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브라이언 레반트
주연 : 아놀드 슈왈츠네거, 리타 윌슨, 신바드
헐리우드 최고의 액션 배우라면 단연코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단한 근육과 무표정한 얼굴로인해 액션 영화 배우로의 최적의 조건을 가진 그는 80년대만하더라도 라이벌이라고는 실베스타 스탤론뿐일 정도로 액션 영화의 독보적인 존재이다. 특히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자기의 이미지 관리에도 철저한 배우이기도한데 88년 [트윈스]에 출연하여 액션 연기뿐 아니라 코미디 연기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보여줘 놀라움을 자아내게 했다.
그후 [유치원에 간 사나이]에서 액션과 코미디 연기를 같이 보여주었으며, [쥬니어]에선 임신한 남자로나와 그야말로 전세계를 폭소의 도가니속으로 몰아넣었었다.
그리고 1996년 여름 [이레이저]로 액션 배우로 다시 컴백한 그는 다음 작품으로 장난감을 사기위해 죽도록 고생하는 가정에 충실하지못한 아버지 역을 맡은 [솔드 아웃]으로 다시 코미디 배우로 변신해 그야말로 액션과 코미디에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번에 그를 코미디 배우로의 변신을 도와준 인물은 코미디의 달인 크리스 콜럼버스와 브라이언 레반트이다. 제작을 맡은 크리스 콜럼버스는 이미 [나홀로 집에 1, 2]와 [미세스 다웃 파피어], [나인 먼스]등 히트 코미디 영화를 감독했던 재주꾼이고, 이 영화의 감독을 맡은 브라이언 레반트는 [고인돌 가족 플린스턴]과 [베토벤]등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히트 코미디를 감독했던 인물이다. 이 두사람의 든든한 지원을 받으며 아놀드 슈왈츠네거는 다시한번 온 세상을 웃음의 도가니속으로 몰아넣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솔드 아웃]은 실패작이다.
영화는 초반 고내찮은 출발을 보여주었다. 일이 너무나 바뻐 가정을 돌보지 못했던 빵점 아빠 하워드(아놀드 슈왈츠네거)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들에게 점수를 따기위해 아들이 정말로 가지고싶어하는 장난감 터보맨을 사주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장난감인 터보맨을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에서 별따는 것보다 어려운 일. 영화는 초반 하워드의 터보맨 장난감을 사기위한 필사적이고 눈물겨운 노력을 보여준다. 근육질의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그깟 장난감을 사기위해 벌이는 소동은 코미디의 달인들이 만든 솜씨답게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 터보맨을 사기위해 하워드와 경쟁을 벌이는 얄미운 우체부(신바드)와 아내(리타 윌슨)를 유혹하는 옆집의 1등 아빠 테드 등 영화의 캐릭터들도 너무나 재미있고 특히 터보맨을 사기위한 방송국 소동과 가짜 산타한테 사기당해 벌이는 해프닝들은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그러나 [솔드 아웃]은 후반에 가서 엉뚱한 전개를 보여준다. 얼떨결에 축제행렬의 터보맨 복장을 입게된 하워드는 터보맨 장난감을 빼앗기위해 목숨건 우체부와 만화같은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 장면에서 하워드는 터보맨 복장을 입고 마치 자신이 슈퍼맨인양 날아다닌다.
영화 초반에 선보였던 아기자기하고 신선한 재미는 후반에 가서 너무 가장되고 장난끼 가득한 전개로 인해 그 빛을 잃었다. 장난감을 얻기위한 오버 액션은 영화 초반엔 재미있었으나 후반엔 그 도가 지나쳐 오히려 거부감을 준다. 장난감을 얻기위해 목숨건 우체부도 웃기는 노릇이지만 터보맨 복장을 입고 슈퍼맨처럼 날아다니는 하워드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치'이다. 크리스 콜럼버스와 브라이언 레반트는 근육질의 스타 아놀드 슈왈츠네거를 주인공으로한 코미디 영화 만들기에 급급하다보니 후반부의 아이디어가 채 완성하기도 전인 미숙한 시나리오로 영화를 완성시켰고,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코미디 연기를 보여주면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인해 [솔드 아웃]을 망치고 말았다. 차라리 [솔드 아웃]의 시나리오를 시간을 두고 완성시켰더라면 정말 고내찮은 걸작 코미디가 완성되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1997년 4월 3일
IP Address : 218.39.52.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