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체인 리액션(Chain Reaction) ★★★1/2

쭈니-1 2009. 12. 9. 09:02

 

 



감독 : 앤드류 데이비스
주연 : 키아누 리브스, 모건 프리먼, 레이첼 와이즈

만약 천연가스나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깨끗하고 무한한 양의 에너지를 개발된다면? 이 영화는 이러한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팩 케이지], [형사 니코], [사일런스], [언더시즈]등 성공한 B급 액션영화에서부터 시작하여 [도망자]로 흥행감독의 명함을 갖게된 앤드류 데이비스는 만약 그런다면 그것을 발견해낸 과학자들은 엄청난 위기에 빠질것이라고 설명한다. 왜냐하면 새로운 에너지의 개발로 석유와 전기등 에너지 회사들은 무너질테고 엄청난 실업자와 경제난이 발생할테니 말이다. 어찌보면 그것은 꽤 설득력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앤드류 데이비스는 이것을 영화화하는데는 실패했다.
이 영화엔 최고의 스타 키아누 리브스가 나온다. 그는 최고의 액션 영화 [스피드]로 자신의 인기를 구축했다. 그러나 그후 [리틀 부다], [코드명 J]의 연속적인 실패로 급기야는 [스피드 2]에서 산드라 블럭보다 적은 액수의 출연료를 제시받았다. 물론 그는 거절했다. 그러나 [체인 리액션]의 실패는 그에게 치명타인듯. 긴머리를 휘날리며 쫓기는 그의 모습을 관객들은 외면한 것이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이 영화는 너무 평범하다. 앤드류 데이비스 감독은 매너리즘에 빠진듯 자신의 최고 히트작 [도망자]의 공식을 이 영화에 그대로 적용한다. 이 영화는 [도망자]처럼 평범한 남자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의 죽음으로 살인누명을 쓰게되고 쫓긴다. 그러나 키아누 리브스는 해리슨 포드보다 절망적이지 못했고 스케일은 커졌지만 긴박감은 떨어졌다. 그러니 누가 이 영화를 선택하겠는가!
게다가 이 영화의 최고의 약점은 모건 프리먼이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 [쇼생크 탈출], [아웃 브레이크], [용서받지 못한자], [파워 오브 원]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강한 개성과 연기력으로 영화의 성공에 일조했던 그는 이 영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중절모에 바바리 코트를 입고 중후한 멋을 풍기지만 그것은 이미 [쎄븐]에서 선보였던 모습이다. 그리고 그가 맡은 샤논이라는 캐릭터 역시 모호하기만하다. 처음엔 에디(키아누 리브스)와 릴리(레이첼 와이즈)의 정신적 후원자로 나왔다가 갑자기 모든 사건의 배후조직인 C시스템의 중추인물로 변신하더니 마지막엔 에디와 릴리를 도와주는 그야말로 종잡을수 없는 양면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신비에 쌓인 인물로 나온다. 그러나 그러한 폴 샤논이라는 인물은 영화의 재미를 부가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만다.
에디와 릴리의 쫓고 쫓기는 상황 역시 별로 신선하지 못했고 C시스템의 음모 역시 설득력이 약하다. C시스템은 에너지 개발결과가 전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막으려하는데 연구진 살해와 연구과정과 결과만 은폐하면 될것을 8블럭에 해당하는 연구소 통체를 날려버려 사건을 확대시킨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물론 폭파장면은 장쾌하고 멋있었지만 말이다.
이 영화의 유일한 빛은 릴리 역의 레이첼 와이즈이다. 물론 릴리라는 캐릭터 역시 크게 특별하진 않지만 레이첼 와이즈의 매력은 빛이 난다. [체인 리액션]은 실패했지만 그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그리고 그녀의 데뷔작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스탈링 뷰티]도 어서 빨리 국내에 개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997년 2월 6일

IP Address : 221.139.40.112 
쭈니 [체인 리액션]은 실패했지만 키아누 리브스는 몇년후 [매트릭스]로 다시한번 정상의 자리에 우뚝섰죠. 레이첼 와이즈 역시 [미이라]라는 메가톤급 히트작에 출연함으로써 헐리우드에서의 입지를 굳혔고요. 그러나 제가 그토록 바랬던 [스탈링 뷰티]는 끝내 국내 개봉이 이루어지지 않았답니다.
7년전에는 이렇게 될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인데... 그나저나 한동안 잊고 있었던 [스탈링 뷰티]라는 영화가 다시 보고 싶어지는 군요. ^^
 200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