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크래쉬(Crash) ★★★

쭈니-1 2009. 12. 9. 15:14

 

 



날짜 : 1998년 7월 28일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주연 : 제임스 스페이더, 데보라 윙거, 홀리 헌터, 엘리어스 코키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들은 쉽게 관객에게 다가서려 하지 않는다. 그의 초기작인 [스캐너스]와 [플라이]때만 하더라도 그로테스크한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데드 링거]에서부터 시작한 그의 후기작들은 [네이키드 런치]와 [M 버터플라이]를 거치면서 예술적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공상과학의 컬트작가인 J G 발라드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고있는 96년작 [크래쉬]는 그야말로 갈때까지 가본 영화이다. 자동차에 몸을 싣고 다른 자동차를 들이받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현대작인 섹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소재로한 이 영화는 그 해 깐느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그 실험성을 입증받았다.
[크래쉬]는 점점 금속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회를 포르노 그래피화하여 비판하고 있는 영화이다. 자동차에 몸을 실어 쾌락을 얻기위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마치 쾌락을 인생의 전부로 여기는 듯 하다.
제임스 발라드(제임스 스페이더)와 캐서린(데보라 윙거) 커플은 기이한 성생활을 즐긴다. 서로 낯선 상대에게 몸을 맡기며 도발적 섹스를 즐기는 그들은 그러나 한번도 오르가즘을 느껴보지 못한다. 그러다 제임스가 운전도중 여의사 헬렌 레밍턴(홀리 헌터)의 차와 충돌하며 새로운 쾌락의 세계에 빠져든다.
사람이 만들어낸 가장 현대적인 발명품중 하나인 자동차와 쾌락을 결부시킨 이 영화는 그렇기에 쾌락은 죽음과도 결부된다. 죽음과 쾌락, 그리고 금속과 오르가즘이라는 이상한 공식을 들여 이 영화는 표현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크래쉬]는 캐스팅면에서만 본다면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중 가장 대중적이다. 89년 깐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잎]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제임스 스페이더와 93년 역시 깐느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인 [피아노]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홀리 헌터, 그리고 [하이랜더 3]에서 도발적인 미모를 과시했던 데보라 윙거 등 관객에게 친숙한 배우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러나 영화는 대중적이지 못하다. 관객은 감독의 괴상한 상상력을 쫓아 가느라 애를 써야 하며 포르노 그래피라는 말에 속아 이 영화를 선택한 일부 어리숙한 관객들은 심의위원회의 무지막지한 가위질 덕분에 사지절단된 영화를 보아야만 한다. 쉽게 말해 야한 장면은 거의 짤려져 나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깐느 영화제 심사위원이 아닌 일반 관객들은 무슨 재미로 이 영화를 보아야만 할 것인가? 이 영화가 예술적 한계에 도전을 했는지 안했는지 내게 중요하지 않다. 단지 이 영화는 무척이나 재미없었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이 글에서 언급한 '포르노 그래피라는 말에 속아 이 영화를 선택한 일부 어리숙한 관객들'은  바로 당시 저를 뜻합니다. ^^;
웬만하면 별셋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주지 않았을텐데... 영화가 워낙 지루하긴 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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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렛
제임스 스페이더..를 사모했기에 봤던 영화.

그러나.. 도저히 이해불가능 ㅡ,.ㅡ;;
금속화 되어가는 현대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줄은 전혀 생각 못했네요.
야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했던 영화.
중학교때 봤던 M 버터 플라이..는 재미있었는데.
 2007/09/08   
쭈니 전 이상하게도 제임스 스페이더는 영 정이 안가요.
왠지 좀 이상하게 생긴것 같다는... ^^;
 2007/09/08   
바이올렛
그의 외모를 보고 완벽하게 생겼다는 평을 많이 하는데 저도 동의하진 않습니다^^; 근데 젊을 때 그의 모습을 보면 이해가 되기도 해요. '하얀 궁전' 에서 정말 이쁘게 나오던데...
그의 눈빛 때문에 쭈니님이 이상하게 생각하시는건 아닐지..
느끼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요상하기도 한 눈빛 ㅎㅎ
전 그의 카리스마가 정말 좋아요.
잘못했을때 그가 한마디 딱 던지면 그대로 깨갱 할 것 같아염ㅎㅎ
지금이야 그가 어느정도 나이를 먹었으니 그러려니..하겠지만 그의 젊은 시절을 보면 그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화살을 쏘아 맞추는 듯한 카리스마를 보일 수 있는지 의아해요.
쭈니님의 생각대로 그의 외모가 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개성있는 모습이 정말 좋아요. 40대에 접어들어 '보스턴 리걸' 이라는 드라마에서 새로운 그의 개성을 보여줘서 정말 좋았답니다. 다만.. 작품 좀 잘 선택해서 스크린에서 볼 수 있기를...
 2007/09/09   
쭈니 아~ 그렇군요.
그러고보니 제임스 스페이더는 약간 그런 류(뭐랄까 변태???)의 연기를 자주 했던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 테잎]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최근에 봤던 그의 출연작 [세크리터리]도 그렇고...
어쩌면 그런 면에서 그를 별로 안좋아하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분명한건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이긴 합니다. ^^
 2007/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