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아이 포 아이(Eye For An Eye) ★★★★

쭈니-1 2009. 12. 9. 09:07

 

 



감독 : 죤 슐레진저
주연 : 샐리 필드, 키퍼 서덜랜드, 에드 해리스, 조 만테냐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이 법의 헛점을 이용하여 무죄로 풀려나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한다면 당신은 어쩌겠는가?'
[미드나잇 카우보이], [퍼스픽 하이츠]의 거장 죤 슐레진저 감독이 오랜만에 국내에 선보인 신작 [아이 포 아이]는 관객에게 이렇게 묻는다.
영화는 벌레조차 죽이지 못하는 두아이의 어머니인 카렌(샐리 필드)의 맏딸이 처참하게 강간당하고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에서부터 시작한다. 경찰의 수사결과 슈퍼배달부 둡(키퍼 서덜랜드)이 용의자로 검거되지만 검찰의 실수로 풀려나게 된다.
죤 술레진저 감독은 서두르지않고 천천히 영화를 진행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지루해졌지만 카렌의 변화는 섬세하게 그린 편이다. [미세스 다웃 파이어], [포레스트 검프]등에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던 샐리 필드는 순진한 가정주부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변하는 폭넓은 연기를 펼쳐주어야했지만 내가 보기엔 실패한듯하다. 그녀의 온순해보이는 외모탓에 영화후반 복수를 위해 총을 드는 연기가 얼마나 어색해보이던지. 그에 반에 [어 퓨 굿맨], [삼총사]의 키퍼 서덜랜드의 연기변신은 괜찮아 보인다. 온몸에 문신을 하고 양심이라고는 전혀없는 전형적인 악당 연기를 해낸 그는 샐리 필드로 인해 어색해진 분위기를 활발히 바꾸어준다. 카렌의 남편역의 에드 해리스와 형사역의 조 만테냐 역시 눈에 띄진 않지만 연기는 꽤 안정적으로 보인다.
영화는 카렌의 변화에 따라 조금씩 진행된다. 과연 복수를 하는 것이 옳을까?
둡이 카렌에게 협박을 해대고 제 2의 범죄를 벌임으로써 영화는 '법이 그를 벌하지 못한다면 내가 나서리!'라고 외친다. 솔직히 둡의 제 2의 범죄는 설득력이 없지만 카렌과 관객의 마음을 둡에대한 처형으로 돌리기에는 효과만점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복수해야 할것인가? 이 부분 역시 영화는 세심한 신경을 쓴다. 왜냐하면 우리의 주인공을 단순한 살해자로 몰수없기에. 슐레진저 감독이 선택한 복수의 방법은 꽤 아이디어가 신선하다. 둡을 집으로 유인하여 자신을 공격케한 후 살해한 것이다. 법의 헛점을 이용하여 빠져나간 살인자를 법의 헛점을 이용하여 복수한다는 이 영화의 결말은 결국 심각한 시작을 오락적 재미로 끝맺음하는 아쉬움을 보여주었지만 어쨌든 재미있다.

P.S. 이 영화엔 느닷없이 한국인들이 등장한다. 둡을 미행하는 카렌이 지나가는  빈민가 거리에서, 그리고 둡이 일하는 슈퍼마켓에서. 그리 긍정적인 장소는 아니기에 당혹스럽고 기분이 나쁘다.

1997년 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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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죤 슐레진저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미국의 스릴러 감독중의 하나죠. 그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퍼스픽 하이츠]와 [아이 포 아이]만으로도 스릴러에 굉장한 능력을 갖춘 감독임을 알 수 있습니다.(물론 그의 대표작은 [미드나잇 카우보이]이지만...)
[넥스트 베스트 씽]이라는 멜로 영화를 마지막으로 2003년에 77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그의 재능이 아깝기만 합니다.
 2005/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