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버드 케이지(The Birdcage) ★★★★

쭈니-1 2009. 12. 9. 08:52

 

 



감독 : 마이크 니콜스
주연 : 로빈 윌리암스, 네이단 레인, 진 핵크만, 다이안 위스크

과연 동성끼리 부부가 될수 있을까? 유교적인 전통이 만연한 우리나라에서는 터무니없는 질문일테지만 미국에서는 가능한 일인가보다. 영화 소재로 만들어질 정도로... 더스틴 호프만의 출세작 [졸업]을 연출했던 노장 마이크 니콜슨즌 이번엔 코미디의 달인 로빈 윌리암스를 기용하여 이 희안한 코미디 영화를 완성시켰다.
이 영화엔 전혀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두 부부가 나온다. 로빈 윌리암스와 네이단 레인은 동성 부부. 로빈 윌리암스는 게이바를 운영하고 네이단 레인은 그곳의 인기스타이다. 그리고 진 핵크만과 아이안 위스크는 보수적인 정치가 부부이다. 동료가 흑인 창녀의 침대에서죽자 자신의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자식의 혼사문제로 인해 만나게된다. 그래서 할수없이 로빈 윌리암스는 그리스 문화 외교관으로 둔갑하고 네이단 레인은 여장까지하고나와 엄마 행세를 해댄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은 미국 사회내의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의 화해라는 예민한 소재를 뒤죽박죽 코미디로 연출,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시킨다.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남자 앨버트역의 네이단 레인은 과객의 거부감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무난히 연기를 해냈고, [크림슨 타이드]에서 보수적인 함장 연기를 해낸 진 핵크만의 연기 역시 무난했다. 진 핵크만의 낙천적이고 푼수끼있는 아내 연기를한 다이안 위스크의 연기는 뛰어났다.
영화는 시종일관 관객에게 미소짓게끔 만든다. 영화 초반은 네이단 레인의 천연덕스러운 연기와 위기에 빠진 진 핵크만의 모습에서, 그리고 영화 후반은 이들이 모두 모여 벌이는 웃지못할 만찬 장면에서 웃음을 준비시킨다.
그러나 이 영화에도 단점은 있다. 너무 심할정도로 진지하지 못하다. 물론 심각한 소재를 재미있게 만들면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영화속으로 끌어들일수 있겠지만 이 영화의 경우엔 그러기엔 안타깝게도 감독의 역량이 부족한듯하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진보주의(로빈 윌리암스, 네이단 레인)와 보수주의(진 핵크만, 다이안 위스크)의 모습을 동등하게 그려내지 못했다. 진 핵크만의 모습을 속물정치가로 그려냄으로써 처음부터 진보주의의 편에 섰으며 마지막엔 진 핵크만과 다이안 위스크에게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힘으로써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의 화해보다는 우스꽝스러운 보수주의는 없어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로빈 윌리암스를 보기위해 이 영화를 택한 관객이라면 영화에 대한 실망은 상당히 클것이다. [미세스 다웃 파이어]나 [쥬만지]에서 보여주었던 그 동안의 천진난만한 로빈 윌리암스의 모습은 간데없고 어색한 콧수염을 붙이고 게이바를 운영하는 호모 로빈 윌리암스의 모습은 너무나도 어색했다. 한마디로 로빈 윌리암스의 변신은 보기좋게 실패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심각한 소재를 가지고 연출한 노장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재미있는 코미디일뿐 문제 제기나 문제 해결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1997년 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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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약간 보수적인 성향이 있는 제게 이 영화가 별넷을 받았다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게 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진보적인 성향이 깊은 이 영화을 완벽하게 좋아하진 못했군요. 이 영화가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의 화해를 다뤄야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이 영화는 철저한 진보주의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인데말입니다.  2004/07/03   
namja
많이 웃었던 영화..^^  2004/07/17   
쭈니 네 저도 꽤 유쾌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2004/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