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3년 영화이야기

[메트로폴리스] - 타미의 슬픈 눈빛이 지워지지 않는다.

쭈니-1 2009. 12. 8. 15:48

 



감독 : 린 타로
주연 : 이모토 유카, 고바야시 케이
개봉 : 2003년 1월 17일

디즈니 애니메이션인 [보물성]과 더불어 올 겨울에 개봉된 애니메이션인 [메트로폴리스]는 어린이를 주관객으로한 [보물성]과는 전혀 다른 애니메이션입니다. [메트로폴리스]가 타켓으로 한 관객층은 인터넷을 통하여 제패니메이션의 매력을 탐구하고, 컴퓨터로 제패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젊은 관객층입니다. 작년 여름 제패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라는 영화가 뜻밖에도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자 제패니메이션의 흥행성을 인정하고, 컴퓨터의 하드안에 꼭꼭 숨겨두었던 제패니메이션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꺼내놓은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솔직히 애니메이션의 열렬팬이기는 하지만 제패니메이션보다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더욱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해서 제패니메이션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하드 용량이 허락한다면 제패니메이션을 다운받아 꼬박꼬박 보는 편입니다. 이미 미야자키 하야오의 영화는 거의 봤으며, [메모리즈]나 [퍼펙트 블루]등 비교적 최신 제패니메이션도 빠짐없이 봤습니다. 그런 제게는 [메트로폴리스]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영화입니다. [철완 아톰], [정글 대제 레오]등으로 제패니메이션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데츠카 오사무 원작에, [은하철도 999]를 감독했던 린 타로가 감독을 맡았고, [메모리즈], [아키라]등을 감독한 오토모 가쯔히로가 각본을 맡았다는 이 영화는 아무리 제패니메이션의 팬이 아닐지라도 한번쯤은 궁금해할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철학적인 스토리가 주를 이루는 이 제패니메이션이 국내 영화팬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불러 일으킬지... [메트로폴리스]의 흥행 여부에 따라서 개인 컴퓨터의 하드에 깊숙히 저장되어 있던 그 수많은 제패니메이션의 운명이 달라 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제패니메이션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데츠카 오사무는 이제 현해탄을 건너 대한민국땅에서 자신의 수제자인 린 타로를 통해 제패니메이션의 운명이 걸린 시험대에 올라 있는 겁니다.


 



문명의 극치인 메트로폴리스라는 한 작은 나라가 이 영화의 무대입니다. 모든 것은 기계화되어 있으며, 그러한 기계화에 따라서 빈부의 격차는 점차 커져있었습니다. 지상에는 무엇하나 흠잡을 것이 없는 깨끗하고 인상적인 도시가 펼쳐져 있지만, 이 도시의 지하엔 로봇들에게 일거리를 빼앗긴 빈민층이 쿠데타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메트로폴리스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레드공은 자신의 죽은 딸인 티마(목소리 주연 : 이모토 유카)를 인조인간으로 개조시켜 세계 지배에 대한 야욕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로봇들은 엄격하게 행동에 제한을 받으며, 그러한 제한을 조금이라도 어기면 반로봇 단체인 마르두쿠 당에 의해 처참하게 부서집니다. 이렇게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편리해 보이는 이 완벽한 도시엔 암울한 미래의 전조가 이미 일어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데츠카 오사무가 1949년에 선보인 작품입니다. 물론 2001년에 오토모 가쯔히로가 각본을 맡음으로써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50년도 휠씬 이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의 오리지널 스토리는 '과연'이라는 탄성이 일어날만큼 선구안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화된 문명과 그로인한 빈부의 격차. 그리고 이미 인간화된 로봇의 인격문제까지...
그리고 이러한 이 영화의 주제는 이미 [철완 아톰]과 [은하철도 999]를 통해서 제시된적이 있습니다. 인간보다 더욱 인간다운 사이보그 아톰을 통해서 미래의 기계화 문명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했던 데츠카 오사무와 [은하철도 999]를 통해서 철이의 여행을 통해 인간의 기계화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을 이루어냈던 린 타로는 [메트로폴리스]를 통해서 [철완 아톰]보다는 심각하고, [은하철도 999]보다는 직접적으로 기계화 문명의 문제점을 제시하고 있는 겁니다. 먼 시간이 흐른 후, 아니 어쩌면 아주 가까운 미래의 어느날 이 영화와 같은 문제가 일어났을때 우리들은 어떻게 대처할것인지... [메트로폴리스]를 보고나니 갑자기 궁금해지더 군요.


 



[메트로폴리스]에서의 기계 문명에 대한 비관적인 미래상이 조금은 부담스럽다면 이 모든 스토리 라인은 그냥 흥미진진한 SF적인 상상력으로 치부해버리고, 그대신 조금은 익숙한 캐릭터들을 감상하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메트로폴리스]를 보고 있으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추억의 만화 영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철완 아톰]입니다. 지구를 지키기위해 동분서주하던 쪼그만 꼬마 사이보그 아톰은 제가 어릴적에 단 한번도 빠뜨리지 않고 봤던 만화 영화였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우주소년 아톰'이라는 제목으로 TV에서 상영했었는데 그때는 '우주소년 아톰'이 내포하고 있는 주제인 기계 문명의 문제점이라는 심각한 주제보다는 아톰의 활약상에 넋을 잃고 TV를 뻔히 응시했었습니다. 특히 아톰과 아틀라스의 대결을 가장 좋아했었는데, 제 불만은 아틀라스는 멋지게 성인 사이보그로 성장하였는데 아톰은 왜 아직도 쪼그만 꼬마 사이보그로 남아있는지... 였습니다. ^^
[메트로폴리스]는 바로 어러한 추억의 만화 영화 '우주소년 아톰'의 그림과 닮아 있습니다. 짧고 뭉툭한 다리, 커다란 눈동자의 켄이치(목소리 주연 : 고바야시 케이)를 보고 있으면 역락없이 아톰이 떠올랐으며, 너무나도 순수한 그렇게 어쩌면 더욱 위험한 타미에게는 아톰의 여동생인 아롬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반로봇 단체인 마르두쿠 당의 지도자이며, 레드공의 양아들인 로크는 어쩌면 불쌍한 악역 캐릭터였던 아틀라스와 닮아 있습니다. 그중에서 켄이치의 삼촌이며 일본인 탐정인 반은 아톰을 지켜주는 과학자(캐릭터 이름은 생각안남 ^^;)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았더군요.
[메트로폴리스]를 보며 20여년전 그토록 제 마음을 사로잡았던 '우주 소년 아톰'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분명 매력적인 경험입니다. 아톰의 탄생일인 2003년 4월 7일에 새로운 아톰 시리즈가 일본에서 방영할 예정이라니 기대가 되는 군요. 언제쯤 새로운 아톰 시리즈를 국내에서 볼 수 있게 될지는 모르지만...


 



철학적인 스토리 라인과 20여년전의 추억을 생각나게하는 친근한 캐릭터... 여기에 [메트로폴리스]는 2D와 3D를 결합한 새로운 애니메이션 기법을 선보입니다.
이미 [보물성]에서 선보였던 이 기법은 [메트로폴리스]에서는 [보물성]보다는 조금은 투박하게 보입니다. 솔직히 [보물성]에서는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는다면 어떤 장면이 2D이고 어떤 장면이 3D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 2D와 3D의 경계를 허물었을 만큼 대단한 성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성과와는 별개로 일반 관객의 입장에선 [보물성]은 다른 애니메이션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메트로폴리스]의 2D와 3D는 그 경계가 확실히 구별됩니다. 그것은 [메트로폴리스]의 5D 기법이 디즈니의 5D기법과 비교해서 그 기술력이 휠씬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렇게 투박한 5D 기법은 무지한 관객인 제게는 새로운 시도로 보입니다.(조금은 아이러니한 상황이군요. ^^)
게다가 [메트로폴리스]는 음악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둡니다. 혼다 토시유키가 맡았다는 이 영화의 음악은 도저히 이 암울한 미래 사회를 그린 SF 애니메이션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으면서도 이상하게 영화가 끝나도 기억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로 인상적입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스윙 재즈풍의 음악은 물론이고,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인 티마에 의해 그 거대했던 메트로폴리스가 무너지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레이 찰스의 'I can't stop loving you'는 영화의 영상과는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인상적이더군요. 어떻게 이런 음악을 이런 파괴적인 장면에 끼워넣을 생각을 했는지...
[메트로폴리스]를 보고나면 여러가지 많은 잔영들이 기억속에 남습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우주 소년 아톰'의 그 친숙한 그림에서부터 영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 감미로운 음악까지...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난 누구지?'라며 슬픈 눈으로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지던 타미의 그 슬픈 눈동자는 오랫동안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네요. [A.I.]에서 자신이 사이보그라는 것을 알아챘을때의 데이비드(할리 조엘 오스먼드)의 그 눈빛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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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mir
몇개월전부터 하드에 있었는데..시디로 굽기에는 너무 크고..
봐야쥐 봐야쥐 하면서도 항상 앞부분 조금보고 그만뒀는데..
이번에 개봉하는군요...

다시 받아볼려고요..이번껀 시디로도 구울수 있을거 같아요..ㅋㅋ
 2003/01/20   
쭈니 한번 보세요.
제가 보기엔 재밌더군요. ^^
 2003/01/20   
구피의꿈
2D...3D...5D...그 다음은 시몬과 같은 완벽한 인간형상의 컴퓨터 그래픽인가????
'우주소년 아톰'.....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하여든 이 영화 너무 기대되....
 2003/01/21   
쭈니 과연 완벽한 인간형상의 컴퓨터 그래픽이 나올 수 있을까?
글쎄 아직은... ^^
 2003/01/21   
옥구슬
전 열심히 찾아서 봐야지..  2003/01/23   
쭈니 뭘 열심히 찾으시게요??? ^^;  2003/01/23   
아랑
나도이고 보고싶어요.
누구 내 구루구루에 올려주실분?
 2003/01/23   
쭈니 구루구루? 그거 유료만 아니면 제가 올려드릴수도 있는데...
아님 이거 메신저로 보내드릴까요?
제 인터넷 전용선을 새로 깔아서 이젠 안 끊기거든요.
답장 주세요.
 2003/01/23   
미니로
참고) 구루가 무료로 전환됐습니다.  2003/01/23   
쭈니 오호~ 그런가요? 정보 감사...  2003/01/23   
아랑
네 구루구루 무료로 됬단말듣고 저도 가입했거든여^^;
인제 영화 더 마니 바다야쥐~
참 저 어제 집에서 링 바써여~
 2003/01/24   
쭈니 [링]을 집에서 보셨군요.
저도 그러고 싶었는데... 여친이 [링]은 극장에서 봐야한다고 우기는 바람에... ^^
 200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