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5년 영화이야기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정말 훌륭하게 자랐구나!

쭈니-1 2009. 12. 8. 18:39

 




감독 : 마이크 뉴웰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개봉 : 2005년 12월 1일
관람 : 2005년 12월 2일
등급 : 12세 이상

솔직히 고백하건데 저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해리 포터와 불의 잔]만큼은 달랐습니다. 워낙 원작을 재미있게 읽은 저로써는 피터 잭슨 감독의 필생의 역작이라는 [킹콩]보다도 오히려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 대한 기대감이 컸습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원작도, 영화도, 제겐 상당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도저히 아동 취향적인 이 원작 소설과 영화에서 어른들이 왜 열광을 해야하는지 전혀 이해를 할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조앤 K. 롤링의 원작 소설을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은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부터였습니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는 전혀 재미를 느끼지 못했던 저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만큼은 소설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었죠. 하지만 영화는 기대만큼 재미있지 못했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원작소설과 영화를 동시에 좋아하게된 영화는 바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부터입니다. 물론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원작 소설과 비교해서는 그 재미가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손에서 벗어난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과 비교해서 상당히 어른 취향적으로 바뀌며 본격적인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개봉하였습니다. 역대 [해리 포터 시리즈]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과 관객 평점을 받았다는 소문대로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은 그 동안의 다른 [해리 포터 시리즈]중에서 제게 가장 만족스로운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의 [해리 포터 시리즈]중에서 [불의 잔]을 가장 재미있게 본 이유를 설명하려면 먼저 [해리 포터 시리즈]를 거쳐간 감독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될것 같군요.
모두들 아시겠지만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의 감독은 크리스 콜럼버스입니다. [나홀로 집에], [미세스 다웃 파이어]등을 연출한 헐리우드의 흥행 감독인 그는 대표작에서 알 수 있듯이 디즈니적인 가족 코미디 영화에서 재능을 발휘한 감독입니다. 그런 그가 연출을 맡은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이 완벽한 가족용 판타지 영화로 탄생되어진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아니 애초에 [해리 포터 시리즈]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한 판타지 동화로 시작되어졌음을 상기한다면 크리스 콜럼버스에게 연출이 맡겨진 것이 오히려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해야 옳겠군요. 하지만 그러한 점이 제가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작 소설이 전세계적인 엄청난 성공과 함께 점차 아동용 판타지 동화가 아닌 남녀노소가 즐기는 초특급 베스트셀러로 변하는 동안 영화 역시 변화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크리스 콜럼버스에서 알폰소 쿠아론으로의 감독 교체입니다. 알폰소 쿠아론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소공녀], [위대한 유산]그리고 [이 투 마마]가 눈에 띕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자신의 이러한 필모그래피대로 [아즈카반의 죄수]를 완성해냈습니다. [소공녀]와 [위대한 유산]처럼 명작 소설을 영화화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던 그는 [아즈카반의 죄수] 역시 멋지게 스크린 속으로 옮겨놓았고, [이 투 마마]의 그 색다른 성장 드라마처럼 [아즈카반의 죄수]를 가족용 판타지 영화에서 한 소년의 성장통을 담은 영화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하지만 흥행에 재능이 없던 그의 아킬레스건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나 크리스 콜럼버스의 해리 포터를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시키긴 했지만 영화적인 재미만은 조금 떨어지는 결과를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이젠 영국의 명감독 마이크 뉴웰에게로 메가폰이 이어졌습니다. 솔직히 알폰소 쿠아론만큼이나 마이크 뉴웰에게 [불의 잔]의 연출을 맡은 것은 제겐 상당히 의외의 선택으로 여겨졌습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은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라는 걸출한 영국식 로맨틱 코미디와 [모나리자 스마일]이라는 가슴따뜻한 드라마를 만든 감독으로 제게 인식되어 있었으니까요.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해리 포터를 온 가족이 즐길수 있는 가벼운 블럭버스터로 첫 스타트를 끊었고, 알폰소 쿠아론감독이 해리 포터를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시키는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면 과연 마이크 뉴웰감독이 [불의 잔]에서 할 역할은 과연 무엇일까? 이것이 제 궁금증의 근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은 원작 소설을 읽는 동안 조금은 풀렸습니다. 아이에서 소년으로 성장한 해리 포터는 [불의 잔]에서 첫 사랑을 경험하게 되며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과의 관계 역시 그냥 단순한 친구사이에서 서로간의 이성적인 관심으로 옮겨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이크 뉴웰의 역할은 자신의 로맨틱 코미디에서의 능력을 발휘하여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이성적인 감정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을 것인가하는 것이 영화를 보기전의 제 예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제 예상은 어느정도 맞아들어갔습니다.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도 느꼈지만 [불의 잔]에서 너무 커버린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는 마이크 뉴웰 감독에 의해 더이상 어린 영웅들이 아닌 서로에게 질투를 느끼는 사춘기 소년, 소녀로 변해 있었습니다. 제가 [불의 잔]의 가장 명장면으로 꼽는 무도회 장면은 그런 마이크 뉴웰 감독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너무 어린 취향적인 영화라고 투덜거렸던 제가 불과 2년사이에 훌쩍 커버린 그들의 모습을 보며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알폰소 쿠아론을 거쳐 마이크 뉴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에 준비를 해온 [해리 포터 시리즈]의 그 완벽한 치밀함의 결과이며, 그런 완벽함이 [반지의 제왕]이 끝나버린 현 시점에서 제가 [해리 포터 시리즈]를 기대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마이크 뉴웰 감독이 [불의 잔]을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이성적 감정에만 모든 것을 맞춘 것은 아닙니다. 마이크 뉴웰 감독은 원작의 재미를 살려 영화를 완벽한 블럭버스터로 탈바꿈시켰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작 소설의 방대한 분량을 생각한다면 고작 러닝타임이 2시간 30분여분에 불과(?)한 [불의 잔]은 영화의 한계상 어쩔수없이 수많은 생략을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생략을 탓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원작 소설을 완벽하게 영화화했다는 [반지의 제왕] 역시 원작에 대한 생략은 생각보다 심각한 상태이며, 그러한 생략을 원하지 않는다면 이들 소설들은 영화가 아닌 몇십부작으로 기획된 미니 시리즈로 제작되어져야 할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불의 잔]이 얼마나 생략했는가가 아니라 생략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원작의 재미와 내용을 완벽하게 스크린속으로 옮겼나일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의 잔]은 적절해 보입니다. 물론 퀴디치 월드컵 장면이 너무 짧아 그 화려한 스케일을 좀더 느껴보고 싶었던 제게 아쉬움을 남겼고, 트리위저드 경기 장면 역시 그 실마리를 푸는 과정이 너무 많이 생략되어짐은 사실이지만 [불의 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퀴디치 월드컵이나, 트리위저드 경기가 아님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생략은 마이크 뉴웰감독의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불의 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볼드모트의 부활이며, 그에 맞서야하는 해리 포터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입니다. 볼드모트는 해리의 피를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육체를 되찾고,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 역시 사촌기의 성장통을 거쳐 이제 본격적으로 악의 화신 볼드모트와의 위험한 대결을 벌일 준비를 끝내야합니다. 이제까지의 [해리 포터 시리즈]가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모험담을 주내용으로 삼았다면 [불의 잔]을 기점으로 이제부터는 단순한 마법학교에서의 모험이 아닌 볼드모트와의 위험한 대결이 펼쳐질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때문에 [불의 잔]은 [아즈카반의 죄수]보다도 휠씬 어두워졌습니다. [아즈카반의 죄수]를 보면서도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과 비교해서 너무 어두워진 그 분위기에 깜짝 놀랬는데 [불의 잔]은 이보다 한술 더 뜹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코믹한 부분인 두들리 가족에 대한 부분은 아예 영화속에 나타내지도 않았고, 호그와트 마법 학교는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중간계의 고즈넉한 성처럼 보이며, 전편에 비해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이젠 더이상 히히덕거리며 학교 생활을 즐기기보다는 자신의 문제에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 제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바로 화려한 색상을 버리고 웅장함으로 덧입혀진 이 영화의 색상입니다. 더이상의 경쾌함은 허용하지 않으려는듯 이 영화의 압도적인 웅장함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무거운 임무를 띄고 사우론의 성으로 향하는 프로도의 운명처럼 어린 영웅으로만 보였던 해리 포터의 어깨를 무겁게 짓눌러버립니다. 단지 어린이용 판타지 영화인줄 알았던 [해리 포터 시리즈]가 이렇게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웅장한 대작으로 변할줄은 미처 몰랐던 저로써는 마이크 뉴웰 감독의 [불의 잔]이 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바톤은 신예인 데이빗 예이츠 감독에게로 넘어갔습니다. 아직 읽지않은 원작소설인 [불사조 기사단]의 그 궁금한 내용만큼이나 영화가 벌써부터 궁금한 이유는 바로 데이빗 예이츠라는 이름때문입니다.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텅비어있는만큼 이전의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미리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점차 제 취향대로 변해가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변화를 새삼 목격한만큼 [불사조 기사단]도 기대해도 좋을듯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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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i
저는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블랙버스터 영화를 기대했는데 너무 많은 생략과, 너무 어두워진 영화의 분위기에 적응이
안되더군요. 그래도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는 마지막 장면이나마
홀가분 했는데, 불의잔은 이상한 여운을 남기고 끝을 맺더군요.
--;;;; 처음 시작하는 부분은 정말 멋지게 잘 만들었구나 했는데..
다음편 부터는 조금 심각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2005/12/10   
쭈니 많이 어두워졌다는데 동의... 하지만 결국 해리 포터가 마지막 편에서 죽을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을 생각한다면 지금쯤이면 좀더 어두워지고 웅장해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이 시리즈가 서서히 제 취향대로 바뀌는 것같아 저는 뿌듯했답니다. ^^  2005/12/10   
유키카제
으음 보고 싶은데 여건이 안되서요.... 빨리 보고 싶네요^^
극장가서 매년 겨울에 반지의제왕과 해리포터중에 골라야 할때
마다 해리포터를 고른 저로서는 무지 기대중입니다. 생략이 심하다고들 하는데 어떨지^^;;
 2005/12/12   
쭈니 원작이 워낙 방대했으니 생략이 심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결코 짧지않은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죠. 그러한 생략만 너그러이 이해해준다면 분명 재미있는 영화일듯 싶습니다.  2005/12/13   
영원..
소설은 물론, 관련 서적까지 다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줄거리'만 가져온 듯한 영화가 조금 아쉽습니다. 항상 해리포터만의 웃음이나 감동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유머 내용은 거의 생략되고, 그저.. 큰 고목나무의 몸통만 가져온 것 같아서.. 흑. [불의 잔.. 볼거리만이라도 많아라.. 하며 봤건만.. 용 하나 밖에 없더군요... 스핑크스는.. 어디로.. 폭탄 꼬리는..;  2005/12/13   
쭈니 영원님도 해리 포터의 광팬이시군요.
이 영화에 대한 의견은 크게 둘로 나뉘더군요.
저처럼 어정쩡한 원작의 팬은 재미있었다고하고, 영원님처럼 광적인 팬은 아쉬웠다고하고...
뭐 너무 유명한 원작을 지닌 영화의 어쩔수없는 숙명이라고 생ㄱ가합니다.
 2005/12/13   
수애
전. 처음 시작에 무서워. 이생각으로 봤답니다. ㅋ  2005/12/21   
쭈니 이전 영화들에 비해 많이 무서워진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  2005/12/21   
주헌아빠
이상하게 해리포터에는 손이 안 가더군요..저도 미스테리입니다.
해리포터..책은 물론..시리즈중 한편도 본게 없으니..
해리팬들에게..돌..맞는 분위기...ㅋㅋㅋ
전 작년에 본 영화중..씬시티가 최고의 판타지(?)영화였는데..에궁...ㅋㅋㅋ
 2006/01/03   
쭈니 [씬시티]... 최고의 판타지 맞습니다. ^^
해리포터도 재미있을겁니다. 원작을 보시지 않으셨다면 어쩌면 더욱더... ^^
 2006/01/03   
쩡이
작년 3편을 봤을때는 어두워진 분위기와 갑자기 커버린 주인공들 모습이 어색해서 영화에 대한 기대가 좀 떨어졌었는데, 이번 편은 지금껏 본 해리포터시리즈 중에서는 가장 재밌게 본 시리즈였던것 같어. 이제 서서히 블럭버스터로 자리잡아가고 있어서일까... 그나저나 집에 쌓여있는 해리포터 시리즈는 도대체 언제쯤 읽을까나... 쩝.  2006/01/04   
쭈니 난 요즘 [불의잔]다시 읽고 있는중...
[불사조기사단]도 읽어야하는데 영화보고 읽을지 고민이 많다. ^^
 2006/01/04   
코고로
자칭 '해리포터원작의광팬' 이지만(웃음)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던 전편들과 달리 '불의 잔'은 정말 돋보이던데요? ㅎㅎ
제가 영화관에서 보고싶었던 해리포터는 '원작 그대로'가 아닌 감독의 특징이 적당히 버무려진 이런 영화였거든요 ^-^*
 2006/06/27   
쭈니 저와 비슷하시네요.
저도 해리포터 시리즈중 불의 잔이 가장 맘에 들더군요. ^^
 200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