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9년 영화이야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 - 시리즈의 마지막을 위한 2시간 30분짜리 예고편.

쭈니-1 2009. 12. 8. 23:38

 

 


감독 : 데이빗 예이츠
주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개봉 : 2009년 7월 15일
관람 : 2009년 7월 15일
등급 : 연소자 관람가

웅이와 노는 시간마저 줄이고 극장으로 향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웅이는 엄마만 좋아하고 아빠는 싫어했습니다. 툭하면 '아빠 미워'를 외쳐댔고, 엄마한테 착 달라붙어서 아빠보다는 엄마와 노는 것을 더욱 즐겼습니다. 그땐 퇴근하고 웅이에게 안가고 극장으로 곧장 가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죄책감이 없었습니다. 어차피 내가 없어도 웅이가 그토록 좋아하는 엄마만 있으면 되니 전 거리낌 없이 평일에도 극장에 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랬던 웅이가 언제부터인가 '아빠 최고'를 외칩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이 아빠하고 노는 것이라고 하니 저로써는 웬만하면 퇴근하고 곧장 웅이와 놀아주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야근하는 것은 웬만하면 자제하고 있으며, 평일에 극장에 가는 것은 예전에 비해서 어려워졌습니다. 결국 자연스럽게 토요일 아침과 일요일 저녁에 한정하여 영화를 보다보니 극장에 가는 횟수도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6월 말,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을 본 이후 보름 이상을 극장에 가지 못했던 저는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개봉 소식을 듣고 이 영화만큼은 개봉 당일에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습니다. 영화의 러닝 타임이 길어서인지 웅이와 놀아주고 극장으로 향하면 시간이 맞지 않아 어쩔 수없이 하루 전날부터 웅이에게 '내일은 조금 밖에 못 놀아'라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평소에 극장가는 것을 귀찮아하던 구피 역시 '해리 포터'의 열렬한 팬답게 군말 없이 저와의 극장 나들이를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정말 오랜만에 기대작이 개봉하는 당일 극장에서 영화 관람비보다 비싼 팝콘과 콜라(왜 이렇게 비싼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를 양손에 들고 아주 제대로 영화 관람을 했습니다.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가 오늘 개봉한다니 꼭 극장에 가야겠군.


데이빗 예이츠 감독의 연출력이 나아졌기를...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감독은 데이빗 예이츠입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시단]으로 장편영화 감독에 데뷔한 이 초보감독은 이로써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을 연출했던 크리스 콜럼버스에 이어 [해리 포터 시리즈]를 두 편 연달아 연출한 두 번째 감독이 되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2]의 감독으로 내정됨으로써 [해리 포터 시리즈]의 최다 연출 감독이 됨과 동시에 [해리 포터 시리즈]의 대단원의 막을 내릴(물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의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 중에서 불법 다운로드 동영상으로 봤던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제외하고는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가장 재미없게 본 저로써는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감독이 여전히 데이빗 예이츠라는 사실은 불안감만을 증폭시킬 뿐이었습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제게 재미없었던 것은 볼드모트(랄프 파인즈)와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의 대결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또 다른 주요 요소인 해리 포터의 성장에 무관심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원작이 발표됨과 동시에 해리와 그의 첫사랑인 초 쳉(케이티 렁)의 첫 키스로 뜨거운 화제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에서는 상당히 무성의하게 그려질 뿐이었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가 판타지 액션 영화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해리 포터라는 어린 마법사의 성장기라는 사실도 감안한다면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중요한 것 하나를 위해 나머지 하나를 포기한 상당히 어리석은 영화였던 셈입니다.


 

감독님... 이번엔 제발 잘 만들어 주실 거죠?


이번엔 해리 포터의 성장에만 중점을 두었다.

하지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액션을 위해서 해리 포터의 성장에 심혈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점이 불만이었다면 최소한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선 그런 불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영화는 해리 포터의 성장에만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원작소설을 읽지 못한 게으른 해리 포터 팬이기에 영화와 소설의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확실한 것은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그토록 중요시 되었던 해리 포터와 볼드모트의 대결은 이번 영화에선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대신 론(루퍼트 그린트)과 헤르미온느(엠마 왓슨)가 친구에서 연인이 되어 가는 과정이라던가, 어느새 초 쳉은 깡그리 잊어버리고 론의 동생인 지니에게 마음을 빼앗긴(바람둥이 같은 녀석...) 해리의 모습이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이러한 이 영화의 변화는 처음엔 제게 상당히 긍정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해리 포터 시리즈]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의 묘한 관계를 트리위저드 마법경연대회 와중에서도 적절하게 표현했던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었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가장 실망스러웠던 이유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 이루어 놓은 이들의 관계에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아예 처음부터 다른 이야기를 뒷전으로 미루어 놓고 해리 포터와 그의 단짝 친구들의 성장담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적극적인 라벤더에게 론을 빼앗긴 헤르미온느의 안타까운 눈물, 초와의 키스와는 비교가 불가한 지니와 해리의 키스 등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담에서 가장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것임에 분명합니다.


 

하필 론 위즐리냐? 헤르미온느가 아깝단 말이다.


이건 예고편에 불과하단 말인가?

그러나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 대한 만족감은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점점 감소됩니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2시간 30분입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러닝타임이 2시간 15분에 불과했다는 것은 감안한다면 무려 15분이나 러닝타임이 늘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이 기나긴 러닝타임동안 해리 포터와 볼드모트의 대결은 없었습니다. 아니, 볼드모트 자체가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 볼드모트가 본격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기에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서는 볼드모트의 활약(?)에 기대가 컸던 저로써는 볼드모트의 부재에 당혹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이 볼드모트와 해리 포터의 대결에만 관심을 갖고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담을 무시했기에 실망스러웠다면, 그 반대로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해리와 그의 친구들의 성장담에만 관심을 갖고 해리와 볼드모트의 대결이 안 나와 당혹스러운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마지막으로 치닫는 시리즈 영화답게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 2]([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두 편으로 나누어 개봉한다네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습니다.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는 본격적으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볼드모트와의 최후의 대결을 위한 모험을 떠날 것이며,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에서는 즐길 수 없었던 해리와 볼드모트의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론과 헤르미온느의 사랑에는 어떤 해피엔딩이 기다리고 있는지, 해리는 볼드모트와의 숙명적인 대결을 무사히 마치고 지니와 사랑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모든 것은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에 넘긴 채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는 2시간 30분에 달하는 거대한 예고편을 완성한 셈입니다.


 

해리야... 이젠 마지막을 향해 떠날 때가 된 것 같구나.


영화를 본 후 들었던 잡생각들...

1. [해리 포터 시리즈]는 처음엔 참 알록달록 예쁘고 귀여운 판타지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시리즈가 진행 될수록 점점 아동 취향적인 판타지 영화에서 성인 취향적인 판타지 영화로 바뀌더니 급기야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서는 마치 영화의 색을 약간 탈색하여 일부러 어둡게 만든 [300]같은 영화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덕분에 이 영화를 보러 온 나이 어린 관객들은 부모님의 무릎을 베개 삼아 쿨쿨 잘도 자더군요.
2. [해리 포터 시리즈]초반 그렇게 얄밉게만 보이던 드레이코 말포이... 이번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에선 조금 불쌍해 보이더군요. 그 얄밉던 눈빛은 어딜 가고 잔뜩 겁을 집어먹은 가녀린 눈빛만 남아있다니...
3. [해리 포터와 혼혈왕자]의 개봉에 맞춰 유독 엠마 왓슨의 가십기사가 인터넷 뉴스에 자주 눈에 보였는데... 런던시사회에서의 속옷노출, 남자친구 제리 베리모어와의 동거, 드레이코 말포이를 연기한 톰 펠튼에게 반했었다는 깜짝 발언까지... 개인적으로 엠마 왓슨을 좋아하는데 이런 가십 기사들로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것은 좀 아닌 듯...
4. 2002년 사망한 리차드 해리스에 이어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부터 덤블도어 교수를 연기한 마이클 갬본은 마치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의 간달프를 연상하게 하는 덤블도어 교수의 최후를 재현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반지의 제왕 : 두개의 탑]에서 간달프가 멋지게 귀환했듯이 덤블도어 교수도 다음 영화에서 멋지게 귀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5. 훌쩍 커버린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해리 포터 시리즈]가 아닌 다른 영화에서 그들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가냘픈(?) 드레이코 말포이

엠마 왓슨은 부디 가십이 아닌 영화와 연기에 대한 기사로 신문지상을 채우는 배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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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
극장가에 강림할 예정인데 과연 저에게 죽음의 성물을 기대하게 할지.. 아니면 죽음의성물을 불따로 보게 할지.. 그 모든 것은 이 혼혈왕자에 달렸죠! ...라지만 왠지 예고편이라니 보기가 싫은....  2009/07/18   
쭈니 제 글에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보세요. ^^
전 그래도 [죽음의 성물]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009/07/18   
박휘연
원작을 읽은사람으로써 굉장히 어긋났던 영화였어요 때깔은 좋았지만....
우선 혼혈왕자에 아주 중요한 키포인트가 여러개 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하다고도 볼수있는 볼드보트의 과거행적들[이게 곧 호크룩스와 이어지니까요]이 꼴랑 2개가 나왔고
벨라트릭스역할을 맡은 배우와 벨라캐릭터를 좋아하긴하지만 꼭 벨라가 나오지 않아도 될법한 장면이 무지 나와서 ㅠㅠ그외에도.. 책을 다 그리라는건 아니지만 책에 중요한 키포인트들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서 영화를 본후에 뭐 그렇지 불사조 기사단 감독에게 뭘바래...라고 생각했을정도.,.7편이 방대해서 두개로 나눴다는데 그 전편을 요렇게 중요포인트를 쏙쏙빼서 만들면 어쩔 ㅠㅠ 그전에 의문점들을 해소시키는게 6권인데 이래서야 7편을 보기에 앞서서 알아야만 하는것들이 빠졌으니..불에 태우는 장면 거참 쓰잘데기 없었고 라벤더브라운은 필요이상으로 많이 등장했고 꼭 나왔어야할 중요기억들과 혼혈왕자의 의문 스네이프와의 갈등..이 제대로 안나왔더라구요 ㅠㅠ 좀 답답했어요 보면서.. 제발 7편은 신들려서 만들길..... 아 그리고 엠마왓슨은 연기 이제 안한다네요 ㅎㅎ
 2009/07/18   
쭈니 그렇지않아도 구피에게 책 사달라고 지속적으로 조르고 있는 중입니다.
역시 이번 영화에서도 중요한 키포인트들이 대거 삭제되었군요.
사실 그럴줄 알았습니다.
원작도 해리와 친구들의 사랑 놀음이 전부일 것이라는 생각은 안했거든요.
암튼 데이빗 예이츠 감독에게 계속 이 시리즈를 맡기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그래도 5, 6편은 말아드셨으니 7편만큼은 정말 제대로 만들어 줄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박휘연님의 덧글을 읽고나니 더더욱 빨리 원작을 읽고 싶어지는 군요. ^^
 2009/07/19   
이빨요정
그 오랜 세월을 함깨 했던 해리포터도 이제 끝을 향해 가는군요.
반지의 제왕과 함께 시작을 해서 10년을 끌다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1편을 약간 좋아하고 나머지 속편들은 별로 라고 생각됩니다.
재미있게 본적이 없지요.
한편한편 보면서 "아이들이 볼 영화가 아닌쪽으로 가는거 같다.."
"영화가 아니라 스케일 큰 TV시리즈 같은데 도대체 언제 완결이 나는걸까?"
이런 잡생각만했었지요.
하지만 해리포터도 이제 끝이라니...참 기분 묘해지는군요.

영화가 전부 완결되도 뭔가 외전같은게 나올것같은 느낌입니다.
이런 좋은 소재를 버릴리가 없지요.


요즘 극장에가면 음료수가 약간의 과자같은것은 집근처 할인 마트에서 싸게 사서 갖고 간답니다.
극장에 있는것은 도저히 사먹을수가 없더군요. 음료수랑 팝콘과자같은거 사면 1만원가까이 깨져버리니...거참...
 2009/07/20   
쭈니 저도 [반지의 제왕]과 더불어 이 영화에 대한 추억이 많은데... 이제 1편, 아니 마지막은 2편으로 나누어 제작된다니 2편의 영화가 남았군요. 뭐 솔직히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비한다면 그다지 만족스러운 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재미가 솔솔했습니다.(워낙에 판타지영화를 좋아해서...)
그리고 극장 팝콘과 음료는 정말... 사람들이 줄서서 사먹는 것을 보면 그냥 '돈이 저렇게 많나?'라는 생각만... 저도 가끔 사먹지만 포인트로 공짜팝콘을 먹거나 아님 근처 슈퍼에서 음료삽니다. 가끔 집에서 쥐포 구워갈때도 있고... ^^;
 2009/07/20   
액션영화광
저는 [해리포터]를 안봐서.....
제 취향에서는 [해리포터], [스타워즈]가 재미없다고 느껴져 한편도 안봤습니다.
친구들은 영화광이란 놈이 이런 유명한 영화는 안보냐고 할정도로 .. ㅎㅎ
소설도 불사조 기사단까지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혼혈왕자]도 패스이고,
 2009/07/21   
쭈니 ㅋㅋㅋ
자기 취향에 맞는 영화가 있죠.
유명하다고 모든 영화를 봐야한다면 너무 힘들듯...
전 [주온 시리즈] 단 한편도 안봤... 아니 못봤습니다. ^^;
 2009/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