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우디 알렌
주연 : 우디 알렌, 골디 혼, 드류 배리모어, 에드워드 노튼, 줄리아 로버츠, 팀 로스, 나탈리 포트만
헐리우드 블랙코미디의 대가 우디 알렌이 드디어 독설을 집어던지고 삶에 관한 즐거운 코미디를 내놓았다. 우리에겐 너무나도 친숙한 헐리우드의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한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는 우디 알렌의 사랑에 관한 가벼운 농담이며 행복한 뮤지컬이며 얽히고 설킨 가족 코미디이다.
무대는 뉴욕. 중산층 주택지 파크 애비뉴의 한 가정이다. 이집 말괄량이 딸 디제이의 해설로 소개되는 9명은 그야말로 개성도 가지가지이다. 엄마 스테피(골디 혼)는 디제이의 친아버지 조(우디 알렌)와 이혼하고 새남자 밥을 만나 가정을 꾸렸다. 그 가정엔 디제이의 이복형제인 큰오빠와 쌍둥이 자매가 있으며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스카이라(드류 배리모어)가 있고,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가 있다. 영화는 이 복잡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한바탕 소동을 그리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는 속옷 바람으로 브로드웨이를 누비고 진보주의자 스테피는 사회봉사활동으로 바쁘다. 파리에 살고 있는 조는 실연을 당할때마다 전아내인 스테피와 친구인 밥을 찾아와 넋두리를 늘어놓고 보구당인 공화당 지지자 큰 아들은 진보당인 민주당 지지자인 아버지 밥과 정치 문제로 항상 논쟁을 벌인다. 스카이라의 약혼자인 홀덴(에드워드 노튼)은 스카이라에게 로맨틱한 프로포즈를 위해 아이스크림위에 반지를 얹어놓지만 스카이라는 그 반지를 삼켜버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고, 스테피의 탄원으로 가석방된 흉악범 페리(팀 로스)의 야만성에 스카이라가 반해 웃지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한다. 조는 베니스에서 만난 아름다운 유부녀 폰(줄리아 로버츠)의 사랑을쟁취하기위해 폰의 정신상담 내용을 엿들은 디제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쌍둥이 자매는 한 남자를 사랑하여 한 아이는 상처를 받는다. 그리고 나레이터인 디제이는 매번 사랑을 갈아치운다.
이렇듯 이 영화가 내세우는 사건들은 대부분 사랑에 관한 것이며 그렇기에 보는 관객으로선 행복하다. 우디 알렌은 뮤지컬 코미디라는 장르를 최대한 살려 중간중간에 감미로운 음악과 노래로 관객을 사로 잡기도 한다.
얽히고 설킨 이 영화는 라스트에 가선 모든 것을 원위치에 갖다 놓는다. 스카이라는 홀덴에게 돌아오고, 조는 또다시 폰에게 실연당하고 스테피에게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공화당 지지자였던 큰아들은 민주당으로 지지를 옮긴다.
사랑에 관한 행복한 코미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속에서도 우디 알렌의 독설가적 재치는 역시 빛난다. 특히 병으로 인해 잠시 혈액순환이 둔해져 공화당을 지지했던 큰아들이 치료후 민주당으로 마음을 돌리고 스테피가 탄원으로 가석방시킨 페리가 여전히 강도짓을 하고 다니는 장면에선 보수당과 진보당을 다같이 풍자해냈다.
폰을 꼬시기위해 그녀의 등에 입김을 부는 조의 모습은 그의 코미디적 역량이 충분히 들어난다. 우디 알렌은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발휘하여 주연배우들의 매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냈다. 나이때문에 적당한 배역을 맞지못했던 골디 혼을 매력적인 중년 여성으로 탈바꿈시켰으며 헐리우드의 문제아로 낙인찍힌 드류 배리모어에게 충순한 면모를 이끌어냈다. [프라이멀 피어]를 통해 이미지가 고정된 에드워드 노튼에게 어리숙한 면을 발견했고 계속된 흥행 실패로 수렁에 빠진 줄리아 로버츠를 수렁에서 건져냈다.
더이상 말이 필요없는 최고로 행복한 영화가 바로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이다.
1997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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