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노트/1997년 영화노트

너티 프로페서(The Nutty Professor) ★★★★1/2

쭈니-1 2009. 12. 9. 08:55

 

 



감독 : 톰 셰디악
주연 : 에디 머피, 야다 핑케트

에디 머피는 [비버리힐즈 캅]이후 연전연패하였다. 90년대 뛰어든 영화광들은 아무도 이 사람이 박스오피스 1위 영화의 주연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에디 머피는 여전히 재능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지난 63년 제리 루이스가 나왔던 동명의 코미디의 리메이크 [너티 프로페서]에 출연, 부활을 선언했다. 그리고 그 부활은 놀랍게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96년 썸머시즌에 전미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잘해봐야 7천만불쯤 벌어들일 수 있을거라는 헐리우드 흥행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개봉수입만 1억 2천만불을 거뜬히 넘어섰다. 이 수치는 [인디펜던트 데이], [트위스터], [미션 임파서블], [더 록]에 이은 썸머시즌 흥행 5위의 기록이며 에디 머피가 한물갔다고 생각했던 헐리우드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에디 머피를 완벽하게 흥행 배우로 컴백시켜준 인물은 다름아닌 톰 셰디악 감독이다. 만약 그의 이름이 낯설다면 코미디의 황제 짐 캐리의 영화 목록을 살펴보라. 그가 바로 무명의 짐 캐리를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영화 [에이스 벤츄라]의 감독이다. 비평가들은 '저질 코미디'라고 혹독한 악평을 한 이 영화는 예상외의 대성공을 거두었고 제작자들은 [에이스 벤츄라]의 성공을 감독인 톰 셰디악이 아닌 짐 캐리의 덕으로 돌렸다. 덕분에 [에이스 벤츄라 2]의 기획에서 톰 셰디악은 밀려났고 짐 캐리의 친한 친구인 스티븐 오데커크가 감독자리를 맡았다. 그리고 96년 썸머시즌 톰 셰디악은 멋진 복수를 해냈다. [너티 프로페서]가 짐 캐리의 [케이블 가이]를 보기좋게 누른 것이다. 이 복수로 인해 톰 셰디악 감독은 [에이스 벤츄라]의 성공이 짐 캐리뿐아니라 자신의 연출력 덕분도 있음을 아울러 증명해냈다. 다시 말해 [너티 프로페서]는 에디 머피의 컴백과 톰 셰디악 감독의 연출력을 증명해낸 중요한 영화인 것이다.
이 영화에서 에디 머피는 엄청나게 뚱뚱하지만 마음씨만은 착한 교수역을 맡았다. 에디 머피의 팬이라 할지라도 도저히 저 뚱보가 그 미남 흑인 에디 머피라고는 전혀 믿겨지지 않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다. 계단을 헐떡거리며 오르내리고 칠판에 글씨를 쓰며 자기의 뚱뚱한 배로 글씨를 지우는 30살이 넘도록 숫총각인 이 순진한 교수가 그만 사랑에 빠져버린다.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데이트 첫날 그는 자신의 뚱뚱한 몸때문에 망신만 톡톡히 당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그는 자신이 연구중이던 살빠지는 약을 마시고 드디어 멋쟁이로 변신한다. 그러나 남성 호르몬의 과다 표출로 인해 그 미남 멋쟁이는 과격하고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 영화는 위의 내용과 같이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재미있는 패러디이다. 마음씨착하지만 외모컴플렉스에 걸린 교수와 말잘하고 카리스마적 매력이 있는 이기적인 성격의 멋쟁이. 에디 머피는 이 영화에서 두 캐릭터를 연기하며 하나를 선택해야했다. 그리고 에디 머피가 선택한 것은 뚱뚱하고 못생긴 순진한 교수이다. 에디 머피의 선택은 현명했으며 관객들은 박수를 보냈다. 사실 그는 말잘하고 카리스마적 매력이 있는 다시말해 이 영화의 후자에 속하는 캐릭터로 이전 영화들에 일괄했고 관객들은 그런 에디 머피의 매너리즘에 싫증이 났던 것이다.
이 영화는 에디 머피의 효과적인 이미지 변신이외에 많은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중 뚱뚱보 교수 가족의 못말리는 식사 장면은 도저히 웃지 않고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명장면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들 가족 모두 에디 머피가 분장한 것이란다. 그것외에 200kg에 가까운 뚱뚱보 교수가 에어로빅하는 장면과 마지막에 동창회에서 두 자아가  한몸속에서 티격태격하는 씬등 에디 머피의 코미디언적인 재능이 너무나도 잘 나타나있다.
'사랑은 외모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는 흔한 소재로 에디 머피는 포복절도할 코미디를 만들어 냈다.

1997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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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제가 1997년에 극장에서 본 두번째 영화입니다. 극장에서 봐서인지 평도 상당히 호의적이군요.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한다니까요. ^^;

 2004/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