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티벳에서의 7년(Seven Years in Tibet) ★★★★★

쭈니-1 2009. 12. 9. 15:08

 

 



날짜 : 1998년 7월 12일
감독 : 장 자끄 아노
주연 : 브래드 피트, 데이빗 튤리스

97년들어 갑작스럽게 할리우드에선 티벳의 정신적인 지주인 달라이 라마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91년 오리엔탈리즘과 에로티즘의 결합판인 [연인]의 대성공이후 오랫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장 자끄 아노는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와 함께 등산가 하인리히 하러와 어린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만남을 그린 [티벳에서의 7년]을 완성했으며, 거의 비슷한 시기에 거장 마틴 소콜세지는 달라이 라마에 대한 또다른 영화인 [쿤둔]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할리우드가 티벳의 종교 지도자에게 눈길을 돌렸을까? 그것은 아마도 동양에 대한 '정신적 신비주의'에 대한 호기심과 리차드 기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만만찮은 지원 때문일 것이다.(리차드 기어는 곧 승려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실행할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티벳에서의 7년]은 중국 정부의 방해와 브래드 피트의 팬공세, 그리고 하러에 대한 나쁜 소문들(그가 나치주의자였고 임신한 아내를 버렸다는 등)을 물리치고 7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들여 완성되었다.
솔직히 [티벳에서의 7년]은 아름다운 영화이다. [불을 찾아서], [베어], [장미의 이름]등 자연주의적 신비감을 주로 스크린 속에 반영했던 그의 경력에 비춰보면 어쩌면 장연한 결과일런지 모르지만 말이다. 광활한 자연과 아름다운 카메라 워크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브래드 피트의 호연 등. 그러나 이 영화의 백미는 이러한 자연적 아름다움보다 내용적 충실함과 영화 속에 함축된 의미들이다.
시나리오 과정에서 하러의 과거가 밝혀져서인지 모르지만 영화 초반 하러(브래드 피트)의 성격은 아내를 버리고 등산을 떠나는 매우 이기적이고 정복에 대한 강박관념에 휩싸인 그러한 인간으로 그려져 있다.
그는 히말라야의 최고봉 등정에 도전한다. 그러나 정상을 앞두고 눈사태를 만나게 되고 퇴각을 요구하는 리더의 말에 반항한다. 어쩌면 그의 인생의 의미는 도전이고 정복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을 위해선 친구도 그 어떤 것도 그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그는 영국의 포로수용소에서 가망성 없는 탈출을 여러번 시도했으며(그땐 수용소 탈출이라는 새로운 정복에 도전하고 있었을 것이다.) 동료의 도움으로 탈출에 겨우 성공했을땐 그들을 버리고 홀로 길을 떠나버렸다. 그러나 그의 동료인 피터(데이빗 튤러스)와 티벳에서의 새로운 생활 그리고 어린 달라이 라마와의 만남을 통해 조금씩 변해간다.
장 자끄 아노가 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하러의 변화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도전과 정복에 빠져있는 사람들에 대해 비웃음을 던진다. 하러가 티벳의 젊고 예쁜 재봉사에게 자랑스럽게 자신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사진을 보여줄 때 그녀는 '그것이 당신신들과 우리의 차이죠. 당신들은 도전과 정복으로 인생의 의미를 찾지만 우리는 오히려 그런 것들을 잊으려 애쓰죠.'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하러대신 욕심없고 순박한 피터를 인생의 반려자로 선택한다.
그리고 이 영화에 그려진 모든 티벳인들은 욕심없고 순반하게 그려져 있지만 나왕이라는 티벳의 고위 간부만이 야망을 가지고 있다. 그는 비서관에서 티벳의 고위 관료로 성장하며 권력에 대한 욕심을 부리고 급기야 스스로 조국을 중국에 팔아버리기까지 한다.
이렇듯 이 영화의 주제는 도전과 정복 그리고 집념에 대해 버리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하러는 그 모든 것을 버린 후에야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아들을 되찾게 된 것이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사실 1998년 영화노트는 [아마겟돈]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며칠전 발견한 1998년의 영화 리뷰글을 프린트한 클리어 파일을 발견하여 이렇게 1998년 영화노트의 보너스 트랙을 쓰고 있답니다.
이 보너스 트랙의 시작은 [아마겟돈]부터였으나 [아마겟돈]은 이미 썼기에 이렇게 두번째 글인 [티벳에서의 7년]부터 올립니다.
앞으로 보너스 트랙은 50여편 정도 있을 예정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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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
사실 이런류의 영화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브래드피트의 연기때문에 간신히 다 봤답니다.동양과 서양의 조화가 이루어지는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07/07/21   
쭈니 간신히... 라는 표현에 눈이 먼저 가네에요. ^^
저도 수작이라는 표현엔 공감합니다.
스콜세지 감독의 [쿤둔]도 보고 싶었는데 아직도 보지 못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