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 ★★★★★

쭈니-1 2009. 12. 9. 13:07

 

 



감독 : 밀로스 포먼
주연 : 우디 해럴슨, 커트니 러브, 에드워드 노튼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과연 어디까지 허용되어야만 할까? 그것은 선뜻 대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유를 찾아 체코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던 밀로스 포먼 감독이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이후 또다시 자유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그가 영화의 소재로 잡은 것은 도색 잡지 '허슬러'의 창간인인 래리 플린트이다. 그는 음란물 발행 혐의로 72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법정 투쟁을 벌였다. 그가 발간한 잡지 '허슬러'는 여자의 음부와 남녀의 섹스 장면을 적나라하게 실었으며, '산타'와 '오즈의 마법사'등 동화적 상상을 포르노에 접목시키기도 했다. (상상해봐라.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가 양철인간과 허수아비, 사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그의 그러한 대담성은 보수주의자들을 분노케했다. 그러나 래리 플린트는 태연자약하게 말한다.
'청소년들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면 그 술을 판금시킵니까? '허슬러'가 싫으면 보지 않으면 될것 아니요?'
'살인은 불법 행위이지만 살인 현장을 찍으면 퓰리쳐 감입니다. 그런데 섹스는 합법적이고 누구나 즐기는 것인데 왜 섹스 장면을 찍으면 불법인거죠?'
솔직히 래리 플린트의 그러한 주장은 일리가 있다. 특히 포르노 사진과 전쟁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어느 것이 더 추악한지 묻는 그의 모습에서 관객은 공감할수 밖에 없다.
법정에 나서다 받은 저격후 하반신 불구가된 래리 플린트가 보수주의적 권위에 재력을 앞세워 맞서는 후반부 장면들은 황금만능주의의 미국을 은근히 풍자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밀로스 포먼 감독은 결코 이 영화를 자유를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이는 영웅 이야기로 만들지는 않았다. 래리 플린트의 변호사 알란 아이작맨(에드워드 노튼)의 변론처럼 이 영화의 주인공은 언론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이다. 그런 면에서 밀로스 포먼 감독은 성공하였다. 비록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처럼 아카데미를 석권하지는 못했지만 베를린 영화제는 이 영화에 최고의 영광을 안겨주었으며 우디 해럴슨은 진정한 연기파 배우로 재탄생하였다.
특히 포르노와 욕설 그리고 천박함에 빠져있는 이 영화를 수렁에서 건져낸 알시아역의 카트니 러브는 이 영화가 건져낸 가장 큰 수확이다. 자칫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지 못할뻔했던 우디 해럴슨은 커트니 러브 덕분에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녀는 영화초반 '허슬러'의 주제인 포르노를 아름답게 승격화시켜으며 드라마가 부족한 이 영화에 33세의 나이로 에이즈에 걸려 죽음으로써 래리와의 슬픈 사랑을 그려냈으며 라스트에선 '에이즈는 신이 내린 형벌'이라고 떠들고 다니던 폴웰 목사와 래리의 법정 대결에서 관객을 래리의 편에 서게했다.
마약에 중독된 중반부 연기와 '난 결코 늙거나 추해지지않아'라고 외치던 엔딩 장면에선 커트니 러브의 존재가 관객의 뇌리에 깊이 파고든다. 그녀는 포르노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준 첫번째 여성이다.

1997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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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과연 표현의 자유를 위해 도색잡지는 허용되어야만 하는 것일까요? 청교도에 의해 세워진 초기 미국과 유교사상이 짙은 우리나라의 공통점은 성에 대해서 개방적이지 못하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 역시 그런 남자중의 하나고요.
하지만 이 영화를 보다보면 마음이 조금씩 변합니다. 과연 성이라는 것이 창피하고 숨겨야만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생각의 변화뒤엔 커트니 러브가 있었죠. 정말 이 영화에서의 그녀는 대단했었는데...
 2006/06/30   
엘잠
에드워드노튼이 초라해보일정도로 두사람의 연기가 대단하더군요.
뭐 포르노잡지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고사하고 여튼 이 실존인물인 래리플린트에대해서 정말 잘그려낸영화인듯 싶네요
 2006/07/22   
쭈니 동감합니다.
전 특히 커트너 러브에 푹 빠져버렸었죠. ^^
 2006/07/23   
투야
이 영화 꼭 챙겨봐야겠어요..구미가 당기는데요~ ㅎ  2008/02/02   
쭈니 꽤 오래전 댓글이지만... 아직 안보셨다면 꼭 한번 보세요. 추천합니다. ^^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