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 해적의 깃발을 드높이 올려라!

쭈니-1 2009. 12. 8. 19:45

 



감독 : 고어 버빈스키
주연 :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제프리 러쉬, 주윤발
개봉 : 2007년 5월 23일
관람 : 2007년 6월 1일
등급 : 12세 이상

드디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으로 출동하다.

보고 싶은 영화가 바로 눈앞에 있는데 볼 수 없을 때의 괴로움은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쯤은 겪어 보셨을 겁니다. 요즘 시간이 많이 남아 닥치는 대로 영화를 보고 있는 제게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가 바로 그런 영화입니다. 극장에 가면 온통 이 영화뿐이지만 볼 수 없으니... 겨우 일주일 정도의 기다림에 불과하지만 제게는 꽤 괴로운 시간이었답니다.
제가 [세상의 끝에서]를 볼 수 없었던 이유는 간단합니다. 구피가 허리를 다쳐 극장에 오래 앉을 수 없게 된 것 때문입니다. 무려 2시간 50분에 달하는 이 영화의 러닝타임 동안 구피가 극장에 앉아 있는 다면 구피의 허리병은 두 달 가까이 병원에 열심히 다닌 보람도 없이 다시 재발될 것이며, 그렇다고 저 혼자 이 영화를 보러간다면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을 본 후 10개월 동안 학수고대하며 [세상의 끝에서]가 개봉하길 같이 기다렸던 구피를 배신하는 길이 되니...
구피의 허리병이 나으면 같이 보러 가겠다는 착한 심정으로 애써 이 영화를 외면했던 어느 날, 구피는 그런 제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그냥 너 혼자 보러가.'라고 한마디 해주더군요. 전 바로 '고마워'를 외치며 극장으로 향해 버렸답니다. ^^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영화를 봐서인지 [세상의 끝에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영화였습니다. 잭 스패로우라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인 캐릭터를 다시 만난 반가움에서부터, 나쁜 기억력으로 10개월 전에 봤던 [망자의 함]의 내용을 억지로 기억해 내야만했던 괴로움까지. 하지만 확실한건 즐길꺼리가 많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재미는 여전하다는 것입니다.


 

 


잭 스패로우를 다시 만나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진정한 재미는 바로 잭 스패로우입니다. 잔인한 해적이면서도 우스꽝스러운 광대에 더 잘 어울리는 잭 스패로우는 기존의 해적 영화를 완전히 뒤엎는 신선한 캐릭터입니다. 기존 블록버스터를 주름잡는 영웅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고, 그렇다고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이라고 하기에도 부족한 그는 선함과 악함, 임기웅변에 따른 용맹함과 비굴함을 동시에 지녀 영화를 보는 내내 저를 즐겁게 만듭니다.
[세상의 끝에서]는 월 터너(올랜도 블룸) 일행이 데비 존스에 의해 세상의 끝에 감금된 잭 스패로우를 구하기 위해 길을 떠나며 시작합니다. 이 위험천만한 여행길에 [블랙펄의 저주]에서부터 잭 스패로우와 함께 영화의 재미를 책임졌던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키아라 나이틀리)은 물론, [망자의 함]에서 새롭게 등장한 집시여왕 티아(나오미 해리스), 그리고 [블랙펄의 저주]에서는 악당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졌으며, [망자의 함]에선 마지막 장면에서 깜짝 등장하여 [세상의 끝에서]의 활약상을 기대하게 했던 잭 스패로우의 천적 바르보사(제프리 러쉬)가 동행을 하고, [세상의 끝에서]의 가장 야심찬 캐릭터인 중국인 해적 샤오핑(주윤발)이 도와줌으로써 그야말로 완벽한 드림팀을 이룹니다.
이러한 드림팀의 도움으로 우여곡절 끝에 세상의 끝에서 탈출하여 다시 세상의 안으로 돌아온 잭 스패로우, 여기에서부터 영화는 대단원의 막을 향해 숨 가쁘게 진행됩니다.
영화가 다소 복잡하다는 지적은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꼬일 대로 꼬인 전설의 나열과 시리즈가 진행되며 점점 늘어나 이제 주체할 수 없게 많아져버린 캐릭터들의 배신을 거듭하는 뒤죽박죽 소동극. 이 모든 것을 집중하기에 영화는 너무 쉴 새 없이 저를 몰아 부칩니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합니까. 잭 스패로우가 우리의 앞에서 능글스러운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히 만족감을 주는 것을...


 

 


그들을 떠나보내기엔 아쉽지만...

물론 복잡한 스토리라인 외에도 [세상의 끝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망자의 함]에서 위풍당당한 위용을 뽐냈던 크라켄이 별다른 활약 없이 싸늘한 시체가 되어 우리 곁으로 돌아와 아쉬웠고, 뭔가 엄청난 일을 해낼 줄 알았던 바다의 여신 칼립소가 고작 바다 소용돌이 하나로 조용히 사라져준 것이 아쉬웠으며, 무엇보다도 샤오핑의 허무한 죽음이 아쉬웠습니다.  
2시간 50분이라는 오락 영화치고는 어마어마한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그 기나긴 러닝타임 동안에도 크라켄, 칼립소, 샤오핑 등 영화가 창조해낸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활약상을 미처 펼칠 시간을 없을 정도로 복잡한 스토리를 설명하기에 급급했던 것입니다.
오락 영화에 맞게 좀 더 쉬운 스토리를 펼쳐 놓았다면 크라켄의 위용을 다시한번쯤 볼 수 있었을 것이며, 칼립소의 복수가 잭 스패로우 일행과 데비 존스의 마지막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되었을 것이며, 샤오핑은 주윤발의 그 카리스마만큼이나 더 멋진 캐릭터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복잡한 스토리 덕분에 한 가지 건진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의 완벽한 퇴장입니다. 지금까지 잭 스패로우와 함께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를 이끌었던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은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의 전설을 남겨두고 그렇게 우아하게 시리즈에서 퇴장을 합니다.
영화가 끝나면 엔딩 크레딧이 미처 끝나기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던 저는 이 영화의 마지막엔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의 히든 장면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10여분에 달하는 엔딩 크레딧을 참아내고 이들의 아름다운 재회를 지켜보았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보시길... 충분히 기나긴 엔딩 크레딧을 참고 견딜만한 가치가 있는 장면입니다.


 

 


새로운 전설을 향하여...

하지만 아쉬워하긴 아직 이릅니다. [블랙펄의 저주]에서부터 시작하여 [세상의 끝으로]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가 새로운 시리즈를 향해 힘찬 해적 깃발을 다시한번 드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은 아름답게 퇴장했지만 아직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캐릭터인 잭 스패로우가 건재하며, 조니 뎁이 ‘잭 스패로우와 이별하기엔 아직 이르다’며 4편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전편과 마찬가지로 [세상의 끝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흥행 수입을 올리며 각종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으니 제작사인 디즈니의 입장에선 이 돈 바구니를 포기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4편이 제작된다면 이미 [세상의 끝에서]를 통해 퇴장한 월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의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며(출연한다고 해도 카메오 정도), 우스꽝스러운 해적 잭 스패로우 외엔 모든 것이 새롭게 바뀌겠지만 그런들 어떠하겠습니까. 잭 스패로우만 있다면 이 매력적인 해양모험블록버스터는 충분히 즐길 가치가 있는 것을... 잭 스패로우여! 해적의 깃발을 드높이 올리고 새로운 전설을 향하여 나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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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무비
조니뎁의 잭스패로우 연기는 정말 매력적인거 같아요ㅋ
말그대로 크라켄,샤오핑,칼립소.. 참...ㅋㅋ 크라켄 2편에선 모두가 두려워하는 괴물로 나오더니.. 샤오핑은 그렇다치고.. 칼립소는 초긴장하게 해놓고 초간단하게 퇴장하는.. 그래도 저는 올해 가장 재밌게 봤어요~ 4편 정말 기대되내요~
 2007/06/04   
쭈니 역시 크라켄과 샤오핑, 칼립소가 가장 아쉬웠죠?
저도... 그들만으로 외전 하나를 만들 수 있을것만 같은...
[캐리비안의 해적 외전]은 데비 존스와 칼립소의 사랑, 그리고 배신. 뭐 이렇게 전개되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제 생각... ^^;
 2007/06/04   
미^ ^
외전만으로도 세편은 거뜬히 만들듯..ㅋㅋ
쭈니님 보셨군요..ㅋㅋ
잭스페로우가가 지도 찢어서 도망갔으니 언젠간 다시 돌아오겠죠?? 근데.. 또 그걸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요..ㅋㅋ
저는 엔딩 크레딧 못봤어요..ㅠ_ㅠ
아~ 아까워.. 보고 싶어요..ㅠ_ㅠ
 2007/06/04   
쭈니 제가 본 극장에서도 저만 마지막 히든 장면을 봤답니다.
그런 장면이 있으면 자막으로 알려줬으면 좋으텐데... ^^
 2007/06/04   
엘잠
숨겨진 영상은 1,2편에도 있습니다. 저도 소식을 3편에서야 들어서 10분넘게 기다려서 봤습니다만. 사실 1,2편것에 비하면 별것은 아니더군요.

1편 스페셜 영상은 저주풀린 원숭이가 다시 금화 훔쳐서 죽지않는 원숭이되는거
2편은 잭이랑 선원이 갇혔던 원주민섬에서 탈출할때 못빠져나왔던 개가 원주민 섬 추장되는것
입지요.
 2007/06/05   
엘잠
대충 느낌은 너무 정신없다 랄까요?
등장인물도 너무 많아서 이거 스토리에 관심있는사람은 재밌을지 모르겠는데 처음엔 누가 누구편인지도 모르겠고 윌터너가 또 배신하고 뭐 그게 진목적이었는지도 잘 모르겠고 하여간 너무 정신없더군요.
액션장면은 사실 2편이 꽤 재미있었던것 같은데....(심장 차지할라고 싸우는데서) 3편은 그런 아기자기한 싸움보다는 데비존스 대 블랙펄의 함전에 치중했던것 같네요.

말씀하신 칼립소, 샤오펭 뿐만 아니라 연맹이라던지 스패로우의 아버지 캡틴 티그 역시 나와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죠.

인데버와 블랙펄,더치맨 외에 다른 배들은 구경만하고 있어서 함대전은 나오지도 않았다는것도 싱겁기 짝이 없었고요.
마지막의 베켓의 주저함도 정확한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2007/06/05   
엘잠
가장 실망했던것은 1편은 금화, 2편은 심장을 가운데 놓고 싸우는 시나리오를 잘꾸몄었던거 같은데, 3편은 그런 뚜렷한 주제의식이 좀 안비치는거 같아서... 난잡해보였던 것이죠.

스케일은 참 대단하더군요. 마지막 함대전보다도 저는 북극이랑 세상의끝에있는 폭포 나오는거.... 진짜 멋있었다는

주윤발 부하중에 그유명한 미국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빌 킴역할로 나오신 '레기 리'라는 배우가 나와서 꽤 재미있었습니다. 캡틴티그역은 롤링스톤즈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 였고요.

본지 한 1주일됐는데, 12시반에 시작하는 심야영화를 봐서 3시반다되서 끝났네요. 뭔놈의 영화가 이리 긴지참
 2007/06/05   
쭈니 엘잠님의 뼈와 살이 되는 덧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저보다 해박하시다는...
제가 몰랐던 부분이 많네요. ^^
 2007/06/06   
형이
2편에 비해 더욱 복잡해진 스토리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좀 정신없이 봤네요 장쾌한 스케일과 잭스패로우의 매력은 더욱 빛났던 영화였던것 같습니다 허나 영웅본색의 영웅 남자의 로망인 주윤발이 싱가폴의 해적으로 나왔을때 좀 아쉬웠어요
성냥을 씹으면 쌍권총을 휘두르던 멋진 주윤발 참 넘쉽게 망가졌다는....
 2007/06/11   
쭈니 저도 주윤발이 좀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으로 나오길 바랬는데...
기대에 조금 못미처 아쉽더군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대로 재미있게 봤답니다. ^^
 2007/06/11   
ssook
저는 주윤발이 나오자마자(저에겐 그렇게 느껴졌거덩요...) 죽어보리는 걸보고............."쟤는 왜 나왔을까.........."싶었어요....
[반지의 제왕]이후 이 영화만큼은 기다림의 즐거움을 느꼈던 영화인데... 역시 1편만한건 없다 싶은 생각이 들고.... 조니씨가 조연이 되 버린 듯 해서 조금은 아쉬웠다는거.......더 많이 능글맞은 잭 선장을 보고 싶었는데... 월군과 엘리자베스가 비중있게 다뤄져서 무지 실망했다는것.......여튼 화려해지긴 한것 같은데 1편의 충격엔 미치지 못했어요..
 2007/07/01   
쭈니 그렇긴 하죠.
하지만 4편이 나온다면 어찌되었건 잭 선장의 이야기는 네버엔딩이지만 월과 엘리자베스는 이야기를 마무리해야했을테니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감도 좀 있어 보이네요.
과연 4편이 나올런지...
 2007/07/01   
산와머니
만약 4편이 나온다면 잭 스패로우의 과거이야기로 돌아가서
주윤발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엇답니다.
 2007/10/26   
쭈니 앗! 저도 대찬성입니다. ^^  2007/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