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7년 아짧평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2005)

쭈니-1 2009. 12. 10. 23:08

 

 



감독 : 김태식
주연 : 박광정, 정보석, 조은지

세상엔 공짜가 없다.

위험물안전관리자 교육을 3일간 받았습니다.
자격취득시험을 치룬 방화관리자 2급과는 달리 위험물안전관리자는 3일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자연 자격이 취득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교육 마지막날 평가시험은 보더군요.
교육기관인 소방안전협회에선 평가시험마저 없으면 교육 분위기가 엉망이 된다며 시험에서 60점 이상을 받지 못할 경우 나머지 공부를 시키겠다고 으름짱을 놓았습니다.
나머지 공부하는 수모를 당하기 싫어 최소한 수업시간에 졸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제 옆에서 수업을 받으신 짝꿍인 중년의 주유소 점장님은 시중일관 졸거나 다른 일을 하시거나 암튼 수업을 제대로 받으시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수업이 모두 끝나고 시험을 치루기전, 말한마디 나눈적이 없던 짝꿍이 제게 슬그머니 음료수를 건네주더군요.
무슨 일인지 몰라 그냥 냉큼 마셨더니만... 역시나 시험이 시작하자마자 노골적으로 '1번답이 뭐예요?'라며 컨닝을 합니다.
마신 음료수도 있고, 치사하게 굴기도 싫고해서 가르쳐줬습니다.
당연히 둘 다 60점은 넘어서 나머지 공부는 면했지만... 역시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사실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

구피는 야근중...

위험물안전관리자 자격을 취득한후 극장으로 달려가 영화를 보려고 했습니다.
오늘만큼은 웅이를 구피에게 맡기고 자격을 취득한 기념으로 [마이 파더]와 [척 앤 래리]를 볼 생각이었죠.
하지만 구피는 '나 오늘 야근이니까, 웅이하고 놀아줘.'라며 제 계획을 사정없이 무너뜨리더군요.
엄마도 안오고 아빠마저도 안오면 우리 웅이 슬퍼할것 같아서 차마 극장으로 갈수가 없었습니다.
할수없이 영화는 포기하고 일찍 집에가서 웅이와 공룡놀이하며 놀아줬습니다.
웅이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들으니 기분은 좋아졌지만 영화가 보고 싶다는 제 욕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웅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와 영화를 봤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도 많았고, 이럴때를 대비해 다운로드 받아놓은 영화도 많았지만 왜 하필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를 선택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가벼운 영화가 무지 땡겼습니다.

1분이면 아는 남자 VS 5년 동안 모르는 남자

이 영화는 강원도 낙산에 사는 한 소심한 남자(박광정)가 아내와 바람을 핀 서울의 택시기사(정보석)를 만나기위해 서울로 가며 시작합니다.
무심결에 아내 정부의 택시에 올라 낙산으로 장거리 운행을 떠난 남자와 택시기사, 둘은 낙산으로 가는 도중 많은 사건을 겪으며 서로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갑니다.
여기에서 두 남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한여자만을 알며 일편단심 살았던 남자는 아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5년동안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람둥이 택시기사는 말합니다.
난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단 1분만에 알아냈다고... 그런데 그녀의 남편은 5년동안 같이 살면서도 그걸 몰랐다고...
아내와 택시기사의 정사 현장을 덮치지도 못한채 무너져내린 남자는 택시기사의 말을 곱씹습니다.
5년동안 몰랐던 남자가 과연 1분만에 알아낸 택시기사를 이길 수 있을까요?
남자 역시 택시기사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느낀 것입니다.

불륜은 없고 사랑만 있다?

하지만 우스운 것은 남자가 홧김에 택시기사의 택시를 훔쳐타고 서울로와서 택시기사의 아내(조은지)의 술집을 찾으며 상황은 역전됩니다.
술에 취한 남자와 택시기사의 아내는 그만 잠자리를 같이 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택시기사에게 들킵니다.
택시기사는 말했었습니다.
세상에 불륜은 없다고... 단지 사랑만 있을 뿐이라고... 한 평생 한 여자만 사랑하며 살아야한다면 그것 자체가 형벌이 아니겠냐고...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던 택시기사 역시 아내의 불륜 현장에선 한명의 소심한 남편에 불과했습니다.
그가 내뱉은 모든 말들이 허울좋은 자기 변명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이렇게 두 남자와 두 여자의 사랑이 아닌 불륜을 잡아내고 불륜의 현장에 선 남자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풍자합니다.
저예산 영화치고는 영화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부족하긴 했지만 '불륜도 사랑이다'라고 뻔뻔스럽게 말하던 택시기사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며 웬지 모르게 통쾌함을 느꼈습니다.
나 역시 소심한 한명의 남편에 불과한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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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ja
이 영화 괜찮게 본 기억이 납니다 ㅎㅎ
근데 서울에 사는 남편이 불륜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낙산으로 간거 아니였나요?

그 사이 택시기사와 아내가 만날걸 예상하구요..
그 현장을 본뒤 아무것도 못하고 그냥 홧김에 택시기사의
와이프(혼인신고를안한)를 만나 썸씽이 생겼던 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킁;;;

마지막 대사가 참 웃기긴 했죠 ㅎㅎ
 2007/09/10   
쭈니 헷갈리신듯... ^^
낙산에 사는 남편이 서울로 가서 택시기사의 차를 타고 다시 낙산으로 옵니다.
아내는 남편이 서울갔다고 생각해서 맘놓고 택시기사와 바람폈고, 택시기사는 그렇지않아도 낙산의 애인을 만나려다가 남편이 낙산가자고하니 좋구나 싶어서 냉큼 출발합니다.
택시기사 생각에는 님도 보고 뽕도 따자는 생각이었겠죠.
아내의 불륜 현장을 보고 남편은 택시기사의 택시를 타고 서울의 택시기사 집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택시기사의 아내와 바람을...
암튼 조금 복잡스럽긴 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
 2007/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