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문라이트 앤 발렌티노 (Moonlight And Valentino) ★★★★

쭈니-1 2009. 12. 9. 09:08

 

 



감독 : 데이빗 안스퍼
주연 : 엘레자베스 퍼킨스, 기네스 팰트로우, 캐서린 터너, 우피 골드버그

여성을 로맨틱 드라마의 귀여운 주인공이나 액션 영웅을 기다리는 나약한 존재쯤으로 여기던 헐리우드도 90년대들어 그 생각이 많이 바뀐듯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델마와 루이스]에서 수잔 새러던과 지나 데이비스에게 총을 쥐어 주었으며 [에이리언]에서는 시고니 위버를 여전사로 만들었다. 레니 할린 감독은 아내인 지나 데이비스를 [컷스로트 아일랜드]와 [롱키스 굿나잇]을 통해 여성 액션스타로 탈바꿈 시켜놓았고 대미 무어는 [주홍글씨], [주어러], [스트립티즈]등 최근 영화들을 통해 강한 여성 이미지 만들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잔잔한 터치로 그리고 있는 영화들도 요즘들어 부쩍 늘었다. 포레스트 휘태거는 휘트니 휴스턴, 안젤라 바셋등을 기용 흑인 여성 이야기 [사랑을 기다리며]를 오나성시켰고, 레슬리 린카 글래터 감독은 데미 무어, 멜라니 그리피스와 함께 여성성장영화 [나우 앤 덴]을, 허버트 로스 감독은 우피 골드버그, 드류 배리모어를 기용 [보이즈 온 더 사이드]를, 존 에브넷 감독은 제시카 탠디, 캐시 베이츠등과 함께 여성의 우정을 그린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내놓아 좋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문라이트 앤 발렌티노]는 위에 나열한 영화와 같은 여성 영화이다. 이 영화의 출연진도 실력있는 여성 연기자로 짜여져 일단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사랑하는 남편을 갑자기 교통사고로 잃고 괴로워하는 대학교수 레베카역에 엘리자베스 퍼킨스는 [34번가의 기적]을 통해 국내에 알려진 실력있는 여배우이며, 그녀의 여동생 기네스 팰트로우는 [쎄븐]에서의 청순한 연기로 브래드 피트의 연인이 된 신세대 스타이다. 그외 헐리우드의 여장부 캐서린 터너와 블랙우먼파워 우피 골드버그도 출연, 그야말로 최강의 여성 배우진을 자랑하고 있다.
극작가 닐 사이몬의 딸 엘렌 사이몬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각본을 쓴 이 영화는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인해 한 여인이 겪게되는 슬픔과 그녀가 주위 사람들의 애정어린 시선속에서 아픔을 이겨내는 과정을 잔잔한 터치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마치 누군가가 자신의 이야기를 조용히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니고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네명의 여성들은 모두 자기만의 고민을 가지고 있다. 남편을 잃은 레베카(엘리자베스 퍼킨스)는 엉뚱하게도 자신이 전형적인 미망인이 되어갈것을 고민한다(최소한 외형적으로는) 그리고 영화 후반엔 집칠장이와 성적인 관계를 갖고 그에대한 혼란에 괴로워한다. ㅅ로직히 이러한 고민은 우리의 정서와 잘 맞지않는다. 남편의 장례식때 눈이 벌게지도록 우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는 우리 관객의 눈엔 남편의 죽음앞에 눈물한방울 흘리지않고 자신이 미망인으로 보일것을 걱정하며 심지어 얼마되지않아 집칠장이와 관계를 맺는 것이 얼마나 어색해보이던지. 어쩌면 레베카의 그런 외형적인 모습과는 반대로 내적으로는 많은 슬픔과 괴로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아무래도 엘리자베스 퍼킨스의 연기가 호소력이 별로 없는 탓인듯하다.
레베카의 동생 루시(기네스 팰트로우)의 고민은 좀 더 동화적이다. 그녀는 새엄마인 알베르타(캐서린 터너)를 엄마로써 받아들이지 못하고 갈등하며 새로 생긴 남자친구와의 성적인 관계시 신음소리는 언제 어떻게 내며 자신의 몸매는 괜찮은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솔직히 그것은 현실성이 없는 고민이기는 하지만 약간 멍청해보이면서 순진해보이고 반항적으로 보이는 기네스 팰트로우의 묘한 이미지덕분에 그런대로 관객에게 먹혀들어간다.
성공한 커리어우먼 알베르타는 이혼한 남편의 두딸 레베카와 루시에게 진짜 엄마 노릇을 하기위해 부단히 애쓴다. 마이클 더글라스와 함께 [나일의 대모험], [장미의 전쟁]에서 종횡무진 활약할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중년 아줌마가 된 캐서린 터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헤베카의 친구인 실비(우피 골드버그)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는데도 그가 언젠가는 자신의 곁을 떠날것이라는 괜한 걱정을 하고 살아간다. 물론 그녀의 고민은 영화 중반 해결된다.
이러한 네명의 여성이 달빛아래모여 서로의 속심정을 털어놓으며 갈등을 해소하는 라스트는 너무 형식적이다.
데이빗 안스퍼 감독은 네명의 여성이야기를 잔잔한 터치로 조용히 노래하듯 그려냈지만 마지막 결말은 너무 헐리우드적으로 끝맺음을 함으로써 뭔가 부족한듯한 아쉬움만 남겨 주었다.

1997년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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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전 여성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무척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신기하거든요. 내가 알지못하는 여성의 세계를 훔쳐보는 재미라고나 할까... 이 영화도 그중 하나죠. 물론 언제나 영화를 보고나면 제대로 이해는 하지 못합니다. 남성의 한계죠. ^^
이 영화에서 특이한 것은 지금은 제게 최고의 배우인 기네스 팰트로우에 대한 제 평가네요. 약간 멍청해보인다니... 컥~ ^^;
 2005/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