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2년 영화이야기

<화성의 유령들>- B급 영화란... 이런 것이다.

쭈니-1 2009. 12. 8. 14:33

 



감독 : 존 카펜터
주연 : 나타샤 헨스트리지, 아이스 큐브
개봉 : 2002년 4월 26일

<화성의 유령들>... 왠지 SF영화같은 이 영화의 제목을 보았을때 전 '음~  블럭버스터의 계절을 앞두고 조금 이르게 개봉되는 헐리우드의 SF영화인가 보군.'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감독이 존 카펜터라는 사실을 알았을때 조금 실망했었죠. B급 영화의 대부인 그가 <에일리언>류의 SF 블럭버스터를 만들었을리가 없을테니...
주연이 나타샤 헨스트리지라는 사실을 알았을땐 거의 절망에 가까웠습니다. 그녀가 주연한 영화중 데뷰작인 <스피시즈>를 제외하곤 모두 한결같이 비디오용 액션 영화였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한번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과연 B급 영화의 대부가 만든 SF영화는 어떠할지...
<화성의 유령들>의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이건 영락없이 <에일리언>입니다.
'낯선 우주에서 미지의 생물에 의한 위협'이라는 기본적인 스토리 팰링이 그러하고, 나타샤 헨스트리지를 여전사로 앞세운 캐릭터 구조도 그러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블럭버스터인 에일리언과 비교하여 엄청나게 적은 제작비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전 과연 비슷한 내용에 비슷한 구조를 가진 영화가 어떻게 제작비에서 그토록 차이가 났을지 궁금했죠. 블럭버스터에 익숙해있던 저에겐 오히려 이런 저예산 영화가 신기했던 거죠.  
그리고 이 영화를 다 보고 느낀 것은 '저렇게 엉성하게도 SF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였습니다.
이 영화와 <에일리언>을 한번 비교해 보면 이러한 제 느낌이 이해가 되실겁니다.


 

 

  
먼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 영화와 <에일리언>의 주요 무대는 미지의 우주입니다. 인간이 상상할수도 없을 정도로 광활한 우주... 이젠 너무 많은 영화들이 우주를 무대로 삼아 별로 신기할것까진 없지만 그래도 우리의 과학 기술으로는 우주의 신비를 전부 풀기엔 아직 턱없이 부족하죠. 이러한 상황에서 미지의 우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그린 영화가 바로 <에일리언>입니다.
우리가 상상할수도 없는 번식력과 힘을 가진 미지의 생명체... 그리고 빠져나갈수도 없는 폐쇄 공포적인 장소인 알수없는 행성과 우주선에서의 사투...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의 무대는 화성으로 축소되었지만 역시 낯설은 공포의 무대일 뿐이며, 알수없는 미지의 생명체한테 인간은 공격당합니다. 하지만 빠져나갈 공간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것은 무대가 바로 화성이라는 겁니다. 존 카펜터 감독은 폐광에 영화 세트를 짓고 단지 붉은 페인트를 세트에 뿌려 화성이라는 공포의 공간을 만들었다는 군요.
<에일리언>이 광활한 우주를 표현하기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데 반에 이 영화는 단지 폐광과 페인트만으로 화성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낸거죠. 그러면서 <에일리언>이 가지고 있었던 미지의 우주에 대한 두려움과 낯선 공간에 갇힌 폐쇄 공포적인 상황을 그대로 옮겼으니...  


 

 


이 영화에서 공포의 대상인 외계 생명체도 이 영화의 저예산에 톡톡히 기여를 한 셈입니다.
<에일리언>의 그 무시무시한 외계인을 기억하시나요? 보기만해도 끔찍했던... 아마 <에일리언>의 경우 무시무시한 외계 생명체를 표현하기위해 엄청난 특수효과와 제작비가 들어갔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외계 생명체는 거의 돈 들어갈 구석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에서의 외계 생명체의 모습은 기체입니다. 그 기체가 땅속에 깊숙히 숨어있다가 인간의 몸속으로 흘러들어가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는 거죠.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 외계 생명체를 표현하는데 들어간 노력이라는 것이 붉은 연기와 가면을 쓴 엑스트라의 연기뿐입니다.
그래도 그것으론 부족했는지 죽은 인간들을 사지절단하고, 얼굴의 가죽을 벗겨 자신들의 가면으로 사용하고... 뭐 이런식으로 외계 생명체의 무시무시함을 표현하려하지만 사지절단된 인간들은 마네킹이 분명할것이며, 얼굴의 가죽이라는 것이 인간의 가죽과 비슷하게 처리한 헝겁조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그런지 이 영화에서의 외계 생명체들은 영화속에서 그리 큰 위협을 주지 못합니다. 제가 보기엔 원시인 복장을하고, 원시적인 무기를 쓰는 그냥 잔인한 족속으로밖에 보이지 않더군요.
그것이 이 영화에서 조금 아쉬웠던 점입니다. 아무리 저예산도 좋지만... 이런 영화에서 공포의 대상이 관객에게 공포심을 주지 못한 다는 것은... 이것이 B급 영화의 한계일지도...


 

 

  
이 영화의 캐릭터들을 한번 보죠. 마약에 중독된 여경찰 멜라니와 잔인한 연쇄 살인범 윌리암이 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입니다.
멜라니라는 캐릭터의 경우 <에일리언>의 여전사 시고니 위버에다가 마약 중독자라는 이미지를 살짝 덮었습니다. 윌리암이라는 잔인한 살인범의 수송을 맡았지만 지휘관의 죽음으로 뜻하지않게 이 난국의 상황에서 사람들을 지휘하게 되죠.
하지만 이런 캐릭터 성격과는 다르게 나타샤 헨스트리지의 연기는 그냥 이쁘장한 여자로밖에 비쳐지지않아 아쉬웠습니다. 미인대회 출신이며 별다른 연기 경력도 없이 비디오용 영화에서 주로 활동했던 그녀에게 마약에 중독된 여전사라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것은 무리였었던듯 합니다.
윌리암역을 맡은 아이스 큐브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비록 그가 살인범의 누명을 쓴 좀 도둑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그가 위협적으로 보였다면 어쩔수없이 윌리암과 손을 잡아야하는 멜라니의 상황이 더욱 스릴 넘쳤을 겁니다.
밖에선 무시무시한 외계인들이 설쳐대고 위기를 극복하기위해 도움을 청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잔인한 범죄자들이니... 이 영화는 언제 그들이 배신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멜라니를 빠뜨려 놓음으로써 충분히 관객들에게 스릴을 줄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윌리암은 너무 사람이 좋아보이고 다른 범죄자들은 무기력해보이거나 왠지 바보같이 보이니...
아마 일급배우들을 캐스팅할수 없었던 B급 영화의 숙명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조금 아쉽네요. 조금만 더 돈을 들여 캐스팅에 신경을 썼다면 공포영화라는 이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충분히 살릴수도 있었을텐데...
이렇듯 이 영화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눈에 띄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너도나도 블럭버스터를 외쳐대는 요즘 이렇게 꾸준히 저예산 영화만을 고집하는 존 카펜터 감독의 B급 정신만은 높이 살만한 작품입니다.
너무 허술해보이기에 재미있는 영화... 참 묘하죠?


 

 



옥구슬

우와 엄청 나당..  2002/04/28   

쭈니

그림이 엄청나나요?
아니면 내용이???
옥구슬님... 뭐가 엄청나단 말씀이신지... ^^;
 2002/04/29    

아랑

^^;  2002/05/01   

쭈니

???  200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