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킹핀 (Kingpin) ★★★1/2

쭈니-1 2009. 12. 9. 09:10

 

 



감독 : 파렐리 형제
주연 : 우디 해럴슨, 랜디 퀘이드, 빌 머레이

스포츠의 세계만큼 헐리우드의 영화소재로 적합한 것도 없을 것이다. 다이나믹한 경기장면이 있고, 아슬아슬한 승부가 있으며, 어김없이 승자와 패자가 있다. 여기에 안타까운 사랑만 플러스해준다면 그야말로 영화소재로는 금상첨화인 셈이다. [킹핀]은 위의 요소들 외에도 코미디를 첨가한 스포츠코미디 영화이다. ]
[킹핀]이 소재로 삼고 있는 스포츠는 다름아닌 볼링. 야구나 농구, 복싱등 수많은 스포츠를 소재로한 헐리우드 영화중에서 일단 소재는 신선한 편이다. 그러나 다른 종목들에 비해 많은 스포츠팬을 확보하고있지않은 종목이기에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선 일단 스타가 필요했다.
그 스타가 바로 우디 해럴슨이다. 에드리안 라인 감독의 [은밀한 유혹], 올리버 스톤 감독의 [킬러], 그리고 최근 밀로스 포만 감독의 [래리 플린트]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개성파 연기자 우디 해럴슨. 그는 이미 웨슬리 스나입스와 주연한 길거이 농구 영화 [덩크슛]으로 스포츠 코미디 영화에도 그 재능을 발휘했기에 어쩌면 [킹핀]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주인공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신만만한 풋내기 볼링선수에서 갈고리 손을 가진 거렁뱅이 중년사내까지의 폭넓은 연기를 펼쳤으며 일단 그의 무난한 연기는 파렐리 형제의 기대에 부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디 해럴슨의 이러한 연기도 이 영화를 살려내지는 못했다. 거렁뱅이로 몰락한 왕년의 볼링천재가 순진한 풋내기 볼링선수를 데리고 볼링대회를 석권하기위해 길을 떠난다는 전체적인 스토리는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고, [인디펜던트 데이]에서 술주정뱅이역을 했던 랜디 퀘이드의 순진하고 젊은 아미쉬교도연기는 그야말로 'oh my god'이다.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 영화는 전혀 웃기지 않다는 것이다. [은밀한 유혹]의 패러디까지 해보지만 허망하기만 하다. 마지막 볼링대회에 참가하는 인물이 랜디 퀘이드가 아닌 고무손을 가진 우디 해럴슨이라는 설정은 이 영화가 너무 지나치게 우디 해럴슨에게 기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라스트는 희망적이다. 우디 해럴슨과 그를 예전에 악의 구렁텅이로 몰았던 악당 빌 머레이의 경기는 현실적으론 고무손을 가진 거렁뱅이와 챔피온의 경기였고 영화적으론 주인공과 악당의 경기였다. 여기에서 파렐리 형제는 복수를 위해 무리하게 영화적인 주인공의 손을 들어주지않았고 현실적인 챔피온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꼭 있어야할 해피엔딩은 다른 곳에서 찾아냈다. 그것은 너무나도 옳은 선택이었다.

1997년 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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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파렐리 형제의 화장실 코미디가 익숙하지 못했던 때였습니다. 그러니 다연히 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좋지않을 수 밖에... 2년후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가 개봉되어야 저는 패럴리 형제의 영화를 인정하기 시작했답니다. ^^  2005/02/11   
다른건 몰라도.. 볼링에서 빽히끼 이빠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ㅎㅎ  2008/09/09   
쭈니 전 방값이 없어서 주인아줌마에게 몸대주고 오바이트하는 장면... 전 왜 이런 장면들이 기억에 남는 걸까요??? ^^;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