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6년 영화이야기

[미션 임파서블 3] - 사랑밖에 난 몰라.

쭈니-1 2009. 12. 8. 18:57

 



감독 : 제프리 에브람스
주연 : 톰 크루즈,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미셸 모나한
개봉 : 2006년 5월 3일
관람 : 2006년 5월 7일
등급 : 15세 이상

'어린이날 선물은 [미션 임파서블 3]보기'라고 며칠전부터 구피를 압박해온 덕분에 결국 5월 5일부터 시작된 3일간의 황금 연휴 마지막날 [미션 임파서블 3]를 보러 갔습니다.
1996년 [미션 임파서블]을 극장에서 보고 매료된 이후 어느덧 10년이 흘렀고, 그 사이 3편의 시리즈가 만들어졌습니다. 1편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에서부터 시작하여 2편의 오우삼, 3편의 제프리 에브람스 감독까지 각기 다른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이 세편의 시리즈는 마치 [에이리언 시리즈]처럼 같은 뱃속에서 태어났지만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형제와도 같습니다.
1편이 꼼꼼하고 치밀하면서도 세련된 멋을 지닌 장남이라면 2편은 대책없는 기분파에 화끈한 성격을 지닌 폼생폼사 둘째이고, 3편은 낭만주의자에 눈물도 많고 감수성도 예민한 소심한 막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에이리언 3], [세븐], [파이트 클럽]의 명장 데이비드 핀처, [나크]의 조 카나한을 거쳐 결국 TV시리즈 [엘리어스]와 [로스트]의 제작자겸 연출가인 제프리 에브람스에 의해 만들어진 [미션 임파서블 3]는 어머니가 세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때문인지 형들에 비해 눈물도 많아졌고, 나약해 졌으며, 애정결핍의 증세마저 보입니다. 전편에 비해서 변해도 너무 변해버린 [미션 임파서블 3]. 과연 어떤 평가를 내려야할지...


 

 


확실히 [미션 임파서블 3]는 이전 영화보다 톰 크루즈의 입김이 가장 거세게 들어간 영화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브라이언 드 팔마, 오우삼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제프리 에브람스가 이 영화를 통해 감독 데뷔를 했으니... 그러한 추측은 데이비드 핀처, 조 카나한이 연출을 포기한 사례에서 알수 있습니다. 특히 조 카나한은 크랭크인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창작성 견해 차이로 연출을 포기했다고하니 이 신출내기 감독이 얼마나 톰 크루즈와 첨예한 대립을 벌이다가 결국 지쳐 스스로 연출을 포기해버렸는지 짐작이 갑니다.
이렇게 감독을 두명이나 갈아치우고, 영화 연출 경험이 전무한 제프리 에브람스에게 기회가 갔을 정도로 톰 크루즈가 원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아마도 사랑, 가족, 뭐 이런 것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톰 크루즈는 케이티 홈즈와의 사랑으로 미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에서 나온 영화가 바로 [우주전쟁]이죠. [우주전쟁]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족주의와 이제곧 아빠가 되는 부성애가 가득 넘치는 톰 크루즈가 만나 묘한 SF 가족판타지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겐 꽤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많은 분들에겐 과도한 가족주의로 인하여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우주전쟁]이 SF 가족판타지라면 [미션 임파서블 3]는 액션 러브로망스입니다. 처음 시작부터 사랑에 빠진 이단 헌트(톰 크루즈)를 보여주고 이단이 그 사랑을 지키기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으로 영화를 진행시킵니다. 결국 톰 크루즈의 유별한 사랑 소동이 [미션 임파서블]이라는 블럭버스터 시리즈마저 바꿔버린 셈입니다. 정말 대단한 사랑이죠?


 

 


물론 이단의 사랑이 3편이 처음은 아닙니다. 원래 위험천만한 스파이들이 그러하듯 이단 역시 늘씬한 여성들을 언제나 대동하고 다녔으니까요. 1편의 엠마누엘 베아르와 2편의 탠디 뉴튼, 하지만 전설적인 스파이 제임스 본드가 그러했듯이 이단 역시 사랑은 그의 임무에서 부수적인 존재였습니다.(물론 2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사랑이 많이 강조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
하지만 3편은 다릅니다. 어느사이 불가능한 임무는 사랑하는 줄리아(미셸 모나한)을 구하기 위한 매우 개인적인 용무로 변합니다. 임무의 주체가 되어야할 토끼발이라는 정체불명의 물건은 단지 줄리아를 구하기위한 수단으로 전락합니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위해 토끼발을 탈취해야함이 당연한 이단은 오히려 줄리아를 지키기위해 토끼발을 악당인 오웬(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에게 가져다줍니다.
결국 토끼발이 도대체 무엇인지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 밝혀지지 않았듯이 그러한 것 따위는 애초에 이 영화에선 중요하지 않았던 겁니다. 단지 이단이 줄리아를 구하느냐, 못구하느냐가 이 영화에선 중요한 문제인거죠.
이렇게 사랑을 위해 그 모든 것을 사랑을 지키기위한 도구로 전락시킨 이 영화는 그렇기에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답게 거대한 액션씬과 스파이 영화답게 치밀한 작전씬이 영화 중간중간에 등장하지만 그러한 볼거리들은 더이상 주체가 되지 못하고 맙니다. 참 묘한 스파이 액션 영화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고해서 [미션 임파서블 3]가 재미없어졌다고 평가할순 없을 것 같습니다. 이단 헌트의 넘쳐나는 사랑때문에 영화는 전편들에 비해 상당히 많이 바뀌었지만 관객의 귀와 눈을 깜짝깜짝 놀라게할 액션은 여전하니까요.
1편의 열차위에서의 격투씬과 2편의 오토바이 격투씬과 같은 콕 집어 명장면이라 할만한 장면은 눈에 띄지 않지만 2시간이 훌쩍 넘는 러닝타임내내 때리고, 부수고, 날려버립니다. 대역을 거부했다는 톰 크루즈의 열정은 비록 성룡의 액션처럼 정감이 넘치지는 않지만, 뭐 노력면에서 가상하기도 합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나서 10여년전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임파서블]이 눈물겹도록 그리웠지만 어쩌겠습니까? [미션 임파서블3]는 톰 크루즈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상황인 것을....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이단의 그 안타까운 모습을 보며 나 역시도 안타까워하는 수밖에... 그것이 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방편인 셈입니다.
4편은 어느 감독에게서 또 어떤 개성의 영화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톰 크루즈도 이제 그만 이단 헌트를 젊은 배우에게 양보하는 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동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스파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가족을 이미 이루어놓고, 사랑으로 충만하여 세계의 평화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랑밖에 모르는' 스파이는 별 필요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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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헌아빠
이제 돌아다니는 부서가 아니어서..어제 아주 어렵게 봤는데..저도 드팔마형님이 그립더군요..미국에선 탐크루즈가 재수없는 배우1위를 항상 차지한다던데..우리나라에 누구랑 비슷하려나..ㅋㅋㅋ..그래도..액션장면은 역시 최근작이라..볼만하더군요..
드팔마 행님을 능가하는 영화를 만든다는게..미션임파서블인가 봅니다..^^
 2006/05/10   
쭈니 그러셨군요. 어쩐지 요즘 뜸하셨다는... ^^
드팔마 감독은 요즘 무슨 영화를 만드시는지...
은근히 기대됩니다. 그 분의 영화. ^^
 2006/05/10   
지니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들어오네요..ㅎㅎ
저는 이 영화.. 재밌게 봤는데.. ^^;
그런 게 있는 거 같아요.. 기대하고 보는 영화와 기대없이 보는 영화의 만족도 차이.. ^^;
저는 개인적으로 액션 장르를 제일 기피(?)하는 편인데.. 친구 때문에 억지로 봤다죠.. ^^:
그 전에 시리즈는 물론, 톰 쿠르즈 아저씨가 찍은 영화인지도 영화보러 가서야 알았답니다.. ;; 그냥 ost나 앞 부분 살짝 아는 정도.. ;;
저는 재밌게 잘 봤어요^^ 확실히 액션이 스케일이 다르던데요?
지루하거나 엉성한 액션이 아니라 길면서도 웅장한 것이.. "우와~!" 소리가 나면서 빠져 들게 만들던데.. ;;
바티칸도 멋졌구요.. ㅎㅎ
액션 안에 사랑(?)도 잘 들어간 것 같고.. ;;;
제가 이런 영화를 안봐서 그런가? 저는 신기하던데.. ㅎㅎㅎ
 2006/05/17   
쭈니 맞습니다.
기대가 얼마나 큰가에 따라서 그 영화에 만족하냐 못하냐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전 이 영화를 너무 크게 기대했는지도...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시리즈중 가장 별로였다는 거죠. ^^
 2006/05/17   
ssook
확실히 눈만은 즐겁더구만요...
머리가 복잡다양한날 보면 괜찮을것 같어요..
첨부터 어찌나 뻥뻥 터져대는지.....ㅋ
 2006/05/26   
쭈니 뭐... 이 영화의 기획 의도 자체가 어쩌면 눈만 즐거우라고 만들었을지도... 그런 면에서 성공한 셈이죠.  2006/05/26   
코고로
쉬지않고 볼거리를 터트려줘서 '지루함'을 모르고 빠져들었지만,
뭔가가 부족한 이 느낌은 뭘까요..? ㅎㅎ
 2006/06/27   
쭈니 저와 비슷하시군요.
저도 지루함을 모르고 액션에 빠져들었지만 왠지 허전함은 어쩔수없더군요. ^^
 2006/06/27   
농농
친구와 짐캐리라는 사람을 믿고 딕앤 제인을 본 뒤 그냥 담담하게 영화관을 나오다 직원이 하나도 없길래...........몰래.............들어가서 봤습니다<써글넘
좀 시작한 뒤에 봤지만 톰 크루즈의 외모에 빠져들고 사랑이야기, 액션신 정말 딕앤 제인보다 만족스러웠던...(..
와와 하다 나온 것 같아요.
그보다 대역을 하지 않았다는게 사실입니까? 친구랑 "저거 대역이야 꽃미남은 그렇잖앜ㅋㅋㅋㅋ"하면서 나왔는데 난감하군요. 대단해요 톰 크루즈!!ㅜㅜ
 2006/07/15   
쭈니 그런 방법이...
어느 극장입니까?
대부분 입구와 출구가 틀려서 그런 방법이 안통할텐데...
대단하십니다.
 2006/07/15   
엘잠
애초에 1과 2 그리고 3는 톰크루즈가 다른모티브를 가지고 만든 엄연히 다른영화이죠. 단지 성냥불이타들어가는 오프닝시퀀스에 인피면구가 나오고 5초후에 터지는 메세지폭발 장면은 공통적으로 삽입되어있지만요. 첩보영화라는 아기자기한 장면과 상황을 놓고보자면 1에비교같은걸 할 엄두조차 안나죠
그렇지만... 바티칸돌입씬이라던지 다리위에서의 추격씬과 액션은 말초신경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오히려 1보다 더 높은점수를 주고싶을정도로요.
사랑이야기.... 라는건 굳이 이영화를 흠잡기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기에 별말은 안하겠습니다 그렇게 맘에 들었던 구도는 아니지만
이영화의 엄청난 매력이라함은 저위의 액션장면말고도 메기 큐, 조나단리스마이어스, 빙라메스 같은 황금같은 조연들과 그 존재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필립 호프만 같은 악역이 있었기에 빛났다고보입니다. 첫장면에서 '이인간한텐 불가능한것이 없을것 같다'라는 선입견을 보여주게하는 오프닝 장면도 인질극이란 참신한 반전 오프닝으로 '이단헌트'에대한 색다른 캐릭터를 인지시킨거 같네요
단순한 액션영화 오락영화 007류라고 치부하기엔 주옥같은 명장면과 조연들이 있다는점..... 요거만으로도 점수를 주고 싶네요
 2006/07/22   
쭈니 저도 이 시리즈 무지 좋아합니다.
4편이 나온다면 물론 당장 달려가서 볼겁니다.
하지만 저는 역시 그래도 1편이 가장 좋았던 편입니다.
화려한 액션보다는 아기자기한 첩보씬이 좋았다는...
3편에선 사랑에 목숨걸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했던 이단 헌트에 대한 이질감이랄까.
사실 그것만 빼곤 3편도 좋았답니다. ^^
물론 조연들도 굿!!!
 200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