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루이스 만도키 주연 : 샤를리즈 테론, 케빈 베이컨, 코트니 러브, 스튜어트 타운센드, 다코타 패닝 개봉 : 2002년 11월 29일 나의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군밤입니다. 추운 겨울... 새카맣게 잘 익은 군밤을 까서 그녀의 입속에 넣어주면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녀를 만나러 가기전에 항상 집앞 전철역에서 군밤을 2천원어치 사갑니다. 그리고 그녀를 기다리면서 정성들여 군밤을 까며 그녀를 기다립니다. 저멀리서 그녀가 신이나서 뛰어오면 그녀의 입속에 얼른 잘 익은 군밤 한톨을 넣어 줍니다. 그리고 그녀의 그 해맑은 미소를 바라봅니다. 이것이 요즘 제가 지니고 있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지난 토요일... 그녀의 퇴근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서면서 저는 언제나처럼 군밤을 파는 포장마차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포장마차는 닫혀 있었고 저는 어쩔수없이 빈손으로 그녀를 만나기 위해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저멀리서 뛰어오는 그녀의 모습... 그녀의 그 작은 입속으로 잘익은 군밤 한톨을 넣어주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제게 보여줄텐데, 안타깝게도 제 주머니속엔 군밤이 없었습니다. 어쩔수없이 숨차게 뛰어온 그녀의 어깨를 살포시 안아주는 것으로 그녀의 미소를 맞이해야 했습니다. 그녀와 점심 식사를 하고, 명동에 가서 영화 [트랩트]를 보는 그 순간에도 군밤을 맛있게 먹는 그녀의 천사같은 모습이 자꾸 아른거렸습니다. 결국 영화를 보고나서 군밤을 산 후 그녀를 바래다주는 버스안에서 군밤을 먹었습니다. 껍질이 잘 까져 있는 명동의 군밤 가게... 손에 까만 검뎅이를 묻히며 그녀를 위해 군밤을 까는 행복을 그날은 느낄 수 없었지만, 한봉지 가득한 군밤을 맛있게 먹는 그녀의 모습은 결국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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