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8년 영화노트

투캅스 3 ★★★1/2

쭈니-1 2009. 12. 9. 15:10

 

 



날짜 : 1998년 7월 17일
감독 : 김상진
주연 : 김보성, 권민중

강우석 감독이 93년 [투캅스]라는 영화를 내놓았을때 관객들은 열렬한 환영을 보냈다. 75만이라는 당시 한국영화사상 관객동원 2위라는 흥행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곧이어 [투캅스]는 프랑스 영화인 [마이 뉴 파트너]에 대한 표절시비에 휘말렸다. 그러나 [투캅스]는 경팔 비리라는 사회문제와 코미디를 절묘하게 혼하비킨 새로운 코미디영화로 평가받으며 90년대를 코미디영화의 시대로 만들어 나갔다.
96년 그가 다시 [투캅스 2]를 내놓았을때 이 영화는 경찰의 비리라는 사회문제보다 코미디와 액션을 버무린 영화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최고의 흥행배우로 커버린 박중훈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역시 여성을 성적으로 표현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이제 98년 강우석 감독이 제작자로 한걸음 물러서고 후배인 김상진 감독에게 메가폰을 남겨주어 [투캅스 3]를 완성했다. [돈을 갖고 튀어라], [깡패 수업]에서 코미디 영화에 재능을 보여주었던 김상진 감독은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흥행작 시리즈라 할 수 있는 [투캅스 3]의 메가폰을 잡음으로해서 어쩌면 그의 영화인생 최고의 행운을 쥐어 잡은 듯 했다.
그러나 여기에도 함정은 있었다. 먼저 박중훈이라는 걸출한 스타없이 영화를 찍어야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김상진 감독의 두편의 영화, 즉 [돈을 갖고 튀어라]와 [깡패 수업]은 영화의 내용보다 박중훈이라는 스타에 의존하여 흥행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투캅스 1, 2]역시 박중훈이라는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컸다.
그러나 [투캅스 시리즈]의 법칙상 그는 이제 더이상 투캅스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투캅스 3]는 '과연 박중훈 없이도 [투캅스 시리즈]가 흥행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과 '박중훈 없이도 김상진 감독은 흥행작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두가지 시험을 치뤄야한다.
함정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성공한 전편에 대한 부담감도 [투캅스 3]를 짓누른다. 특히 이번 영화는 박중훈이 없는 관계로 코미디보다는 김보성의 특기인 액션에 치중해야 했다.
먼저 김상진 감독은 2편에서 쏟아졌던 여성비하에 대한 비판을 없애기위해 권민중이라는 우먼캅을 앞세워 터미네이터캅이라는 닉네임이 붙어있는 김보성과 짝을 이루게 했다. 그러나 그러한 선택은 그 스스로 함정을 가지고 있었다. 부패한 선배와 아직은 때묻지않은 후배의 대결구도로 그렸던 전편의 재미는 남과 여의 성대결로 변질되고 그렇게함으로써 전편이 가졌던 네러티브를 모두 포기한채 [투캅스 3]를 전편과 단절된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하지만 그것이 전편에 대한 부담감에서 빠져나와 전혀 새로운 영화가 되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전편이 가졌던 재미를 송두리째 빼앗겼다는 의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카드인 우먼캅 권민중은 경찰에 어울리지 않는 섹시한 옷차림으로 시종일관 눈요기감으로 남자관객을 잡아끌었다. 그것은 그 스스로 2편의 비판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먼캅이라는 애초에 [투캅스 시리즈]와는 어울리지 않는 새파트너를 맞이한 김보성의 액션은 2편에 비해 엉성하기만 했고 전편의 시나리오를 썼던 김성홍이라는 걸출한 작가를 잃어버린 스토리 전개 역시 지지부진했으며, 박중훈이 없는 코미디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
결국 이 영화는 거창하게 풀어 놓았을뿐 그 무엇도 해결하지 못하였다. 1편의 웃음과 2편의 액션, 그 어느것 하나 건지지 못한 이 영화는 역시 박중훈이 없는 [투캅스]와 김상진은 성공할 수 없다는 뼈아픈 사실만 상기시켜 주었을 뿐이다.
이제 강우석 감독에겐 [투캅스 시리즈]를 끝내던가, 박중훈을 복귀시키던가, 두가지의 선택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아마 이대로 시리즈가 끝난다면 우리는 90년대 한국영화의 유일한 블럭버스터의 씁쓸한 종말을 이 영화에서 지켜 본 것이다.
  
*** 2007년 오늘의 이야기 ***

제 예상대로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 시리즈]를 막을 내려 버렸네요.
하지만 그대신 [공공의 적]이라는 새로운 시리즈를 만듬으로써 흥행을 이어나갔습니다.
[공공의 적 3]는 언제 나올런지...
그리고 김상진 감독은 이 영화의 실패이후 슬럼프가 꽤 오래갈 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을 만들며 흥행감독으로 등극합니다.
그의 최신작인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은 어떨런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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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잠
'공공의 적'은 제발좀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전편에 비해서 속편이 너무 부실했기 때문이었는지 전 2부터가 실망이었습니다.
투캅스하니까 생각난게 예전에 성룡과 장쯔이가나온'러시아워2'의 포스터를 보고 순간 '투캅스3'의 반복인가? 하는 의구심이 잠깐동안 든적이 있었죠
 2007/08/15   
쭈니 뭐 안나올것 같긴 합니다만... 그래도 전 2편도 꽤 재미있었는데... 그 반듯한 외모의 악당들이 말입니다. ^^;  200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