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바이 준 ★★★★

쭈니-1 2009. 12. 9. 15:10

 

 



날짜 : 1998년 7월 17일
감독 : 최호
주연 : 유지태, 김하늘, 하랑, 한지윤

'저 애들은 테크노 음악과도 같아. feel만 통한다면 끝장가는 거야.' 이 영화 속의 한 대사이다. [바이 준]에 대한 느낌을 말하라면 앞의 대사와 같다. 강력한 테크노 음악과도 같은 이 영화는 그렇기에 한번 빠져 들면 끝장날 정도로 멋있어 보이지만 다시 한번 들여다 보면 매우 공허하다.
파리 제8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돌아온 30세의 젊은 감독 최호는 "한국영화의 평균 연령은 40대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감성의 진짜 젊은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그는 "[비트]는 신파 왕가위이고, [나쁜 영화]는 감독 개인이 바라본 컴백 홈 아이들의 영화이지 그들의 이야기는 아니다."라며 용기있게 선배들의 영화를 비판했다. 그렇다면 최호 감독이 생각하는 진짜 젊은 영화는 무엇일까?
이 영화는 제목처럼 준의 죽음으로 부터 시작한다. 준을 사랑했던 채영(김하늘)과 그런 채영을 사랑하는 도기(유지태). 19세의 크리스마스에 맞이한 준의 죽음은 그들에게 새로운 방황의 시작이었다.
지긋지긋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채영과 도기 커플, 그리고 병찬(하랑)과 리라(한지윤) 커플은 술과 마약 그리고 섹스에 빠져버린다. 최호 감독은 그것이 젊은 세대들이 성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렇기에는 그들의 방황이 너무나도 끔찍하다. 마리화나에 취해 고급 승용차를 과속으로 질주하고 슈퍼마켓을 엉망으로 만들다 쫓겨나기도 한다. 심지어는 낙태마저도 서슴치않는다. 최호 감독이 바라본 젊은 세대의 초상은 이러한 것들 뿐이다. 방황과 고독 그리고 불안. 그러나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너무나 공허할 뿐이다.
[바이 준]은 매우 감각적인 영화이다. 흐느적거리는 주인공들의 공허한 섹스와 방황, 그리고 테크노 음악에 맞춰 진행되는 새로운 영상언어들과 한국영화에선 자주 볼 수 없었던 나래이션 형식 등. 이 영화가 표현하는 영상은 젊은 감독답게 새롭고 감각적으로 가득차있다.
그러나 음악으로 비교한다면 역시 이 영화는 테크노 음악의 한계에 부딪혀 있다. 겉으로 느끼기엔 멋있고 감각적이지만 역시 자세히 들어보면 시끄러운 기계음뿐이며 깊이가 없는 그런 테크노 음악.
[바이 준] 역시 젊은 세대에 대한 감독의 너무나도 비뚤어진 시선과 새로운 것에 대한 강박관념에 잡혀 있는 듯한 너무나 형식적인 영상들. 어쩌면 첫 작품이기 때문에 감독이 내건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일단 테크노 음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결코 테크노 음악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단지 제 개인적인 취향이 테크노 음악과는 안맞다는 것뿐... ^^
이 영화는 단지 김하늘과 유지태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할만한 영화입니다.
그나저나 선배 감독의 영화를 비난했던 자신만만한 최호 감독 요즘 뭐하나 했더니만 [휴아유], [사생결단]을 만들었더군요.
결국 [바이 준]에서 못햇던 이야기가 [후아유]에서 나온 것일지도...
그래도 [후아유]는 정말 좋아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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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야
제게 김하늘과 유지태의 초기 이미지를 만들어버린 영화죠.. 사실 이영화를 볼때는 이들이 이렇게 유명한 스타가 될거라곤 상상도 못했답니다.. 하지만 이걸 볼때 제 나이가 20살이었는데.. 비슷한 또래의 얘기였건만 전혀 공감을 하지 못했고,, 너무나 난해하고 어지러운 영화였어요.. 그래서 이들이 유명해지고 난뒤에 한번쯤 다시볼까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했땁니다..하지만 결국 선택하는 순간 주저하고 마는...너무 어지러워여~~ ㅎ
아마도 쭈니님이 테크노라고 표현하는것과 일맥상 통하겠죠? ㅎ
이 감독님이 후아유의 감독이라... 흠..저 후아유보고 완전 반했었거든여~
머랄까..특별히 대단할것도 없는 얘기지만.. 그잔잔한 감동이..오래오래 남아서
다시 또보고싶은 영화가 됐었는데..같은 감독이었군요..
최호감독님은..방황하는 젊은이들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ㅎ
 2008/02/02   
쭈니 네, 저는 이 영화의 포스터가 맘에 들어서 본 영화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볼 당시엔 김하늘과 유지태가 이렇게 뜰줄 몰랐었죠. ^^
암튼 이 영화 별로 공감이 되지않는 영화였어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아유]는 투야님과 같은 이유로 정말 좋았지만...
 2008/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