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쇼킹 아시아(Shocking Asia) ★★★

쭈니-1 2009. 12. 9. 12:39

 



감독 : 에머슨 폭스

얼마전 아프리카의 식인 원주민의 참혹한 실상을 보여주었던 다큐멘터리식 영화 [홀로코스트]가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충격적이면 충격적일수록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97년 [홀로코스트]식의 충격 다큐멘터리 [쇼킹 아시아]가 국내 개봉되며 다시한번 전국적으로 60만이라는 관객 동원에 성공하여 국내 영화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홀로코스트]가 먼나라 이야기인 아프리카를 소재로한데비해 [쇼킹 아시아]는 바로 우리의 이웃 나라들을 소재로 하여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시켰다.
'서양인의 눈으로 본 동양'이라는 관점에서 시작한 이 다큐멘터리는 그러나 동양에 대한 이해보다는 호기심과 비꼬는 투로 영화를 진행시켜 관객을 불쾌하게 했다. [쇼킹 아시아]가 다큐멘터리의 기본적인 자세를 버리고 흥미유발을 위해 아시아를 그저 호기심으로만 바라보았다는 비판적 장면은 여러곳에서 발견된다.
특히 일본의 성풍속도 장면에서는 중점적으로 변태 성욕자를 위한 섹스산업에만 카메라를 맞추어 마치 아시아를 섹스 천국으로 표현하기도 했으며, 성전환수술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줘 혐오를 주기도 했다.
태국 국경수비대 여성 전사들이 맨손으로 살아있는 닭 껍질을 벗기는 장면을 보여주는가하면 말레이시아 페스티벌에서 몸에 쇠창살을 꽂는 장면을 장시간 보여주며 마치 아시아를 야만의 나라로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기분 나쁜 것은 촬영진의 경건해야할 죽음에 대한 무감각적 자세인데 야외 화장 장면을 구경하기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외국 관광객을 파렴치하다고 욕하면서도 자기네들도 여과없이 촬영하는 등 동양에서 특히 신성시되는 죽음에 대해 그냥 호기심의 도구로만 생각하며 경건한 마음없이 촬영해댔다.
어느 한 나라의 시장에서 박쥐 고기와 거북이 고기를 파는 장면과 거북이, 상어 포획 장면에서는 '다른 동물에 대해 동정심이 없는 저들을 인간이라 할 수 있는가'식의 비꼬는 자세로 일관하여 촬영진이 [쇼킹 아시아]를 찍는 이유가 동양의 이해가 아니라 흥미와 호기심 그리고 야만적이고 섹스천국인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비판에 일조했다.
어느 나라건 다른 문화권에서 이해못할 풍속과 식생황이 있는 법이다. 그러한 문화에 대한 이해보다 흥미로만 바라보는 자세는 분명 잘못된 것이며 [쇼킹 아시아]는 사양에서 동양을 이해시키는 다큐멘터리가 되긴 커녕 서양에게 동양의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한 셈이 되고 말았다.
[쇼킹 아시아]는 한마디로 문명화된 서양에서 야만적인 동양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보는 서양 우월주의적 영화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국이라는 일본을 변태의 왕국으로 표현해놓고 '역시 아시아는 야만적이야'하는 식이다.

1997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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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별셋은 정말 이례적이네요.
그만큼 제가 이 영화을 싫어한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문득 생각난 것인데 혹시 이 영화의 원본엔 우리나라를 담은 것도 있지 않았을까요?
국내 상영때 그 부분만 잘라냈을지도...
물론 그냥 제 생각일 뿐입니다.
하지만 만약 있다면 과연 어떤 장면이었을까요? ^^;
 2006/02/22   
영원..
'개'가 있지 않았을까요. 남북이 갈린 나라같은 것이나, 문화적인 것보다 단지 '개'를 먹고 요리하는 장면이 주를 이루지 않았을까합니다. ;;  2006/02/22   
쭈니 저도 그 생각을 했답니다.
개잡는 장면... 제가 봐도 끔찍하거든요. ^^
 2006/02/23   
존트럭을타
자극적인 아시아 모습만을 편집한 것 같은 아시아 죽이기 영화 인 듯 합니다..막상 여행가서는 전갈꼬치구이를 먹으며 폰카로 사진을 찍고 있는 당신을 만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화알기엔 여행이 필수인데..직장다닐땐 시간이읍꼬~ 놀땐 돈이읍꼬..ㅠ_ㅠ)
 2006/03/28   
쭈니 옳은 말씀...
여행가기 너무 힘든 세상에서 우린 살고 있습니다. ^^
 200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