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샘 레이미 주연 : 토비 맥과이어, 커스틴 던스트, 월렘 데포 개봉 : 2002년 5월 3일 2002년 5월 3일... <스파이더맨>이 개봉되는 날. 제가 이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는지... 전 이 영화를 보기위해 몇주전부터 같이 볼 사람들을 모색했으며, 이왕이면 개봉 첫날 보기위해 서둘러 예매도 했습니다. 5월 3일 오후 7시 10분... 이것이 저와 <스파이더맨>이 만나기로 한 시간입니다. 마치 전 오랫동안 헤어졌던 애인과 재회의 날을 기다리듯 어서 빨리 퇴근 시간이 되기를... 어서 빨리 7시 10분이 되기를... 시계만 하염없이 바라봤었죠. 하지만 오후 5시. 이제 <스파이더맨>과 내가 운명적인(?) 만남을 하기 고작 2시간전... 갑자기 팀장님이 야근 선언을 하셨습니다. 이럴수가... 왠 운명의 장난... 흑흑흑~~~ 하지만 그렇다고 몇 달을 기다려온 <스파이더맨>과의 약속을 미룰수는 없는 것. 그때 그 순간만큼은 제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파이더맨>뿐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 이러한 저를 이해하실수 없는 분들이 분명 계실겁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는 그저 시간이나 때우는 오락 수단으로 생각하고 계실테니까요. 하지만 전 아닙니다. 영화는 내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제겐 너무나도 소중한 친구입니다. 만약 영화가 없었더라면... 정말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그리고 전 제가 보고 싶은 영화는 꼭 봐야합니다. 만약 볼수있었는데 못본다면? 아마 며칠동안은 잠 못자고 뒤척이겠죠. <스파이더맨>이 그러했습니다. 너무나도 보고 싶었고 이 영화를 보기위해 5월 3일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팀장님께 양해를 구했습니다. 약속있어서 오늘 야근 못하겠다고... 어쩌면 사회인으로써 제 생각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회사의 일이 남았다면 자신의 개인적인 일쯤은 회생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변명같지만...) 그 상태로 제가 <스파이더맨>을 포기하고 야근을 한다면 과연 저는 일을 잘 할수 있었을까요? 아마 투덜거리며 팀장님에게, 그리고 회사에게 불만만 커지겠죠. 그리고 또 며칠동안 뒤척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을 겁니다. 이런 절 이해못하는 팀장님을 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그땐 정말 <스파이더맨>을 꼭 보고야 말겠다는 오기만이 절 지배하고 있었죠. 고작 2시간만 지나면 되는데... <스파이더맨>을 포기하기엔 <스파이더맨>에 대한 제 기대가 너무 컸습니다. 결국 저의 오기는 팀장님과의 불화로 이어졌죠. 저와 같이 영화를 보러가기로 했던 회사 동료들은 모두들 다시 제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젠 저 혼자만 남았죠. 저만 고집을 꺾으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전 고집을 꺾지않고 <스파이더맨>을 보기위해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너같은 녀석때문에 우리 회사 사정이 어려워 졌다'는 팀장님의 말을 뒤로 하고... 결국 전 혼자 극장에 갔습니다. 매진임에도 불구하고 제 옆의 텅빈 두 자리를 바라보며... 그 어느때보다 마음은 불편했지만 그래도 전 <스파이더맨>을 보겠다고 극장에 앉았습니다. 팀장님의 말씀이 계속 머리를 맴돌고 그때마다 억울함에, 날 이해못하시는 팀장님에 대한 섭섭함에 눈물이 글썽였지만 그래도 전 극장에 앉았습니다. 어떤 회사 동료가 그러더군요.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영화 볼 생각을 했냐'고... 하지만 전 그에게 대답했습니다.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욱 영화를 볼수밖에 없었다'고... 만약 이 글을 팀장님께서 보신다면 먼저 사과를 해야 겠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회사를 위해 영화 보는 것쯤은 포기했어야 함이 옳았습니다. 하지만 팀장님도 절 이해해 주세요. 팀장님께 영화는 그저 시간날때 보는 오락 수단일지 모르지만, 제게 영화는 제 인생의 일부분이며 지금의 저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입니다. 저도 최대한 영화로 인해 회사 일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팀장님도 이런 저를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 제발 부탁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쭈니의 홈을 찾아주신 다른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아무리 개인 홈페이지이라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글을 '영화이야기'에 써서... 하지만 제가 사과에 약하거든요. 분명 죄송하고... 그래서 사과를 해야 겠는데 그걸 막상 말로 하려면 어렵습니다. 잘 표현도 안되고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변명 반, 사과 반의 글을 올리니 이해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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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i |
오늘도 여전히 님의 영화평론을 읽고 있습니다. 여기있는 글 다 읽고 나면 뭐하죠..? ^^;;; 칭찬입니다. 님께서 관객들이 단순한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대부분의 관객들이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저도 AB형 이라 그런지, 단순한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는 유치하게 생각됐거든요. 니모를 찾아서를 좋아하는 이유도 이유없는 악역들이 나오는 영화에 지쳐서 라고 해야 할까요?? 선과악이 너무 분명한 영화들을 보면서 느낀것이 과연 저런 착한 사람과 저런 나쁜 사람이 존재할까? 하는 겁니다. 솔직히 좀 짜증나죠. 드라마를 보면서도 '이 드라마 만든 사람 시청자를 바보로 아나,, 어디 청소년 드라만가..'하고 의심이 갈 정도였습니다. (의외로 그런 드라마가 인기가 많습니다. --;) 예전에 저의 중학교 국어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는데요,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각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가장 정교하게 표현 되는 장르라서 라고 하셨습니다. 동화도 아니고 영화도 아니란 말씀이시죠. 물론 소설에서도 황당한 캐릭터들이 나오기도 하지 만, 그나마 소설이라는 문학작품에서는 가치있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나하나 의 인물들의 심리를 그렇게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지 그것이 정말 부럽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는 '나'와 '너'의 개념만을 가질 수 있는 어린이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것을 생각하고 판단하여야 한다는 거겠죠. 다른사람의 사정, 생각, 생활들을 이해하면서 사는 것이 바로 '사회인'이라는 외치는 현대인들이 아닐까요? |
2005/10/21 | |
쭈니 |
dori님의 덧글을 이제서야 발견했군요. ^^ dori님도 저처럼 복잡한 캐릭터를 좋아하신다니 기분좋네요. 흑과 백으로만 나열된 영화는 저 역시도 이상하게 거부감이 듭니다. 하지만 이젠 거의 포기했습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그런 흑백 논리로 캐릭터를 구축하는 걸요. ^^; |
2006/0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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