작의 명성에 먹칠한 전형적인 속편 영화입니다. [금발이 너무해 2]가 전편에서 이어받은 것은 톡톡 튀는 리즈 위더스푼의 매력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리즈 위더스푼의 매력은 그대로였지만 그녀가 연기한 엘르라는 캐릭터는 전편과 전혀 달랐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기 보다는 슬랩스틱 코미디에 더욱 가까웠던 [금발이 너무해 2]는 엘르의 성공마저도 비현실적인 코미디 소재로 전락시킴으로써 다시한번 당당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제게 허탈한 웃음만을 안겨줬습니다.
[금발이 너무해] 단 한편으로 제게 놀라움을 안겨주었던 리즈 위더스푼은 이후 3편의 영화들을 통해 연속적으로 제게 실망만을 안겨주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도 [스위트 알라바마]보다는 [금발이 너무해 2]가 좋았고, [저스트 라이크 헤븐]도 평범하긴 했지만 [금발이 너무해 2]보다는 재미있었던 것을 상기한다면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네요. 부디 다음 영화에선 실망이 아니라 '역시 위더스푼!'이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오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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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애
이 영화는 저도 리즈 위더스푼을 기대하고 봤는데 사실 내용 구성면에서 실망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되겠구나 하면. 이렇게 되는 전개. 금발이 너무해에서 비춰진 리즈 위더스푼을 기대하고 본 관객이라면 다들 그렇게 실망했겠죠.  2005/12/21   
쭈니 아마도 [금발이 너무해]같은 캐릭터는 다시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  2005/12/21   
인공위성
저도 이영화보고 실망했어여 제 용돈에서 쪼개서 기대를 하고 봤는데 리즈위더스푼의 <금발이 너무해>에서 연기를 보고 괜찮아서 기대를 많이하고 돈을들고 보러갔다 매우 실망했어여 전 처음의 웅장함에 영화의 진미를 보는데 처음의 따분함과 중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했어여 정말 실망했어여 리즈위더스푼은 <금발이 너무해>처럼 쾌활한 역활이 좋은거같아여 나중에 그런 영화로 나옴 보러가야할거같아여 그때는 재가 영화를 보고나서 후회를 안하는 영화를보고싶네요.^^  2005/12/31   
쭈니 [금발이 너무해]가 너무 뛰어난 것인지... 아니면 위더스푼이 계속 우릴 실망시키는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금발이 너무해]를 기대했다간 당분간 위더스푼의 영화에 실망할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  200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