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토니 스코트
주연 : 로버트 드니로, 웨슬리 스나입스, 엘렌 바킨, 존 레귀자모
'스토커' 사람 밀렵꾼의 의미로 본래 의미는 '성큼성큼 걷는 사람, 살며시 다가가는 사람, 몰래하는 사냥꾼'이다. 이 단어는 세계적으로 무수한 스터들을 낳은 믹구에서 생긴 신조어로 스타를 영웅시해 스타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는 광적인 팬 집단을 가리킨다.
[더 팬]은 이러한 스토커를 소재로한 사이코 스릴러 영화이다. 감독은 [탑건], [마지막 보이스카웃], [트루 로맨스], [크림슨 타이드]의 명감독 토니 스코트. 그는 힘있는 연출과 긴박감 넘치는 연출로 헐리우드에서 흥행 감독으로 자리를 굳힌 인물이다. 역시 이 영화에서도 토니 스코트 특유의 박진감넘치는 연출력이 시종일관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최고 매력은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이다. 로버트 드니로는 야구선수 바비 레이번(웨스리 스나입스)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는 팬 길 레나드역을 맡아 환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레나드는 다른 사이코 스릴러 영화의 단순한 미치광이가 아니다. 그는 평범한 미국의 중산층 가장이었다. 그러나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에겐 접근명령이 내려지고 직장에서도 쫓겨나는등 모든 것을 잃자 자신의 우상인 레이번에게 더 강한 지착을 보이고 그를 위해 살인까지 벌인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행위에 고마움을 느끼지 않자 그의 아들을 납치하여 레이번을 위협한다.
이렇듯 [더 팬]은 '과거의 충격때문에 미치광이가 되었다'식의 단순화를 시켜 미치광이와 주인공의 대결에만 관심을 보이던 종전의 사이코 스릴러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어 레나드의 과거(그는 초등학교 야구선수였으나 어깨 부상을 입고 야구를 그만두게 된다)와 절망적인 현재를 설득력있게 전개시켜 관객에게 레나드를 이해하고 동정하게끔 기회를 준다. 그리고 로버트 드니로는 그런 레나드 연기를 너무나도 훌륭하게 해주었다.
사실 그가 사이코 스릴러 영화에서 미치광이 연기를 한것은 [더 팬]이 처음은 아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케이프 피어]에서 이미 보여주었다. 그러나 두 영화를 비교해보라. 같은 사이코 스릴러의 미치광이이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이미지가 다를수 있을까 깜짝놀라게 될것이다. 이것이 드니로의 매력이다. 한번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그의 연기력.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바비 레이번역을 맡은 웨슬리 스나입스는 흑인 영화 ([정글 피버], [모베터 블루스]), 액션 영화 ([패신저 57], [고공침투], [데몰리션맨]) 그리고 코미디 영화 ([메이저 리그], [투 웡 푸])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헐리우드의 명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드니로에 가려져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거만한 야구 선수에서 아들을 위기에 빠뜨린 절망감에 빠진 아버지의 연기를 무리없이 해냈다.
조연격인 엘렌 바킨과 존 레귀자모의 연기도 눈에 띈다. 엘렌 바킨은 스포츠 방송 아나운서로 벽에 갇혀 자신을 보지 못하는 바비에게 의견을 전해주는 유일한 인물로, 존 레귀자모는 바비의 매니저로써 돈과 그의 인기만을 생ㄱ가하는 속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이 영화의 최고 하일라이트는 빗속의 경기장면이다. 레나드는 바비 레이번에게 이번 게임에서 자신을 위해 홈런을 치지 않으면 아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하고 레이번은 절바간 심정에서 타석에 들어선다, 그러나 급한 마음만 앞서 헛스윙만 계속 해대고 급기야는 비마저 내려 강우콜드게임이 될 위기에 처한다. 극적으로 그라운드 홈런을 성공시키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한다. 레이번은 흥분한 상태에서 항의를 하는데 마스크뒤에 숨겨진 심판의 얼굴이 바로 자신의 광적인 팬 레나드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 내가 보아온 스릴러 영화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아름답다.절망에 빠져 투수에게 제발 제대로 던져달라고 절규하는 웨슬리 스나입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폭우속의 레나드의 광기도 섬찟하다. 토니 스코트의 역량이 최대한으로 살려진 장면이다.
예리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긴박감이 토니 스코트 감독과 로버트 드니로의 명연기외에 또한가지 요인이 숨어있음을 ㄴ누치채게 될것이다. 그렇다. 그것이 바로 음악이다. 영화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맡은 이 영화의 음악은 '롤링 스톤지'의 음악이 사용되었으며 주인공 레나드의 심리 변화를 암시하는 역할을 하며 시종일관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P.S. 바비 레이번역은 처음에는 브래드 피트에게 맡기려 했지만 그가 레나드역을 원했기에 웨슬리 스나입스로 확정되었단다. 한번 상상해보라. 잘생기고 야성적 이미지가 있는 브래드 피트의 바비 레이번 연기를...
1997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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