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세인트(The Saint) ★★★1/2

쭈니-1 2009. 12. 9. 14:11

 

 



감독 : 필립 노이스
주연 : 발 킬머, 엘리자베스 슈

1928년 레슬리 차더리스에 의해 [호랑이를 만나다]라는 작품을 최초로 탄생한 신출귀몰한 절도범 '세인트'는 무려 50여편의 단편과 장편 소설의 주인공이 되었다.
[패트리어트 게임], [긴급명령], [슬리버]등에서 뛰어난 흥행 감각을 보여주었던 필리 노이스 감독은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성격의 주인공과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하여 영화 [세인트]를 탄생시켰다.
주인공 사이먼역엔 말썽꾼 기질로 인해 '배트맨'자리에서 밀려난 발 킬머가 했으며, 사이먼의 연인이자 천재 물리학자인 엠마역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 열연을 했던 엘리자베스 슈가 색다른 매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영화 [세인트]는 헐리우드의 색다른 액션 영화가 되지는 못했다.
이 영화는 몰락한 러시아를 배경으로하고 있다. 한때는 공산진영과 자유진영의 라이벌이었던 미국과 소련. 그렇기에 미국의 액션 영화나 첩보 영화엔 항상 소련이 악당으로 등장했었다. 그러나 소련이 몰락하고 주위국의 독립으로 국제적 위기를 맞이한 러시아. 헐리우드는 약삭빠르게 소련을 재건하려는 반란군을 이번엔 악당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세인트]역시 그러한 영화중 하나이다. 연료 부족으로인해 러시아 국민들은 추위에 떨고 이러한 러시아의 어려움을 계기로 러시아의 실권을 장악하고 예전의 막강했던 소련을 재건하려던 트레디악이 악당으로 등장한다. 여기서 헐리우드의 냉혈한 상업주의가 보인다. 한 나라의 몰락과 어려움을 그저 오락의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그들. 그래서 난 [세인트]가 싫다.
[세인트]의 스토리는 매우 부실하다. 신출귀몰한 전문도둑 사이먼이 에너지 부족현상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공식을 발견해낸 여과학자 엠마에게 접근하여 공식을 빼돌리지만 그만 엠마와 사랑에 빠져버리고 힘을 합쳐 악당 트레디악을 저지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필립 노이스 감독은 세세한 묘사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이 없는 듯하다. 사이몬은 변장의 천재이지만 어떻게 아는이없는 러시아에서 변장 도구를 구했는지 등 매우 기초적인 장면 묘사마저 무시한다. 그저 사이몬과 엠마가 러시아 마피아단인 트레디악의 위협에서 아슬아슬하게 모면하는 장면들을 집중적으로 그려낸다. 그렇게함으로써 영화의 스릴을 살려내려했던 감독의 의도였는지 모르지만 별로 성공하지는 못한것 같다. 사이몬과 엠마가 서로 사랑하게되는 감정의 변화 역시 관객에게 별로 공감대를 형성시키지 못한다.
그렇게함으로써 필립 노이스 감독은 구성이 탄탄한 재미있는 액션 영화를 스스로 포기하고 그저 킬링 타임용 평범한 액션 영화로 [세인트]를 전락시켰다.

1997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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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제가 좋아하는 엘리자베스 슈의 매력이 아까웠던 영화입니다.
이제 다시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의 그 매력적인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없는 것인지...
어쩌자고 이런 흔하디흔한 오락 영화에서 그 빛나는 매력을 소모해 버렸는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006/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