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잭(Jack) ★★★★

쭈니-1 2009. 12. 9. 11:45

 

 



감독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주연 : 로빈 윌리암스, 다이안 레인, 빌 코스비

헐리우드의 거장을 꼽으라면 비평가들은 주저하지않고 우디 알렌, 마틴 스콜세지 그리고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를 꼽을 것이다(물론 생존하는 감독중에서...)
그 중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70년대를 풍미했던 거장이다. 72년작 [대부]는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이후로 가장 중요한 미국 영화의 자리에 올랐으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다. 진 핵크만 주연의 소품 [대화]로 74년 깐느를 정복한 코폴라 감독은 같은해 [대부 2]로 다시 아카데미를 수상했고, 79년엔 [지옥의 묵시록]으로 두번째 깐느를 수상했다.
그러나 그는 흥행과는 거리가 먼 감독이었다. [대부 1, 2]의 흥행이후 그의 작품은 거의 흥행에 실패했으며 금전만능주의의 헐리우드에서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그 입지가 점점 좁혀졌다.
흥행과 비평의 연속된 실패시기인 80년대를 거쳐 90년 [대부 3]로 다시한번 그 역량을 발휘했던 코폴라 감독은 비평면에서 실패했으나 오랜만에 흥행에 성공한 [드라큐라]로 재기에 성공한다. 90년대들어 코폴라 감독의 3번째 작품인 [잭]은 흥행을 염두에두고 연출한 영화이다.
조로증에 걸려 보통아이보다 4배나 성장 속도가 빠른 잭(로빈 윌리암스)을 주인공으로한 이 영화는 거장의 디즈니표 어린이 영화이지만 나름대로 재미를 가지고 있다.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는 잭역을 맡을 주인공이다. 40대의 몸을 가졌지만 10대의 순수한 영혼을 가진 맑은 눈동자의 배우. 무척 어려워보이지만 의외로 쉽다. 헐리우드엔 바로 로빈 윌리암스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스필버그의 [후크]에서 어른이 되어버린 피터팬의 연기를 멋들어지게 수행한 로빈 윌리암스는 [쥬만지]에선 신비의 게임속에 갇혀 20년후에 풀려난 순수함을 고스란히 간직한 앨런을 따뜻하게 연기했었다. 그런 그야말로 40살의 육체를 가진 10살의 순수한 소년 잭역에 안성마춤이었던 것이다.
로빈 윌리암스의 명연기 덕분에 이 영화는 영화적 재미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코폴라 감독은 흥행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인지 너무 로빈 윌리암스에 의존한다. 남들보다 4배나 성장속도가 빠른 그렇기에 남들이 20대의 황금시기를 맞이할때엔 '그때까지 살수 있을까?'라고 고민해야하는 잭의 모습에서 코폴라 감독은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이었다. 그리고 남들과 다른 모습이기에 친구들에게 소외당하는 잭의 모습도 진솔하게 담을 수 있었다. 그러나 코폴라 감독은 그런 것들을 포기했다.
잭이 처음 학교에 가던 날, 아이들은 거인이라며 그를 피하고 놀린다. 그러나 곧 농구를 매체로 잭은 아이들과 가까워진다. 코폴라 감독은 잭의 소외부분을 최소한으로 줄였고 그 대신 유쾌한 에피소드를 삽입했다. 영화의 전체적인 메세지 역시 '가장 완벽한 어른은 바로 아이들이다'라는 디즈니영화다운 상투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그러나 이 영화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말고 편안히 본다면 '과연 디즈니표 영화답다'라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말로 순수한 표정과 아름다운 눈빛을 가진 배우 로빈 윌리암스의 연기는 놀라움 그 자체였고 잭의 어머니를 연기한 다이안 레인이라던가(어니 언제 그녀가 그렇게 늙어버렸지?) 잭의 과외선생 연기를 한 빌 코스비의 순수한 연기도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1997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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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프란스시 포드 코폴라 감독은 제가 참 많이 좋아한 감독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소식이 없네요. [수퍼 노바]의 재앙후 이젠 은퇴하기로 작심을 한 것인지... [대부]의 그 웅장함은 다시 만들 수 없는 것인지...  200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