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아담스 패밀리 2 (Addams Family Values) ★★★★

쭈니-1 2009. 12. 9. 11:24

 

 



감독 : 배리 소넨필드
주연 : 라울 줄리아, 안젤리카 휴스톤, 크리스토퍼 로이드, 조안 쿠잭, 크리스티나 리치

1992년 선보여 미국 흥행에 성공한 이색적인 몬스터 코미디 [아담스 패밀리]는 1920년대말 찰스 아담스가 그린 블랙 코미디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보통 사람들과는 분명 다른 아담스 일가의 모험을 그린 [아담스 패밀리]는 [미저리], [빅],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등의 영화에서 촬영감독으로 활약했던 배리 소넨필드의 감독 데뷔작이었고 [아담스 패밀리 2]는 그 이듬해인 93년에 선보인 후속작이다.
[아담스 패밀리 2]의 최대 볼거리는 이색적인 캐릭터이다. 가장인 고메스(라울 줄리아)는 다재다능한 스포츠맨이며 마술과 칼던지기가 일품이고 지하에 엄청난 보물을 숨겨둔 백만장자이다. 고메스역의 라울 줄리아는 [거미여인의 키스]로 잘 알려진 연기파 배우이며 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타계하여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겨 주었다.
안주인 모티시아(안젤리카 휴스톤)능 아이들의 살인적인 게임에 조금도 개의치않는 그로테스크한 백치미인. 안젤리카 휴스톤은 유명한 휴스톤 가문의 딸로 [프리지의 명예]로 오스카를 수상함으로써 휴스톤 가문의 3대째 연속 오스카 수상이라는 전통을 이어나간 개성있는 여배우이다.
삼촌 페스터(크리스토퍼 로이드)는 거구의 대머리에다가 순진한 괴짜중의 괴짜이다. 전편에선 기억상실증에 걸린 악당으로 나왔다가 마지막에가서야 기억을 되찾아 아담스 일가에 합류한 인물. [빽 투 더 퓨처] 3부작과 [누가 로저래빗을 모함하는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크리스토퍼 로이드가 맡고 있다.
그외 후랑켄쉬타인과 외모가 비슷한 집사를 비롯하여 손사람과 귀여운 악마인 딸 웬즈데이(크리스티나 리치)와 아들 퍽슬리 그리고 눈알요리와 거미요리가 일품인 주방장 할머니가 아담스 일가이다.
이러한 아담스 일가에 새 아기가 태어난다. 새 아기의 등장으로 웬즈데이와 퍽슬리는 고민에 빠지고 새 아기를 없앨 계획을 세운다. 이를 알아차린 고메즈와 모티시아는 유모 데비(조안 쿠잭)를 고용하고 순진한 페스터는 그만 데비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러나 데비는 부잣집 남자만 골라 첫날밤을 취룬후 살해하는 살인마였다.
[아담스 패밀리 2]는 아담스 일가의 재산을 노리는 악녀 데비로인한 소동을 주내용으로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작 [겟쇼티]에서 헐리우드에 대한 풍자코미디를 완성했던 배리 소넨필드는 [아담스 패밀리 2]를 평범한 호러 코미디보다는 미국문화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해대므로 블랙 코미디에 가깝게 연출했다.
데비의 계략에 의해 원하지도 않은 캠프에간 웬즈데이와 퍽슬리는 마이클 잭슨의 포스터를 보며 질겁하고 디즈니의 만화를 보며 고통을 당한다. 결국 둘은 캠프에서 마련한 연극에서 인디안 복장을 입고 백인 복장을 입은 아이들을 공격하며 이렇게 외친다. '우리들은 인디안 보호구역으로 몰아낼 백인들을 용서할수 없다'라고. 또한편 새로 태어난 아기는 페스터가 데비의 꾐에 넘어가 그녀의 성적 노리개가 되자 병이 난다. 병이 난 모습은 금발 곱슬머리와 불그스레한 빰과 미소. 고메스는 아기가 커서 변호사나 치아교정사 또는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에 절규한다. '제발 대통령만은 안돼'라고.
그냥 우스운 아담스 일가의 해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의미심장하다. 배리 소넨필드 감독은 미국문화에 대해 획일화되어가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걱정했으며 이는 미국문화에 뿌리깊은 청교도 사상과 보수주의에 대한 조심스러운 도전이었다. 물론 이 영화는 결국 재미있는 호러 코미디인 전편에 비해 조심럽게 사라져갔다. 그러나 후에 소넨필드가 풍자 코미디의 걸작 [겟쇼티]를 연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여 주었다.
물론 재미면으로나 신선면에 대해서는 확실히 전편에 비해 떨어진다. 이것은 후속편의 어쩔수없는 운명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력적인 악녀역을 맡았던 조안 쿠잭의 연기는 빛났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배리 소넨필드가 전편의 성공작의 이름을 빌어 풍자 코미디를 완성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코미디를 원했던 관객에 대한 배신이었다. 차라리 [아담스 패밀리 2]가 아닌 다른 영화로써 풍자 코미디를 완성했다면 그의 경력에 분명 길이 남아 있었을텐데 말이다.

1997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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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배리 소넨필드는 제가 좋아하는 헐리우드 감독중의 한명입니다. 그의 영화는 언제나 독특한 비쥬얼을 자랑하죠. 그의 최악의 영화라는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조차도 저는 좋았으니까요. 제가 그를 좋아하게된 계기를 마련해준 영화가 바로 [아담스 패밀리]입니다. 정말 기발한 영화였죠. [아담스 패밀리 2]는 전편에 비해 뭔가 메세지를 남기려는 노력때문에 오히려 전편보다 싫었지만 암튼 배리 소넨필드의 역량이 충분히 발휘된 영화이기도 합니다.  2005/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