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씨티 홀(City Hall) ★★★★

쭈니-1 2009. 12. 9. 09:09

 

 



감독 : 헤롤드 베커
주연 : 알 파치노, 존 쿠잭, 브리지트 폰다

정치인의 탐욕과 부패를 폭로한 정치스릴러 [씨티 홀]은 [맬리스]에서 니콜 키드만을 성공적으로 악녀로 연기변신시켰던 해롤드 베커 감독의 작품이다. 전직 뉴욕시장 보좌관이었던 원작자 켄 리퍼의 생생한 시나리오에 [좋은 친구들], [카지노]의 니콜라스 필레기와 폴 슈레이더의 실력있는 각색으로 인해 탄생한 이 영화는 최초로 뉴욕시청을 공개한 영화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비오는ㄴ잘 아침 경관 산토스와 마약밀매자 티노의 총격전으로 경관과 마약밀매자 그리고 6살난 흑인 아이가 살해되는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사건은 많은 의혹을 갖고 있었고, 시장 보좌관 케빈 칼훈(존 큐잭)과 경관 유가족 보호 위원회 변호사 메리베스(브리지트 폰다)가 사건을 조사하며 더욱 미궁에 빠져든다.
이 영화의 최고의 관심사는 역시 알 파치노이다. 아카데미에 8번이나 노미네이트되며 94년 [여인의 향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그는 [씨티 홀]에서 강한 카리스마와 의리 그리고 부패라는 이중인격적인 뉴욕 시장 존 파파스 연기를 해낸다. 그느 차기 대권주자를 노릴 정도로 야심가이지만 자신의 야심을 위해 마피아 보스의 조카이며 마약밀매업자인 티노에게 가벼운 형량을 주도록 판사에게 압력을 놓은 부패한 정치가이기도 하다.
영화는 전형저긴 스릴러 형식을 취한다. 어느날 벌어진 의혹의 사건과 그 사건을 파헤치는 젊고 잘생긴 이상주의자. 그리고 그를 돕는 아름다운 여인(마치 [타임 투 킬]처럼). 계속되는 살인과 사건뒤에 숨겨진 진실 등. 무대만 뉴욕시청으로 바뀌었을뿐 모든 것이 그대로인 것이다. 알 파치노의 카리스마적인 연기와 차분한 스토리 전개 등 그런대로 괜찮은 스릴러 영화였으나 미국 정치인의 부패를 파헤친 문제작은 되지 못했다.
이 영화의 문제점은 바로 존 쿠잭이다. [그리프터스]등의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그는 [씨티 홀]에서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영웅연기를 해대기엔 약간 어색해 보였다. 그의 캐릭터 역시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많은 요인을 제공했다.
존 파파스 시장의 젊고 실력있는 보좌관 케빈 칼훈. 그는 조 파파스 시장을 존경하며 잘대적으로 신뢰한다. 그가 사건에 뛰어드는 이유 역시 사건으로인해 시장의 인기가 하락할것을 걱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파고들수록 관련자들이 살해되고 엄청난 권력층이 뒤에 도사리고 있음을 감지한다. 사실 칼훈은 이때쯤에 사건에서 손을 뗐어야한다. 왜냐하면 이 사건은 그저 흔한 미국의 사고였고 사건을 파고들어 사건을 확대시키면 오히려 시장의 인기가 하락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리한 그가 그것을 모를리가 없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그가 사건을 계속 파헤치는 이유는 바로 젊고 아름다운 여변호사 메리베스때문이다. 결국 그는 여자때문에 자신의 상관을 곤경에 빠뜨린 셈이 되고 만것이다. 헤롤드 베커 감독은 그가 사건을 파고드는 이유는 정의감과 진실을 위해서라고 관객에게 설명하고 싶겠지만 정치라는 오묘한 무대위에서 정의감과 진실을 위함이란 것은 그야말로 개같은 소리이다.
마지막 라스트의 처리에선 케빈 칼훈의 행동은 그야말로 도에 지나치다. 사건의 배후인물이 존 파파스 시장이라는 것을 알고 은퇴를 종용하는 케빈 칼훈의 모습은 얼마나 거만해 보이던지. 그는 단지 우정을 위해 마약밀매업자에게 가벼운 형량을 내려달라고 판사 친구에게 부탁한것 뿐인데 그의 모든 것을 파괴하다니...
다시말해 이 영화는 알 파치노의 매력에비해 정의의 영웅인 존 쿠잭의 매력이 너무 보잘것 없어서 관객을 존 쿠잭의 편에 서지 못하게 한 것이 큰 잘못이었던 것이다.
케빈 칼훈과 메리베스의 캐릭터와 사건의 전개가 너무 전형성을 띠어 결국 이 영화는 재미있는 스릴러 영화는 될 수 있으나 정치인의 탐욕과 부패를 소재로한 문제작은 되지 못한 것이다.

1997년 2월 21일

IP Address : 218.39.53.15 
쭈니 제 기억으로는 꽤 재미있었던 스릴러 영화였지만 아마도 알 파치노가 악역으로 나왔다는 이유가 이 영화에 대한 혹평으로 이어진것 같습니다. 특히 존 쿠잭에 대한 혹평이 조금 살벌하군요. ^^;  200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