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프리쳐스 와이프(The preacher's wife) ★★★1/2

쭈니-1 2009. 12. 9. 12:47

 

 



감독 : 페니 마샬
주연 : 덴젤 워싱턴, 휘트니 휴스턴, 커트니 B 밴스, 그레고리 하인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헨리 빅스 목사(커트니 B 밴스)는 전혀 기쁘지 않다. 신도들을 돌보느라 너무 바빠 아내 줄리아(휘트니 휴스턴)와의 관계는 적신호가 울리고 아들 제레미아의 절친한 친구인 하킴이 고아원으로 떠나지만 도와줄 방법이 없다. 교회의 보일러는 망가지고 개심한 불량배 빌리가 절도 누명을 쓰고 체포되자 판사는 거금의 보석금을 원한다. 죽마고우인 사업가 조(그레고리 하인즈)는 교회와 마을을 철거하고 호화로운 주택을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헨리 빅스 목사는 그를 설득하지 못한다. 결국 그는 하느님께 제발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다음날 아침 천사 더들리(덴젤 워싱턴)이 내려 온다.
이렇듯 이 영화의 시작은 다분히 우화적이다. '흑인 천사'라는 기발한 아이디어속에 덴젤 워싱턴과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최고의 흑인 스타를 포진시킨 이 영화는 그러나 영화적 재미를 상실한채 헨리 빅스 목사가 자신감을 되찾고 힘있는 연설로 마을을 구한다는 디즈니적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만다.
[빅]과 [그들만의 리그]등의 영화로 코미디에 천부적인 재능을 과시했던 여성 감독 페니 마샬은 코미디와 드라마의 어정쩡한 위치에 놓여있는 [프리쳐스 와이프]를 통해 그녀가 드라마엔 별 재능이 없음을 과시(?)하고 말았다.
이 영화의 최대 약점은 클라이막스의 부족이다. 2시간이 넘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이 영화엔 별다른 사건이 전개되지 않는다. 물론 그런 잔잔한 스토리만으로도 영화의 따스함과 힘을 잃지 않는다면 영화는 재미있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엔 그 무엇도 느낄 수 없다.
어리숙한 천사 더들리는 헨리 빅스 목사와 줄리아의 관계를 회복시켜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가 그만 줄리아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페니 마샬 감독이 이 부분을 적절히 활용했더라면 이 영화는 꽤 재미있는 코미디가 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페니 마샬 감독은 천사 더들리라는 캐릭터를 조금은 우스꽝스럽게 표현함으로써 이 영화가 코미디가 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페니 마샬 감독은 코미디를 포기한다. 그래서 천사가 규칙을 어기고 한 여자를 사랑해도 이 영화엔 아무런 소동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페니 마샬 감독은 코미디를 포기하고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안타깝게도 아무것도 없다. '내가 8년동안 이루어 놓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자책하는 헨리 빅스 목사도 너무나 간단히 자신이 처한 위기를 극복한다.
크리스마스 바구니를 나르다가 줄리아와 화해하고, 논리적인 호소로 빌리를 석방시켰으며, 크리스마스 연설로 마을을 구해내고, 하킴을 입양함으로써 제레미아와 하킴의 우정을 지켜준다. 이렇게 쉬운 것을 왜 그는 그토록 고민했을까?
사건이 이렇게 시시하게 끝나니 자연스럽게 천사 더들리의 역할 역시 시시하다. 그래도 명색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데 그가 한 일이라고는 헨리 빅스 목사와 줄리아를 넘어지게 만들어 화해시키고, 헨리 빅스 목사에게 빌리의 눈을 보라고 충고함으로써 빌리를 믿게 만들고, 조를 찾아가 설득하는 정도이다. 이 정도면 보통 사람도 할 수 있는데 천사가 왜 필요하겠는가?
결국 사건이 모두 해결되고 영화가 막을 내리자 나에게 남은 [프리쳐스 와이프]의 이미지는 휘크니 휴스턴의 노래뿐이다. 줄리아가 성가대 지휘자라는 영화속 입지덕분에 관객은 그나마 그녀의 노래로 마음을 풀 수 있다.
휘트니 휴스턴을 캐스팅한 것은 페니 마샬 감독의 다분히 의도적인 계산인것 같은데 왜 감독은 휘트니 휴스턴만을 영화속에 적절히 활용했을뿐 흑인 최고의 지성파 배우 덴젤 워싱턴을 활용하지 못했을까? 너무 아쉽다.

1997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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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페니 마샬, 덴젤 워싱턴, 휘트니 후스턴의 이름때문에 이 영화에 너무 큰 기대를 했었나봅니다. 특히 페니 마샬 감독의 영화인 [그들만의 리그]를 너무 재미있게 본 저로써는 이 영화의 지루함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답니다.  2006/03/07   
꿈천사
전 흑인 천사가 무척 새롭게 느껴졌었어요... 도그마라는 영화에서는 흑인 사도에 여자 하느님까지 등장하지만;  2006/03/16   
쭈니 새로웠지만 지루했죠. ^^;
전 지루한 영화는 잘 용납이 안되더군요. ^^
 200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