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 Ⅱ (2007)

쭈니-1 2009. 12. 10. 23:06

 

 



감독 : 김호정, 지길웅
주연 : 박기웅, 이청아

방화관리자 2급 자격증을 취득하다.

회사에서 제게 방화관리를 하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그것이 뭔지 몰라서 혼자 한참을 헤맸습니다.
그러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한국소방안전협회에서 4일간 교육을 받으면 방화관리자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회사에서 방화관리자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신청을 했고, 4일간 회사대신 교육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처음엔 '이게 왠 떡이냐'싶었습니다.
그냥 대강 시간만 떼우면 자격증을 줄 것이라 생각해서 교육시간에 보기위해 PMP에 영화를 잔뜩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교육이 시작하고 교육 마지막날 자격 시험을 봐서 50문제중 30문제 이상을 맞아야만 자격증을 수여한다는 소리를 듣고나니 정신이 빠짝 들더군요.  
다행히도 자격증은 취득했지만 4일동안 도대체 뭔말인지도 모를 어려운 용어 속에서 허우적대며 '시험에 떨어지면 어떻하지?'라는 불안한 마음으로 보내야만 했습니다. ^^

원래 기대조차 안하긴 했지만...

[동갑내기 괴외하기 레슨 Ⅱ]를 처음엔 교육시간에 몰래 볼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다간 마지막 자격 시험에 떨어질 것이 분명해 보여서 영화는 커녕 졸지도 못했습니다.
결국은 점심시간에 짬을내서 봤답니다.
[동갑내기 괴외하기 레슨 Ⅱ]는 워낙 기대를 하지 않은 영화여서인지 영화 자체가 재미없고 시시해도 화조차 나지 않더군요.
박기웅은 욕사마라는 영화의 카피가 아까울 정도로 비호감적인 외모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청아는 여전히 멍청해 보였습니다.
스토리는 마치 대강대강 흘러가는 듯이 보였으며, 초반엔 웃음을, 후반엔 감동을 주면 관객들이 좋아할 것이라는 제작사의 안일한 생각이 눈에 휜히 보이더군요.
대부분의 영화는 PMP로 보면 좀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영화는 오히려 내 PMP에게 미안하더군요.
참 킬링타임용 영화라지만 너무 심하다 싶은 생각이 드는 보기 드문 영화였습니다.

왜 그들은 상상력이 떨어지는걸까?

영화를 보고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지금 현재 한국영화를 만들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우리 일반 관객들보다 상상력이 뛰어나긴 한걸까? 라는...
한때 인터넷 소설을 영화화하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인터넷 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평범한 우리 관객들입니다.
결국 소재 고갈에 시달리는 충무로가 평범한 관객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친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합니다.
[엽기적인 그녀],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같은 성공한 인터넷 소설의 영화화는 충무로의 상상력에 의해 2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그것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와 [동갑내기 괴외하기 레슨 Ⅱ]입니다.
하지만 보세요.
재미난 이야기꾼들이 모여있을것만 같은 충무로가 만들어낸 영화의 모습을...
[엽기적인 그녀]와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재기발랄한 재미를 송두리째 잃어버린채 캐릭터를 흉내만 내고 있는 이들 영화를...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상상력이 풍부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라는 것이 어차피 상상력을 기초로해서 만들어지는 문화상품이니까요.
하지만 영화를 만든다는 사람들의 상상력은 오히려 인터넷 소설을 쓰는 일반인들보다 휠씬 뒤떨어집니다.
이 안타까운 현실을 [동갑내기 괴외하기 레슨 Ⅱ]는 여실히 보여주네요.
이 부실한 상상력... 이것이 한국영화의 진정한 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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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행자
뭐랄까요 ㄱ- 본능적으로 딱! 보고 절대 보지 말아야겠다는 느낌이든 영화.......결국 저도 안봤지만 주변사람들중 비디오로라도(아니면 다운로드로라도!!)본사람이 단한명도 없었다는;;;어떤 면에선 최강의 포스 =ㅅ=?  2007/08/31   
쭈니 아마 이번주 교육이 없었다면... 그래서 시간이 많이 남지만 않았다면... 저역시 안봤을겁니다.
그래도 전편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서 혹시나했는데... 역시나군요.
 2007/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