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투 웡 푸(To Wong Foo) ★★★

쭈니-1 2009. 12. 9. 08:54

 

 



감독 : 비반 카드론
주연 : 패트릭 스웨이지, 웨슬리 스나입스, 존 레귀자모

[더티댄싱]과 [사랑과 영혼]의 로맨틱 가이 패트릭 스웨이지와 [고공침투], [데몰리션맨]의 흑인 스타 웨슬리 스나입스가 여장을 하고 나오고, 스필버그의 앰블린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희안한 겡 드라마 [투 웡 푸]. 앞에 나열한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기대되는 작품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이 영화가 무지무지 싫다. 마치 악몽과도 같이... 이제 [투 웡 푸]가 나에게 악몽같은 이유를 조목조목 이야기해보겠다.
찻째. 이 영화의 포스터부터가 싫다. 위의 그림처럼 세명의 주인공이 여장을 하고 찍은 이 영화의 포스터는 내가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커다란 망설임을 주었다. 여장을 한 이들의 모습을 보라. 웨슬리 스나입스는 징그럽고, 패트릭 스웨이지는 추해보이며, 존 레귀자모는 천해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일단 영화를 선택하여 '재생'버튼을 누르면 포스터의 악몽은 좀더 구체화된다. 흥겨운 음악과 함께 여장을 하는 스웨이지아 스나입스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두 멋진 남작 얼마나 추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해준다.
둘째. 이 영화는 유치하다. 비다(패트릭 스웨이지)와 녹시마(웨슬리 스나입스)가 뉴욕의 드랙퀸 컨테스트(예쁜 남자 뽑기대회)에서 우승한후 라틴계 게이 치치(존 레귀자모)와 함께 헐리우드에서 열리는 본선에 캐딜락을 타고 가며 벌이는 소동과 모험. 자아찾기가 주내용인 이 영화는 마치 헐리우드 패미니즘의 걸작 [델마와 루이스]를 본딴것 같지만 모든것이 장난같다. 비다가 거칠게 권위적인 경찰을 밀쳐 기절시키는 장면은 유치함의 극치다. (더치큰 경찰이 겨우 그 정도로 기절하다니...) 이들이 조그만 촌동네에 머물며 벌이는 소동은 유치함을 넘어서 아예 눈뜨고 보기 어려움에까지 이른다. 사람들은 이 지으러운 세명의 게이에게 아름답다고 친송을 보내고(특별출연한 로빈 윌리암스마저도 그러한 거짓말을 한다)마을 여자들은 이드로 인해 자아를 되찾는다. 마지막엔 이들을 체포하기위해 온 경찰을 힘모아 내쫓고(헐리우드 영화의 전형을 그대로 쫓아간다) 이들을 천사라고까지 친송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딸기축제씬은 그동안 이 영화씬중에서도 최고로 유치하고 꼴볼견이다. 세명의 게이들이 벌이는 갈등과 화해의 과정도 유치하고 비현실적이다. 한마디로 '이상한(유치한) 나라의 델마와 루이스'라고 표현한다면 너무 칭찬한건가?
셋째. 이 영화의 주제 역시 미치도록 싫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여성의 자아찾기(패미니즘)를 주제로 내세운다. 남성중심적인 한 보수적인 작은 마을. 남편은 아내를 때리고 남자아이들은 동네 여자들을 무시하고 깔본다. 그런데 이 모든 상황이 세명의 게이들이 옴으로써 돌변한다. 여자이기를 간절히 원하는 세명의 남자들은 여성을 학대하는 남성들을 폭력으로써 제압한다. 결국 동네 여자들은 스스로 자아를 찾는것이 아니라 남자 아니 게이의 힘을 빌어 자아찾기에 나선다. 이것은 모순이다. 게다가 이 영화는 전통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다. 수수함을 전통으로 알던 동네 여자들은 이들을 통해 화려하고 야한 옷을 입게되고 경찰이 전통을 위해 세명의 게이들을 체포하겠다고 떠벌린땐 아예 집단 봉기상태에까지 으른다. 아내를 때린 남편은 집에서 쫓겨나고 동네는 여자 세상이 된다. 이것은 분명 전통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그러나 알아야할것은 진보 역시 전통의 토대위에 세워져야 한다는 것. 즉 전통없는 진보란 퇴폐밖에 되지 않는다.
비다는 자신이 여성임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을 향해 문을 박차고 들어가 부모가 인정하지 않아도 자신이 여성임을 주장하겠다고하고 녹시마와 치치 역시 희망을 갖는다. 신이 준 성을 거부하고 자신이 다른 성임을 주장하는 어찌보면 경찰의 말대로 변태인 게이에 대해 비반 키드론은 어무 심한 예찬론을 펼쳤고 비현실적인 내용과 전형적인 헐리우드의 형식을 빌려서 그냐말로 끔찍하게 징그러운 영화를 만들었다.

1997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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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제게 별 셋을 받는 영화는 정말로 별로 없습니다.
한달에 한번 나올까말까하죠.
그만큼 저는 이 영화를 싫어했다는 겁니다.
지금 이 영화의 포스터만 봐도 제게 그토록 싫어했던 이유가 이해가 되는 군요.
그리고 제 보수적인 시선도 이 글에서 확연하게 느껴지고요.
암튼 이 영화처럼 제가 악평을 한 영화도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2004/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