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볼케이노(Volcano) ★★★★

쭈니-1 2009. 12. 9. 12:36

 

 



감독 : 믹 잭슨
주연 : 토미 리 존스, 앤 해쳐, 개비 호프만

LA에서 화산이 폭발한다면...
최근들어 갑자기 불어닥친 재난영화붐 덕분에 헐리우드 영화 제작자들은 재난영화 소재찾기에 분주하다. 작년 여름엔 얀 드봉 감독이 토네이도의 습격으로 박스오피스를 단숨에 날려버리더니(트위스터) 곧이어 롭 코헨 감독은 거대한 해저터널을 무너뜨리고 그곳에 실베스타 스탤론을(데이라잇) 가두어 버렸다. 97년 시즌이 되며 재난영화붐은 그 절정에 올랐다. 스필버그는 T-렉스를 미국의 한도시에 풀어놓았고(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재난영화의 고전 [타이타닉]의 리메이크를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는 소식이다.
헐리우드 제작자들은 재난영화 소재를 찾는 도중 화산폭발이라는 그야말로 기발한 소재를 찾아냈다. 그러나 문제는 유니버셜사와 20세기 폭스사가 동시에 화산폭발 영화 제작에 착수했다는 점이다. 유니버셜사는 피어스 브로스넌, 린다 해밀턴을 주연으로한 [단테스 피크]를 내놓았고, 20세기 폭스사는 [볼케이노]는 내놓아 그야말로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의외로 승부는 일찍 나버렸다. [단테스 피크]가 기습적으로 먼저 개봉함으로써 [볼케이노]는 개봉일짜를 연기해야했기 때문이다.
암튼 헐리우드 제작자의 흥행전략덕분에 개봉전부터 화제를 몰고왔던 [볼케이노]. 한번 [단테스 피크]와 [볼케이노]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다.
첫째, 주연 배우의 비중이 다르다. [단테스 피크]는 새로운 제임스 본드, 피어스 브로스넌과 [터미네이터]에서 맹활약을 했던 여전사 린다 해밀턴을 캐스팅함으로써 주연 배우의 비중에 역점을 두었다. 그러나 [볼케이노]는 연기파 배우 토미 리 존스와 무명의 여배우 앤 해쳐를 기용함으로써 캐스팅비를 아끼고 대신 특수효과에 돈을 쏟아부었다.
둘째, 영화의 공간이 다르다. [단테스 피크]는 휴화산이 있는 미국의 전원적인 시골을 장소로 선택함으로써 전원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 반면 [볼케이노]는 미국의 최대도시 LA를 장소로 선택하여 스펙타클을 유도했다.
셋째, 스토리 전개 방식이 다르다. [단테스 피크]의 경우 재난 영화의 전형적인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인 피어스 브로스넌은 과거에 얽매어있고([트위스터]나 [데이라잇]의 주인공들도 그러하다.) 영화는 위험을 조금씩 노출시킨다. 무언가 엄청난 일이 벌어질것 같은 분위기속에 의외로 스토리는 잔잔하게 진행되다 영화후반에 갑자기 모든 것을 날려버린다. 그리고 피어스 브로스넌과 린다 해밀턴의 로맨스도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그러나 [볼케이노]는 전혀 다른 진행 방식을 택한다. 토미 리 존스의 과거따윈 이 영화에선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앤 해쳐와의 로맨스따위도 없다. 이 영화에서의 폭발은 [단테스 피크]보다 휠씬 빨리 일어나며 그렇기에 잔잔한 스토리따위도 없다. 클라이막스가 따로 없을 정도로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거대한 건물을 폭파시켜 용암을 막는등 그 스케일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다.
넷째, 영화의 주제가 다르다. [단테스 피크]는 재난에 대한 유비무환의 자세를 고집한다. 그것은 재난 영화의 변함없는 주제인데 '언제나 재난에 주의하자'는 식이다. 그에비해 [볼케이노]는 미국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영화는 흑백의 화합, 희생정신, 단결정신, 그리고 어린 소녀가 고난을 통해 어른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자랑스러운 미국을 은근히 자랑하고 있다.
한마디로 다시 정리한다면 [단테스 피크]와 [볼케이노]는 똑같은 소재를 통해 얼마나 다른 영화를 만들 수 있는가는 보여준 한 예일것이다. 우리는 또다시 헐리우드 특수효과의 진수를 맛볼 수 있으며 드라마를 없애도 스펙타클만으로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수 있는지 체험해다. [볼케이노]는 요즘 헐리우드 영화의 경향을 그대로 반영시켜주는 그런 영화이다.

1997년 8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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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이 글을 쓸때가 아직 [타이타닉]이 개봉하기 전이었나봅니다. 전세계적으로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타이타닉]이야말로 재난영화의 하이라이트죠. ^^
[볼케이노]와 [단테스 피크]를 비교했는데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볼케이노]가 더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2006/02/07   
꿈천사
저도 쭈니님 의견에 한 표-_-/ 저희 화학 선생님께서는 과학적인 설명이 개입할 여지가 많았던 <단테스 피크>를 적극 추천하셨던 기억이 나지만요...^^;  2006/02/08   
쭈니 [단테스 피크]는 화산폭발의 과정을 차근차근 보여줬던 기억이 나네요.
하지만 역시 오락영화적인 재미로는 쉴새없이 몰아부치는 [볼케이노]가 아무래도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
 2006/02/08   
영원..
둘 다.. 중학교 때 과학공부 시킨답시고. .보여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전교생 대상] 그래서인지.. 뭐가 볼케이노고 뭐가 단테스 피크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눈물]  2006/02/09   
쭈니 저런...
두 영화는 소재만 같을뻔 확연하게 다른 스타일의 영화인데...
학교에서 봣으니 집중해서 보지는 않으셨을것 같네요.
시간이 되신다면 다시 한번 보시는 것도...
일단 따분한 영화는 아니니까요. ^^
 200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