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양윤호
주연 : 김혜수, 김호진, 이경영
96년 우라나라 영화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문제작 [유리]를 감독했던 양윤호 감독. [유리]는 한 수도승의 팍겨적인 행위를 담은 영화로 깐느 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되었으나 공륜의 가위질 여부로 논란이 많았던 작품이다. 이렇듯 데뷔작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양윤호 감독. 그러나 양윤호 감독의 영화 [유리]는 비평가 사이에서만 논란이 되었을뿐 결국 일반 관객에게 소개될 기회는 앋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양윤호 감독이 선택한 두번째 영화는 가벼운 섹스 코미디 [미스터 콘돔]이다.
전작 [유리]와는 너무나도 비교되는 이 영화는(난 [유리]를 보지 못했다.) 그렇기에 비평가들을 당황하게 했으며 별로 좋은 평가는 얻어내지 못했다. 그러나 [미스터 콘돔]은 관객 동원에 성공하여 양윤호 감독의 실력을 입증하였으며 비평가의 눈과 관객의 눈은 틀리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입증하였다.
[미스터 콘돔]은 전형적인 신세대 DIKN(Double Income No Kid)족 부부 이야기이다. 같은 항공사내의 커플 성희(김혜수)와 성호(김호진). 성희는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아기 갖기를 거절하지만 성호는 선배(이경영)의 머리를 빌리면서까지 아기를 갖기위해 온갖 꾀를 짜낸다. 초반은 아이를 갖고싶은 성호의 집요한 도전과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 성희의 환상적인 방어를 보여주며 가벼우면서도 코믹한 분위기를 이어간다. 섹스를 그 소재로 삼았기에 야해야하는 영상은 톱탤런트 김혜수, 김호진의 캐스팅이 말해주듯 별로 야하지는 않고 언어유희적 수준에 머물지만 TV에서 이어온 김혜수의 건강미와 김호진의 귀여운 스터일은 충분히 관객들을 흐뭇하게 한다.
영화는 중반 성희가 아기를 갖기로 결심하며 조금씩 느슨해진다. 아기를 갖기위해 두 부부가 벌이는 사투는 안쓰러울 정도. 결국 성의는 상상임신 사건을 계기로 두 사람의 사이는 멀어지고 결국 성희는 성호의 곁을 떠난다.
양윤호 감독은 '기왕 대중적인 영화를 만들려면 철저히 대중 영화의 공식에 따르겠다'고 결심한듯 철저하게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이용한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났다가 헤어지고, 다시 재회하고... 그러나 그러한 공식은 오히려 [미스터 콘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영화초반 너무나도 경쾌하여 관객들을 행복하게하던 이 영화는 그만 두 사람의 결별로 이어지며 분위기가 푹 죽어버린 것이다. 그리곤 어김없이 두 사람은 재회하고 영화는 끝을 맺는다. 후반부에 가서는 너무 통속적인 감도 없지 않지만 양윤호 감독의 철저한 오락 영화이기에 그 기대감은 커진다.
첫번째 작품은 그 참을 수 없는 무거움으로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받고, 두번째 작품은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으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은 그이기에 세번째 작품이 더더욱 기다려진다. 첫번째 자품과 두반째 작품에서 겪었던 경험을 살려 세번째 작품은 작품성과 오락성을 두루 갖춘 그런 영화가 아닐까?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다.) 암튼 우리 모두 양윤호 감독을 기대해보자.
1997년 5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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