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데이비드 호건
주연 : 파멜라 앤더슨
[바브 와이어]는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황폐해진 미국에서 프로페셔널한 킬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한 슈퍼우먼의 활약상을 그린 액션 영화이다. 그런 점에서 [에일리언]과 [터미네이터 2]와 비슷하다. 그러나 솔직히 [바브 와이어]는 여성 전사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단지 '플레이 보이'표지를 여섯번이나 장식했던 섹시스타 파멜라 앤더슨의 몸매 보여주기에 치중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스토리에 별 비중을 두지 않는다. 2017년을 시대 배경으로 삼고 있지만 현란한 SF따위는 없다. 시민 의회군과 반란군의 대립. 의회군의 음모을 막기위해 최후수단을 쓰는 반란군과 그들을 우연찮게 도와주는 주인공. 솔직히 이런 스토리는 3류 SF영화에서 수도없이 써먹었으며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사실이외에는 달라진것조차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진정으로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것에 대한 대답은 오프닝씬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몸매가 다 드러나는 은빛 드레스에 높은 하이힐을 신고 뇌쇄적인 몸짓으로 관중을 매료시키는 스트립 댄서. 뿜어지는 물줄기에 온 몸이 젖고 가슴이 드러난다. 그때 한 관중이 'come on babe!'라고하자 그녀는 재빠른 동작으로 하이힐을 그 남자의 얼굴에 날려 찍어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태연스럽게 말한다. 'don't call me babe.' 이 장면에서 데이비드 호건 감독은 관객엑 보여주고 싶은 것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뇌쇄적인 파멜라 앤더슨의 몸매와 위험한 여자라는 캐릭터의 이미지. 그리고 'babe'라는 말을 싫어하는 캐릭터의 특징까지. 감독은 위험하고 거칠은 그리고 섹시한 주인공을 통해 남성 관객의 성적 환상을 자극시킨다. 물론 그러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바브 와이어]는 너무 심하다.
그렇기에 오히려 이 영화의 주축을 이루는 액션씬들은 관객의 흥미를 끌지못한다. 애초에 시작부터 관객에게 성적 환상을 심어주었기에 관객들은 어서다시 파멜라 앤더슨이 벗길 원할뿐, 종횡무진 활약하는데엔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관객의 기대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 파멜라 앤더슨의 몸매를 볼 수 있는 장면은 오프닝씬외에 단 한장면밖에 되지 않는다. 감독은 에로티즘으로 관객을 유혹해놓고 엉뚱한 액션만 되풀이해놓은 것이다. 게다가 액션과 스토리는 별 개성이 없고 왠만한 영화에는 꼭 등장하는 특수효과마저 없으니 관객들은 완전히 속은 셈이 되고 만것이다.
차라리 파멜라 앤더슨을 주인공으로 내세울려면 에로 영화나 에로틱 스릴러 장르를 택하던지. 기왕 SF액션 장르를 택했다면 거액의 제작비를 들여 특수효과를 집어넣던지... 암튼 [바브 와이어]는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SF영화에 그치고 말았다.
P.S. 아무리 영화는 별로였지만 파멜라 앤더슨의 뇌쇄적인 가슴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듯하다.
1997년 11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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