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짧은영화평/2006년 아짧평

스윙걸즈 スウィングガ-ルズ (2004)

쭈니-1 2009. 12. 10. 21:57

 



감독 : 야구치 시노부
주연 : 우에노 주리, 히라오카 유타, 다케나카 나오토

집안에 유배당하다.

화상으로인해 회사에 연차 휴가를 내고 병원에 들렀다가 하루종일 집안에서 뒹굴거릴 기회를 얻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이게 왠 떡이냐하며 룰루랄라 좋아했겠지만 화장실 한번 가기 힘들 정도로 불편한 다리탓에 절룩거리며 집안을 왔다갔다 하는 것도 힘이 들기만 하네요. 시간은 남아도는데 움직이지는 못하고... 맘껏 움직일 수 있는 성한 다리를 가졌다는 것이 정말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이번 일로 새삼 느꼈답니다.
암튼 이렇게 유배당한듯 집안에 갇혀있으니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오랫동안 접어두었던 영화 다운로드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극장 가긴 틀렸으니 기대작을 제외하곤 왠만한 영화는 다운이나 받아서 보자는 심보죠. ^^
그렇게해서 보게된 영화가 [스윙걸즈]입니다. 사실 시사회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무리해서 [브로크백 마운틴] 시사회에 갔다가 상처가 더욱 악화되는 전적이 있기에 구피에게 시사회에 가자는 소리는 입밖에도 내지 못하고 아쉬운대로 디빅으로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실패자들의 성공 스토리이다.

[스윙걸즈]를 보고있자니 생각나는 영화가 있더군요. [으랏차차 스모부]와 [워터 보이즈]. 이들 영화 모두 보잘것없는 청춘들이 한가지 엉뚱한 목표를 세우고 좌충우돌하며 결국 주위 사람들을 감동시킨다는 어찌보면 아주 뻔한 스토리의 영화들입니다. 그런데 [스윙걸즈]는 바로 이러한 영화들과 맥을 같이하는 영화입니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 엉뚱한 수학 선생으로 나온 다케나카 나오토는 [으랏차차 스모부]와 [워터 보이즈]에도 출연했던 배우이며, 이 영화의 감독인 야구치 시노부는 [워터 보이즈]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류의 영화의 전문가들이 뭉친 셈이네요.
암튼 뭐 뻔한 스토리이지만 보는 그 순간은 무척이나 재미있었답니다. 낙제 여고생들이 우여곡절끝에 멋진 재즈를 연주하게 되는 그 과정은 마치 슬립스틱 코미디를 보는 듯이 가볍게 처리했지만 의외로 마지막 장면에서의 찡했답니다.

이 멧돼지가 그 멧돼지였던가?

이 영화에서 가장 요절복통 장면은 뭐니뭐니해도 멧돼지씬... 그러고보니 [웰컴 투 동막골]에도 선보인적이 있는 장면이네요. 정말 오랜만에 나혼자 유쾌하게 웃었답니다.
그리고 이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재즈 역시 꽤 매력적이었답니다.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사실 리듬만 탄다면 누구나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재즈의 선율은 마지막 장면에서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솔직히 음악에 대해서는 '음'자도 모르던 아이들이 갑자기 저렇게 멋진 연주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그런 것들을 따지기엔 이 영화 엔딩의 재즈 선율은 너무나도 흥겨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깨를 들썩이게 되었답니다. 아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엔딩 타이틀이 전부 올라갈때까지 좌석에 앉아 재즈 선율에 심취해있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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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
으라차차 스모부, 워터 보이즈. 모두 '보기 싫어'라는 기분으로 보고 '재밌다.'하면서 웃고 나온 영화. 왠지 스윙걸즈도 그런 기분이 드는군요. [어쩐지 중년 배우인 것 같은.. 분들...;;]  2006/02/28   
쭈니 저 역시 '보기 싫어'라고 이들 영화 모두 생각했었죠.
하지만 일본 영화는 이런 아기자기함이 주특기인듯 합니다.
막상 보면 꽤 재미는 있거든요. ^^
 2006/02/28   
조광만
일본영화는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 볼때마다 즐겁고 새롭더군요.. [배틀로얄], [워터보이] , [모모코] 등등.. 아무기대 없이 봤다가 기대이상의 재미를 보고 나왔던 영화들.. 이번 [스윙걸즈]도 마찬가지였었어요...

하지만..[케산]은.. 역시 아니었다는...ㅋㅌㅋㅌ
 2006/04/01   
쭈니 아~ [케산]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릴적 봤던 그 만화의 추억을 살리고 싶어서...
그런데 역시 아니라니...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꼭 보고 싶네요. ^^
 2006/04/01   
세이쥬로
저는 올해 본 영화 중에서 스윙걸즈를 제일 재밌게 봤어요.
뭔가 젊음을 아무 의미없이 아깝게 보내고 있는 저에게 작지만 강한 충격을 준 영화~~
저의 젊음을 발산하게끔 동기를 부여해준 영화에요.^^
 2006/04/07   
쭈니 네 작지만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영화임에 분명합니다. ^^  2006/04/09   
ssook
아..저도 재밌게 봤어요.....
[워터보이즈]를 무작 즐겁게 봤는지라....
그 감독 영화래서 얼렁 가서 봤는데..역시나 재밌어어요..
글고 [조제,~]에 나왔던 여배우가 나와 상반된 모습을 뵈니 것도 신기하더구만요.
 2006/04/21   
쭈니 전 [조제,~]에 나왔던 배우라고해서 조제역을 맡았던 이케와키 치츠루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국 츠네오와 사랑이 이루어지는 카나에 역을 맡은 우에노 주리를 말하는 거였군요. ^^;  2006/04/21   
k군
볼때마다 워터보이즈가 생각나느건 저뿐일까요?
영화는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워터보이즈와 내용이 거의 흡사한.....
 2006/05/05   
쭈니 저도 워터보이즈가 많이 생각났답니다.
아마 워터보이즈의 엄청난 성공이후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이런 스토리에 더욱 매력을 느꼈는지도... ^^
 2006/05/05   
그냥..
개인적으로 좋게봤던 영화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영화의 초점은 '눈에보이는 성공'이 아니라 단지 학생들의 '잊을 수 없는 추억' 이라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류의 영화는 대체로 어느 대회에서 수상하여 사라질 위험에 있는 - 크게는 학교나, 작게는 단체까지.. - 어느것을 지킨다는 비스무리한 내용이 마지막 이야기가 되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런게 없습니다.
- 저만의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저 학생들이 재즈라는것에 흥미와 열정을 가지고, 단지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대회에 나가게 됩니다.

물론 영화를 끝까지 보셧으면 아시겠지만, 이 영화에서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단지 재즈를 즐겁게 연주하는 학생들이 연주를 하고 끝날 뿐입니다.

단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끝나는 영화이죠.


특히 멧돼지 씬은 이 영화의 정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 도망치는 '역동적인' 장면에서

학생들은 '멈춰'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는 '움직이고' 있습니다.
- 매트릭스같은 기법이 나올만한 영화는 아니죠.. 대충봐도 그만한 제작비가 들어갔을 영화는.. ;; 물론 그래픽도 아니죠.

그렇습니다. 배우들이 엄청난 끈기로 '멈춰' 있는겁니다.
- 맞을겁니다.. ;;

바로 이 장면은 '역동적'이지만 '멈춰'있는 장면을 '멈춰있지않은' 장면으로 처리한것 입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은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이 긴박한 상황에서 '느리게' 가슴속에 '강하게' 울려퍼지는 이 음악은 마치 한편의 추억을 회상하는듯 합니다.

이렇게 처리된 장면은 마치 추억이 담긴 사진 몇장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 저만그렇게 느꼇을지도.. ;;


이렇게 이 영화는 한창 열정과 흥미를 가졌던 멋진 학창시절(?)의 추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리 나쁘진 않았지만 멋진 추억이라 부를만한 것이 없었던 학창시절을 보낸 저에게 있어서 만큼은요.. - 열정이 없었어.. ;;

p.s : 길어졌군요. 그냥 저만의 생각을 주절주절 적다보니 이리 됬네요 ;;
 2006/08/24   
쭈니 뒤늦게 발견한 덧글이지만 꽤 좋네요.
성공보다는 추억...
공감됩니다. ^^
 2006/09/30   
찬우넷
이거 얼른 보고싶은데o~ 자막이 컴터에서만 나오고 펨피에서는 안나오는바람에 아직도 못보고있어요 ㅠㅠ
흐흐- 이댓글은 영영 확인하지 못할수도있겟군요!
 2007/05/25   
쭈니 확인했습니다.
그래도 1개월하고 6일만의 확인이니 이 정도면 빨리 확인한 편이죠??? ^^;
 2007/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