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파고(Fargo) ★★★★1/2

쭈니-1 2009. 12. 9. 11:43

 

 



감독 : 조엘 코엔
주연 : 프랜시스 맥도먼드, 윌리엄 H. 메이시, 스티브 부쉐미, 피터 스토메이어

1994년 미국 독립 영화의 영웅 코엔 형제는 영화팬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드디어 헐리우드의 대자본, 스타 시스템과 손을 잡았다. 1984년 [블러드 심플]로 데뷔, [아리조나 유괴사건], [밀러스 크로싱], [바톤 핑크]를 거치며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매니아들의 열렬한 박수 갈채를 받아왔으며, 91년작 [바톤 핑크]는 깐느에서 그랑프리와 감독, 남우 주연상을 휩쓸며 코엔 형제의 실력을 만천하에 알렸다.
그러한 화려한 경력을 가진 코엔 형제였기에 헐리우드의 대자본으로 만들어진 블랙 코미디 [허드서커 대리인]이 실패하리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모두들 코엔 형제의 창조력이 헐리우드를 바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틀렸다. 코엔 형제가 헐리우드를 바꾼 것이 아니라 헐리우드가 코엔 형제를 바꾸어 버렸다.
[허드서커 대리인]은 코엔 형제의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영화였으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평범한 코미디가 되어버렸고 코엔 현제는 서둘로 헐리우드를 떠나 본연의 스타일로 되돌아왔다. 그것이 [파고]이다. 그렇기에 [파고]는 코엔 형제에게 중요한 영화였다. [허드서커 대리인]에서의 외도와 실패를 [파고]로 만회해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코엔 형제는 해냈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파고]는 매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어냈을뿐만 아니라 깐느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는 또다시 코엔 형제는 헐리우드에 불러들이기위해 회유 작전에 나섰다. [파고]는 97년도 아카데미에 작품상등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조엘 코엔 감독의 부인이며 여수사관 마지역을 맡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에게 여우 주연상을 안겨주었다. 과연 코엔 형제가 이러한 헐리우드의 회유 작전에 넘어가 또다시 외도를 할지는 현재로선 알수 없는 일이다.
[파고]는 평화로운 마을을 무대로 삼고 있다. 눈이 온 마을을 뒤덮은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빚에 쪼들린 자동차 세일즈맨 제리 룬더가드(월리엄 H. 메이시)는 장인으로부터 몸값을 받아내기위해 칼(스티브 부쉐미)과 게어(피터 스토메이어)라는 두건달에게 아내의 유괴를 사주한다.
[파고]는 [아리조나 유괴사건]에서도 그러했듯이 유괴라는 범죄를 소재로 삼고 있다. 그리고 코엔 형제답게 살인과 피, 유머로 관객을 휘어잡는다. 잔인한 살인범 역을 맡은 스티브 부쉐미와 피터 스토메이어는 상반된 성격 연기로 딱딱해지기 쉬운 스릴러 장르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특히 [저수지의 개들], [데스페라도]의 스티브 부쉐미는 말많은 얼치기 유괴범으로 나와 관객을 웃겼다. 제리역의 윌리엄 H. 메이시의 멍청한 연기도 일품. 그 중 마지(프랜시스 맥도먼드)라는 캐릭터는 단연 이 영화의 백미이다. 어수룩한 표정에 만삭의 몸으로 뒤뚱거리며 사건을 파헤치는 마지 역의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과연 최고였다.
코엔 형제는 평범한 스릴러 장르로의 [피고]를 용서치 않았다. 그들은 장기대로 [파고]를 유머와 피가 가득 넘치는 그들만의 스릴러로 창조했으며 하얀 눈밭위에서의 이 영화는 그래서 더욱 인상깊다.
P.S. 코엔 형제는 영화의 사실성을 살리기위해 배우들에게 실제 그 지역의 사투리를 쓰게하였다. 물론 비영어권 관객에겐 별 의미없는 일이게지만 그래도 영화에 조금만 관심을 갖게된다면 배우들이 "ya-"라는 발음을 너무 남발한다는 것을 느끼게 될것이다.

1997년 6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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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솔직히 고백한다면 전 코엔 형제의 영화를 그리 많이보지도 못했고, 그리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파고]에 대한 평은 좋지만 사실 [피고]보다는 [허드서커 대리인]이 더욱 재미있었다는... ^^;  2005/10/25   
주헌아빠
[파고]..저는 좀..너무 잔잔했다(?)고나 할까요..코엔형제 영화중에..ㅋㅋㅋ
암튼..맥도먼드가 임신중으로 나왔는데...제가 알기론..코엔형제중 형인지 동생인지중 하나와 실제 부부라고 하던데..
진짜..애 배고 연기한거지...아시나요?
별쓸데 없는게 궁금하네요.ㅋㅋㅋ
 2006/02/06   
쭈니 제가 알기로는 조엘 코헨과 부부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신중 연기도 들은바 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그것이 사실인것으로 기억합니다.
[파고]가 잔잔하다니...
전 산채로 사람을 갈아버리는 장면에서 충격먹었었는데... ^^;
 2006/02/07   
바이올렛
너무 끔찍했던 영화인데... ㅡ,.ㅡ;; 고딩이었던 여린 제 감성을 완죤히 뭉게버렸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을 보고 정말 기분 드러웠는데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충격을 줬던 영화에요  2008/01/06   
쭈니 고등학생이 보기엔 좀 쎘던 영화입니다. ^^  2008/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