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6년 영화이야기

[다빈치 코드] - 영화같은 소설을, 소설같은 영화로 만들다.

쭈니-1 2009. 12. 8. 18:58

 

 



감독 : 론 하워드
주연 : 톰 행크스, 오드리 또뚜, 이안 맥컬린, 폴 베터니, 장 르노
개봉 : 2006년 5월 18일
관람 : 2006년 5월 18일
등급 : 15세 이상

[미션 임파서블 3]에 이어 이번엔 [다빈치 코드]까지...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기 시작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행렬은 제 발길도 바쁘게 만들었습니다.
[다빈치 코드]의 개봉일에 구피와 저녁 8시에 이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했던 저는 퇴근 시간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죠. 하지만 언제나 칼퇴근을 부르짓던 직장 상사가 갑자기 야근 분위기에 돌입하자 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눈치를 보다가 잔소리만 진탕 뒤집어쓰고 겨우 겨우 퇴근을 할 수 있었답니다. 회사에서 극장까지 기나긴 여정끝에 결국 영화 시작 5분전에 극장에 도착, 제 시간에 맞춰 좌석에 앉았습니다.
비록 이 영화를 보기위해 저녁 식사를 걸러야했고,(영화보며 김밥 한줄 먹었지만 저녁 식사만은 든든하게 하는 습관 탓에 영화보는내내 배고팠답니다. ^^) 직장 상사에게도 쓰디쓴 잔소리를 들어야 했지만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다빈치 코드]가 너무나도 보고싶었는 것을...
그렇게해서 우여곡절끝에 개봉 첫날 기여코 보고야 말았던 [다빈치 코드]. 많은 분들이 기대만큼의 재미를 얻지는 못하신듯 하지만 전 꽤 만족스러웠답니다. 어쩌면 보고 싶었던 것과는 별개로 제가 이 영화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제게 댄 브라운의 원작 소설은 흥미진진했지만 그리 뛰어난 소설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세계적인 베스트 소설이라는 설명과 함께 구피가 제게 '다빈치 코드'라는 상하로 나눠진 두 권의 소설을 준 것은 이제 막 이 소설이 영화화되기로 정해졌던 즈음입니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소설을 받아들었던 저는 점점 작가의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기독교에 대한 음모론 제시에 감탄을 하며 책장을 넘겼습니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점점 전형화된 스릴러적 구조에 머물더니 결국 실망스럽게 끝을 맺더군요.
이 소설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댄 브라운은 처음부터 자신의 소설이 영화화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쓴 것이 아닌가하는 것입니다. 그만큼 '다빈치 코드'는 가장 헐리우드적인 장르라 할 수 있는 액션 스릴러의 전형적인 모습을 띄고 있는 한편의 영화같은 소설이었습니다.
'다빈치 코드'에 대한 이러한 생각 때문에 영화 [다빈치 코드]에 대한 제 관심은 '얼마나 이 영화같은 소설을, 소설같은 영화로 만들것인가?'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좋아하는 톰 행크스, 오드리 또뚜, 이안 맥컬린이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배우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졌지만 여전히 [다빈치 코드]는 가슴을 설레일 정도의 엄청난 기대감을 제게 안겨주지는 못했습니다.
그러한 덕분인지 [다빈치 코드]는 꽤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2시간 30분이라는 러닝 타임이 길게 느껴지지도 않았고, 원작 소설을 먼저 읽은 덕분에 복잡한 기독교 음모론을 이해못하고 헤매지도 않았으며, 애초부터 영화화되기로 작정한 듯한 소설에 대한 느낌 덕분에 너무 원작에 충실한 영화에 거부감도 없었습니다. [다빈치 코드]는 그저 영화같은 소설을, 소설같은 영화로 만든 재미난 오락 영화로써 제게 만족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다빈치 코드]는 남여 주인공을 짝지워주고는 그들이 함께 거대한 음모와 함정을 헤쳐 나가도록 만드는 기본적인 영화적 상황만으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서양 사회에선 아무도 이의제기를 할 엄두조차 못냈던 기독교에 대한 음모론이 다빈치, 뉴튼 등 명사의 이름과 작품에 의해 제기되었다는 새로운 소재가 첨부되며 전세계적인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보수적인 기독교 단체들이 이 영화의 상영을 반대하여 오히려 관객의 관심을 증폭시키는 한심한 행태를 저지름으로써 [다빈치 코드]는 그냥 평범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서 마치 기독교에 음모에 문제를 제기한 선구적인 영화로 탈바꿈되어 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전 [다빈치 코드]에 대해서 이렇게 과도하게 부풀린 관심은 이 영화를 즐기는데 있어서 결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의 역사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며 소설과 영화가 제시한 기독교의 음모론이 사실인지도 알길이 없지만 확실한 것은 [다빈치 코드]는 매년 썸머시즌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중 하나일 뿐이라는 겁니다.
론 하워드 감독도 그 사실을 정확히 인지한 듯이 액션 스릴러적인 영화의 재미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유럽의 고풍스러운 풍경속에서 톰 행크스와 오드리 또뚜의 제법 잘 어울리는 커플의 아슬아슬한 도주를 그린 이 영화는 살해된 소니에르가 손녀인 소피(오드리 또뚜)에게 안겨준 복잡한 수수께끼들을 영상의 힘을 빌어 최대한 쉽게 영화속에 표현함으로써 영화의 오락 재미를 훼손하지 않기위해 노력합니다.
기독교의 음모론에 대한 상세한 자료보다는 스릴러적 재미와 처음부터 준비된 마지막의 영화스러운 반전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이 영화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후반부에 가서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배가 고팠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30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제겐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전 그걸로 만족할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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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한 2년 전 쯤에.. 책을 봤던 거 같아요..
사실 구체적인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책을 참 재밌게 읽었던 거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긴박감이 느껴지고, 머릿속에 나만의 영상이 그려졌던.. 책에 빠져서 손에서 놓지를 못했더랬죠..
<천사와 악마>도 그랬고.. 어떻게 보면 정말 있을수도 없는, 황당무계한 이야기인데. 책을 읽다 보면.. 읽고 나면 '혹시나'하는 생각.. '그럴수도 있겠다'란 생각이 들만큼 자극적이었다죠, 적어도 저한텐 말이죠.. ^^:
책을 다 읽으면 인터넷으로 검색까지 해 봤어요..
장소부터 해서 '시온수도회'나 '오프스데이', '일루미나티', '프리메이슨'같은 조직이나 암호풀이같은 것도 실제 있는 것이니..
다소 잔인하고 과장스러운 감이 있지만 기존의 이어져 오는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게 퍽이나 들어맞아서 픽션같은 현실인지.. 현실같은 픽션인지 궁금할 정도로 저는 대단했답니다.. ;;

처음엔 영화 개봉을 무척이나 기다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에 따른 실망을 토로하더라구요. 인터넷 평에서도, 또 영화를 보고 나오던 그 때에도..
그런데 어찌보면 당연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책을 영화화하여 그 감동이 그대로 이어져 오는 경우가 얼마나 있던가요? 글로 표현하여 알 수 있는 그 세밀한 묘사, 감정 표현이 영화에서는 보여지는 영상만으로 끝인데.. 그걸 얼마나 잘 캡쳐하고 느끼는 가는 관객의 몫이 아닐까요?
........... 저는 그렇더라구요.... ^^:
 2006/05/22   
쭈니 하긴 저도 책으로 재미있게 읽은 소설을 영화화한것 치곤 재미있게 본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반지의 제왕 제외)
특히 나도모르게 영화에 대해서 '니가 영화로 얼마나 잘 만들었나보자'는 식의 자세를 취하게 되더군요.
암튼 지니님의 덧글에 충분히 공감하며...
 2006/05/22   
주헌아빠
전 나름대로(?) 기독교신자이기에..이책을 읽으며..조금은 당혹스러웠다는(황당한 설정에) 물론..기독교로 포장한 모든것들을 선으로 이해하지는 않지만....(저는 이정도는 아니지만)..울교회 착하디 착하신 권사님들한테는..마리아와 예수가 결혼해서 애를 낳았다는 영화가 개봉했다고 하면.....거의..실신하실 꺼 같은데.ㅋㅋㅋ....암튼...기독교가 인터넷상에서 개독교로 욕먹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속에 살고 있는 요즘....이런 현실에..제가 할 수 있는 말은이 말밖에 없네요..쩝...'예수님은 사랑 그 자체이십니다.'...  2006/05/22   
쭈니 기독교이신 분들에겐 조금 기분 나쁜 영화일수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설과 영화이기에 그런 상상력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냥 소설과 영화로 치부해버리면 될일인듯...
 2006/05/22   
k군
갑자기 썡뚱맞는 말이지만 저 모나리자는 어디서 봐도 본 사람을 주시한다더군요;;(정말 썡뚱맞다!!)  2006/05/25   
쭈니 저도 그런 소릴 들은듯 합니다. 암튼 다빈치는 신비스러운 인물임에는 분명합니다. ^^  2006/05/25   
지니
요거 요거~ 어제 또 봤다지요.. ㅋ
예전엔 책이나 영화나 한 번 본 거 다시 보는 거 별로 안좋아했는데..
언제부턴가 영화를 다시 보면서 처음 볼 때는 미쳐 보지 못했던 게 보이더라구요.. 그 재미가 또 쏠쏠~ ㅎㅎ
다빈치코드도 처음보다 두번째 볼 때 전 더 좋았던 거 같네요.. ^^;
 2006/05/25   
쭈니 그렇지않아도 저도 다시한번 [다빈치 코드]를 읽어볼 생각입니다. 후반이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최근에 본 소설중 최고로 흥미진진했으니...  2006/05/25   
꼬마천사
그냥 소설이고 영화라 하기엔 기독교인들을 혼란하게 만들수 있을만큼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성경구절마저 그대로여서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이거 그냥 영화 맞죠? ㅋ
이 영화하고는 약간 동떨어진 얘기지만, 제 나름대로는 우리나라 사극을 보면 실존인물의 몇줄의 정보만으로 장편사극을 만들어내는 격인것 같습니다.
한참 다빈치 코드가 책으로 나왔을때 전 방송에서 다큐멘타리식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대한 인물에 대해 접하게 되면서
그 분야게 관심을 가졌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이야기인지 구분을 못하겠습니다. 참고로 영화는 재밌게 봤습니다.
 2006/05/25   
쭈니 우리나라의 사극을 보며 전 참 굉장한 상상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대장금]의 경우는 꼬마천사님의 말씀대로 한줄의 정보만으로 장편 사극을 만들어낸 격이죠.
어쩌면 무엇이 진실인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그것은 아무도 모를테니까요.
단지 영화를 보는 사람이 어떻게 느꼈는가가 중요하겠죠. 그런 의미에서 소설 다빈치 코드는 꽤 괜찮은 소설인 셈입니다. 마치 사실처럼 상상력을 꾸며냈으니...
이제 남은 것은 관객의 몫이겠죠. 무엇을 어떻게 느꼈는가... 아무리 기독교 단체라해도 그런 관객의 몫을 방해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들도 진실은 모르기에...
 2006/05/25   
ssook
어쩌다 두번을 보게 되었는데.....솔직히 기대작은 아니었습니다.
서점에서 근무했던 관계로다 출판되자마자 처음으로 읽게 되는 기회를 가졌지만.....역시 그 책의 느낌은 여타 헐리우드 영화를 읽는듯한 느낌이었거든요..그런데 돌아다니는 티켓이 손에 들어와서는 멀리 삼성동까지 원정을 가서 개봉 첫날 보게 되었는데.....솔직히 영화보다는 극장안의 어수선함이 눈에 더 들어오더라구요..어찌나 들락날락하고 시작하고는 30분이 넘었는데 그때서야 들어오는 사람들도 있고...여튼 썩 관람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더라구요.....
영화에서 인상에 남았던것은 갠달프 아저씨 이안 맥캘렌이 젤로 멋있었구여....글고 오드리 토투.....그 여인네의 전신을 잡아주는 순간....저와 제친구는 [오!!! 매끈한 다리...]하고 외쳤답니다.........ㅋㅋ
참 매끈하게 잘 생겼더라구요.....

 2006/05/26   
쭈니 극장안이 어수선하면 아무리 재미있는 영화라도 재미있게 즐길 수 없는 법이죠. ^^
전 [인게이지먼트]에서의 오드리 또뚜가 더 좋더군요. 약간 엉뚱한 듯한... 이 영화에선 매끈하긴 하지만 너무 전형적인 스릴러 여주인공의 모습이랄까... ^^
 2006/05/26   
영원..
영화를 보고 나서야.. 글을 읽네요..
정말 멋진 영화였습니다. 반지의 제왕.. 그 이후로
'영화화'한 것에 대해 고개가 끄덕이긴 오랜만인 듯 하네요.
 2006/06/06   
쭈니 네 저도 괜찮게 봤는데 다른 분들은 아닌듯... 평가가 별로 좋지 못하더군요. ^^  2006/06/06   
zino 역사소설이라는 장르가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평이 생긴 '다빈치코드'......... 하지만 소설치고는작가의 역사에대한 편집증세가 보여 같은 장르에서는 그다지 비교평이 좋지 않은 소설이네요.'제4의법칙'이라던지 괸찮은 소설들도 있었는데 영화화되어 더 유명세를 탄 소설이죠.. 뭐 제가 감히 비하하는건 아닙니다. ㅋ 단지 소설로서는 같은 장르에서는 비하를 한다는 말입니다 오해하지마시기를 .... 기독교 쪽에서 비하를 하는건지도 모르죠.. ㅎㅎㅎ 아직 영화는 안봐서링..시간되면 봐야하는뎅..... ㅎㅎㅎ  2006/06/14   
쭈니 뭐 저도 소설을 읽긴했지만 그리 높은 평가를 주고 싶은 소설은 아니라서... 단지 초반의 그 흥미진진함이 좋았다 정도... 너무 유명세를 탄 작품이란느 평가가 제겐 와닿네요. ^^  2006/06/14   
모두스
영화내내 오드리또뚜 액센트 땜시 웃겨디지는줄.. 근데 원래 그래요? 갠전인 생각으론 영화가 상상의 문을 잡궈버렸다는.. 도더체 책보다 나은 영화는 없는걸까요?  2006/06/27   
모두스
마그니토의 화려한 변신? ㅎㅎ  2006/06/27   
쭈니 아무래도 책보다 나은 영화는 힘들겠죠.
시간에 제약이 있는 영화로써는 너무 많은 것을 생략하며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을 축약해내야하니... ^^
 2006/06/27   
농농
영화같은 소설....우와 멋지네요.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왕이면 댄브라운의 다른 작품들도 다 한번씩 봐보시길 바랍니다. 정말 댄브라운은 영화같은 소설을 쓰는 사람인 것 같아요. 좋은 글잘 읽었습니다!  2006/07/15   
쭈니 그렇지않아도 댄 브라운의 소설을 읽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예전에 마이클 클라이튼 같은 포스가 느껴질지도...
그의 소설도 마치 영화로 만들기위한 소설같았거든요. ^^
 200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