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슈렉 3] - 모든 것이 변했다.

쭈니-1 2009. 12. 8. 19:45

 



감독 : 라만 휴이, 크리스 밀러
더빙 : 마이크 마이어스, 카메론 디아즈, 에디 머피, 안토니오 반데라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개봉 : 2007년 6월 6일
관람 : 2007년 6월 7일
등급 : 연소자 관람가

가장 먼저 드림웍스가 변했다.

1994년,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디즈니에서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언 킹] 등을 제작하며 디즈니의 매출을 10배 이상 끌어올렸던 제프리 카젠버그, 그리고 팝계의 큰손 데이비드 게펜이 손을 잡고 드림웍스를 설립합니다. 미국에서도 내놓으라하는 3명의 거장이 손을 잡았기에 드림웍스는 설립하자마자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국내 기업인 CJ가 드림웍스 설립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영화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사건으로 부각되었습니다.
그 후 10여년이 흘렀습니다. 드림웍스는 실사 영화인 [피스 메이커], [마우스 헌트]와 애니메이션인 [이집트 왕자], [개미]를 시작으로 꾸준히 히트작을 양산해 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인 [슈렉]은 흥행은 물론 비평에서도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뛰어넘겠다는 제프리 카젠버그의 오랜 소원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드림웍스는 변했습니다. 아니 지금도 변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드림웍스 레코드가 경영난으로 인하여 유니버셜 뮤직에 매각되었으며, 실사 영화를 담당했던 드림웍스 SKG마저도 1억2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된 [아일랜드]의 흥행 실패로 최악의 재정난을 겪은 후 파라마운트에 인수되고 말았습니다.
이로써 영화뿐만 아니라 TV, 음악, 인터넷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꿨던 드림웍스의 야망은 10여년 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제프리 카젠버그가 이끄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뿐이지만 파라마운트는 드림웍스 SKG를 인수하며 [슈렉] 프렌차이즈를 포함해 향후 7년간 제작될 애니메이션의 배급권과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TV쇼를 제작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됨으로써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 역시 예전 같은 독립성을 유지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겁나먼 왕국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이러한 드림웍스의 변화와 함께 제작된 [슈렉 3]는 확실히 드림웍스의 변화가 고스란히 영화 속에 담겨져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는 겁나 먼 왕국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겁나 먼 왕국의 왕이자 슈렉(마이크 마이어스)의 장인인 해롤드 왕이 숨을 거둠으로써 슈렉이 왕위를 물려받을 위기에 처합니다. 피오나 공주(카메론 디아즈)와 행복한 보금자리인 늪에 돌아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싶은 슈렉에게 겁나 먼 왕국의 왕위 계승은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죠. 결국 슈렉은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아더(저스틴 팀버레이크)를 찾아 머나먼 길을 떠납니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2편의 새로운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개구리 왕 해롤드의 죽음은 언제나 '오! 해피'를 외치는 [슈렉] 시리즈로써는 이례적인 일입니다. 조금 억지가 있긴 하지만 해롤드 왕의 죽음이 드림웍스의 꿈과 이상이 무너진 것에 대한 우회적인 표현은 아닐까요?
이 억지가 먹혀들어간다면 그로인하여 위기에 빠진 슈렉의 상황이 교묘하게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의 상황에 맞물립니다. 겁나 먼 왕국의 왕이 된다는 것은 부와 명예를 가지게 되지만 국왕으로써의 체통과 규율 때문에 자유가 제한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결국 드림웍스의 합병이 파라마운트의 거대한 자금력과 배급력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거대 스튜디오를 벗어나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었던 드림웍스로써는 다시한번 거대 스튜디오의 장벽에 갇히는 꼴이 되고 만 셈입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가 드림웍스 합병에서 빠져나간 것은 좀 더 자유로운 상상력을 원했던 제프리 카젠버그의 고집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파라마운트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는 합병하지 못했지만 애니메이션 프렌차이즈와 7년간의 배급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드림웍스의 최고 가치가 바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를 합병하지 못한 것은 내부적인 반항이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암튼 슈렉이 해롤드 왕의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사건 속에서 자유를 위해 아더를 찾아 나선 것처럼 제프리 카젠버그가 드림웍스의 합병이라는 거대한 폭풍우 속에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 나선 것만큼은 확실해 보입니다.


 

 


슈렉에게도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찾아왔다.

아더를 찾아나선 슈렉은 동키(에디 머피), 장화신은 고양이(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함께 왕따에다가 겁쟁이인 아더를 찾아냅니다. 하지만 겁나 먼 왕국을 노리는 챠밍 프린세스와 동화 속 악당 캐릭터들의 공격으로 겁나 먼 왕국은 위기에 처하고 피오나 공주를 비롯한 백설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등과 슈렉이 힘을 합쳐 겁나 먼 왕국을 위기에서 구해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슈렉 3]는 시리즈로써의 많은 재미꺼리를 보여줍니다. 2편의 장화신은 고양이에 이어 등장한 3편의 새로운 캐릭터들인 겁쟁이 왕자 아더와 정신 나간 마법사 멀린은 3편에 이은 4편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며, 백설 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동화 속 공주들의 캐릭터 재창조는 [슈렉] 시리즈다운 영화적 재미를 만끽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역시 [슈렉 3]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것은 바로 슈렉 베이비의 등장입니다.
슈렉이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빠가 된다는 것은 남자의 인생에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큰 변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전엔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아빠가 되는 그 순간부터 자식들을 1순위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슈렉은 아더를 데려옴으로써 비록 겁나 먼 왕국의 변화에는 비껴갈 수 있었지만 아빠라는 개인적인 변화만큼은 피할 수 없었던 겁니다. [슈렉 3]는 슈렉에게 불어 닥친 변화를 피해가려는 슈렉의 노력을 영화의 재미로 삼으면서도 결국 슈렉 베이비를 통해 그 변화를 완전히 피할 수 없었던 슈렉의 마지막 모습으로 막을 내립니다. 마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의 운명처럼 말입니다.
변화... 그것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변화가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드림웍스의 변화는 디즈니를 뛰어넘은 유일한 미국의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얻어낸 [슈렉]마저도 결코 피할 수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아빠가 된 슈렉처럼 말이죠. 그렇지 않아도 시리즈가 진행되며 전편의 독창성을 점차 잃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슈렉]이 과연 이 변화의 소용돌이에서 어떻게 자신만의 독창성을 지켜나갈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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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무비
음.. 개인적인 생각으론.. 슈렉의 트레이드마크는
유쾌상쾌통쾌가 아닐까.........여전히 뭔가 찝찝한데요...
아, 그리고 드림윅스?에서 아일랜드만들고.. 흥행 실패했다구요?..
재밌게봤는데 의외내요...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다니..
 2007/06/12   
쭈니 [아일랜드] 실패후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도 드림웍스에서 제작햇습니다.(이젠 파라마운트겠군요.) 만약 [트랜스포머]마저 실패한다면... 타격이 클겁니다. 하지만 성공하겠죠. 워낙 기대작이니...  2007/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