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천재소년 지미 뉴트론>- 아이들을 위한 유치한 상상력을 즐긴다면...

쭈니-1 2009. 12. 8. 14:43

 



감독 : 존 A 데이비스
주연 : 데비 데리베리, 패트릭 스튜어트, 마틴 쇼트
개봉 : 2002년 6월 6일

6월 6일 목요일은 현충일... 노는 날입니다. 저희같은 샐러리맨에게 있어서 이런 공휴일은 정말 황금과도 같습니다. 특히 수요일이나 목요일처럼 일주일의 중간에 끼어있는 휴일은 정말 황금과도 맞바꿀수 없는 기쁨입니다. ^^
어제 회사 동료들과 밤늦게까지 술마시고 당구쳤습니다. 만약 오늘 노는 날이 아니라면 어제 그렇게까지 놀수 없었겠죠.
오늘 아침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침대에서 뒹굴며 잠을 잤습니다. 요즘 밤늦게까지 컴퓨터하느라 잠이 늘 부족했던 저에게 이런 늦잠은 너무나도 달콤합니다.
느지막이 일어나 방청소하고 시원하게 샤워하고... 그랬는데도 시간은 오전을 넘기지않더군요. 인터넷도 하고, TV도 보고, 영화도 보고, 하고 싶은 일을 다했는데도 시간은 아직 충분합니다.
정말 매일 오늘만 같았으면... 그럴려면 백수가 되어서 집에서 놀아야 하나요??? ^^;
암튼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몇달전에 보았던 <지미 뉴트론>의 영화 이야기를 쓰기위해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나중에 개봉에 맞춰 다시 한번 보려고 동생의 컴퓨터에 고히 모셔놨었는데... 제가 동생의 컴퓨터를 멋모르고 포멧해버리는 바람에 다른 영화들과 함께 삭제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그냥 <지미 뉴트론>에 대한 영화이야기는 안쓰려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를 보려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기억력이 안좋아서... 그래도 이 영화에 대한 느낌은 아직도 생생한 편이니 그 느낌을 중심으로 영화이야기를 써내려 가겠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지미 뉴트론>은 애니메이션입니다. 요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이어 <치킨 런>, <슈렉>등을 앞세운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까지 선보이며 우리나라의 관객들도 이젠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유치한 영화라는 고정관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젠 블럭버스터들이 앞다투어 개봉하는 썸머시즌에도 애니메이션은 당당히 개봉되어 블럭버스터들과 흥행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실사 영화와 버금가는 기술과 제작비로 상당한 완성도와 재미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은 여느때보다 더 많은 대작 애니메이션들이 개봉되어 관객들을 유혹할것이라 합니다. 분명 <지미 뉴트론>은 올 여름 우리 극장가를 융단 폭격할 애니메이션 군단중 첫번째 타자입니다. 그만큼 <지미 뉴트론>은 만만한 애니메이션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새로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 부분에서 디즈니의 <몬스터 주식회사>와 드림웍스의 <슈렉>과 함께 노미네이트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전미 흥행 순위에서도 상당기간 상위에 랭크되며 1억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올려 헐리우드를 깜짝놀라게 했었습니다.
이렇듯 이미 미국에서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지미 뉴트론>은 그러나 디즈니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처럼 거액의 제작비가 들어간 작품도 아니며, 환상적인 기술력으로 애니메이션의 수준을 한단계 높인 작품도 아닙니다.    
분명 <몬스터 주식회사>와 <슈렉>처럼 3D 애니메이션이기는 하지만 <지미 뉴트론>은 이 두영화와 비교한다면 상당히 유치할 정도로 기술력에서 한참 뒤떨어집니다. 제작사도 디즈니나 드림웍스처럼 거대 규모의 스튜디오가 아닌 거의 구멍가게(?) 수준인 DNA 프로덕션이라는 곳에서 감독이 직접 몇몇 제작진과 함께 <지미 뉴트론>을 창조했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이런 소규모 애니메이션이 미국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썸머시즌 블럭 버스터의 격전을 앞둔 시기에 국내 극장가에 선보일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바로 다른 애니메이션과의 차별화때문인 듯 합니다.


 

 

  
<지미 뉴트론>의 차별화 정책... 그런데 이게 상당히 특이합니다. 다른 애니메이션들이 모두 한결같이 고급화를 선언할때 이 영화는 고급화 정책을 과감히 버리고 저예산의 B급 영화 정책을 선택한것 입니다.
물론 DNA 프로덕션이라는 작은 곳에서 적은 제작비로 만들었으니 어쩔수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저예산 정책은 오히려 애니메이션의 고급화에 어느정도 식상해있던 관객들한텐 적중하고 말았습니다.
작년에 개봉된 <파이널 환타지>의 흥행 실패가 그 예입니다.
<파이널 환타지>의 그 완벽한 기술력... 애니메이션이면서도 사람보다 더 완벽한 모습을 갖춘 캐릭터들... <파이널 환타지>를 보고나온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은 앞으로 많은 영화들이 실제 배우가 아닌 사이버 배우들로 채워질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었습니다.
하지만... 1억달러가 휠씬 넘는 제작비를 들인 <파이널 환타지>는 관객들에게 완벽하게 외면당했습니다. 이 결과를 두고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제가 생각하기엔 부실한 내용전개가 가장 큰 이유였을것이며,  인간보다 완벽한 사이버 캐릭터에 대한 관객들의 거부감도 한 몫 한듯 합니다.
그에 비하면 <지미 뉴트론>은 촌스러울 정도로 지금까지의 애니메이션 기술력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지미 뉴트론>의 이러한 행보는 오히려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었을 겁니다.
실사 영화보다 더 실사같은 나날이 발전하는 기술력으로 이미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본 관념을 깬 다른 메이저급 애니메이션에 비하면 <지미 뉴트론>은 애니메이션의 기본적인 모습으로 되돌아간겁니다.


 

 

    
<지미 뉴트론>의 또다른 차별화 정책은 바로 관객층입니다. 다른 애니메이션이 아동층을 겨냥하기보단 오히려 성인 관객을 공략하여 흥행에 성공하였습니다. 특히 <공각기동대>같은 영화는 성인이 보기에도 어려운 철학을 담음으로써 애니메이션은 애들을 위한 영화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었습니다.
하지만 <지미 뉴트론>은 철저하게 아동층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입니다. 그렇기에 어른들이 보기엔 유치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겐 오랜만에 자기들이 즐길만한 애니메이션이 나온 셈이죠.
물론 작년에 개봉된 <몬스터 주식회사>와 <슈렉>도 아동 관객들이 즐길만한 애니메이션이었죠. 하지만 이들은 순수하게 아동층만을 공략한 애니메이션이 아닌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미 뉴트론>은 어른들은 관객층에서 소외시킨 아이들만이 즐길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다른 애니메이션과 차별화 된겁니다.
어느 잡지에서 읽었는데 아동 영화가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애들이 영화를 보려면 보호자인 어른들이 동행을 해야하기에 어른들을 위한 영화보다 관객이 두배는 늘어날 수 있기때문이라더군요. 어른들은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아이들과 동행하기위해 돈을 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아이들이 부모에게 영화보여달라고 떼만 쓰게끔 유도한다면 그 영화는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거죠. ^^
그런데 <지미 뉴트론>이 그러합니다. 솔직히 미국에서 성인 관객중 <지미 뉴트론>이 보고 싶어 극장을 찾은 관객이 몇이나 되었을까요?
외계인에게 납치된 부모를 구하기위해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우주선으로 개조하고 우주 여행을 떠난다는 이 영화의 스토리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의 유치한 상상력이 보이는데...


 

 


어느 영화 평론가의 글을 읽으니 <지미 뉴트론>을 두고 아이들 계몽용 영화라고 하시더군요.
어른의 소중함을 깨닫는 아이들의 모험담이 이 영화의 기본 줄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라면 한번쯤 자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어른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하는 상상을 하게 되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상상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수 있는지 아이들에게 보여줬기때문에 미국의 어른들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일부러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다는 겁니다. 상당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더군요.
암튼 <지미 뉴트론>은 유치한 상상력과 아이들을 위한 스토리 전개로 다른 애니메이션과의 차별화에 성공한 애니메이션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완벽한 기술력을 자랑하는 성인용 애니메이션에 지쳤다면, 어린 시절의 공상을 회상하며 <지미 뉴트론>을 감상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


 

 



인연이

애니매이션 나 좋아해....음....슈렉이 참 잼났었구, 개미두 괜찮았구...아마 내가 애니매이션을 좋아하기 시작한게 개미였을거얌... 이건 아마 울산에 안 할것 같다...극장이 작아서 말야~  2002/06/07   

쭈니

아마도...
이 영화는 그리 큰 영화는 아니니까... 서울에서도 개봉관이 몇개 없을듯...
조금만 기다리면 인연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많이 개봉하는데... ^^
 2002/06/07    

아랑

애덜 만화라굽쑈?
글엄 애없는 저는 이거 보지 말란 말입니까-_-?
아아 참 저 취화선 봤어여~
영화에 푸욱~ 빠져서 꼼짝 안하고 봤죠.
재밌었어요^^
 2002/06/07   

쭈니

애들 만화라고해서 재미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갈수 있으니 오히려 색다른 경험이 될수도...
단지 제 이야기는 요즘의 다른 애니메이션처럼 성인용 애니메이션을 이 영화에선 기대해선 안된다는 이야기죠. ^^
<취화선>재밌게 보셨다고요???
음~~~ 아랑님이 그런 시대극을 좋아하셨구나.
 200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