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9년 영화이야기

[체인질링]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쭈니-1 2009. 12. 8. 23:08

 

 


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제프리 도노반
개봉 : 2009년 1월 22일
관람 : 2009년 1월 29일
등급 : 18세 이상

난 정치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 이 글은 [체인질링]에 대한 제 두 번째 글입니다. 첫 번째 글은 지난 금요일 오후에 작성을 했었는데 작성 후 읽어보니 나답지 못하게 과격하고 너무 노골적으로 정치적이어서 고민 끝에 전부 삭제해버렸습니다. 이번 글 역시 다른 영화 이야기와 비교해서는 정치적인 글이 될 것 같으며, 현 정부에 대한 제 불만 표출로 가득 넘쳐나는 글이 될 것입니다. 그러한 정치적인 글이 불편하시다면 지금이라도 인터넷 창을 닫아주시기 바랍니다.
[체인질링]에 대한 영화 이야기가 유독 정치적인 글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영화 자체가 워낙 정치적인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할리우드의 살아있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이미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힐러리 스웽크), 남우조연상(모건 프리먼)을 석권한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존엄사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적이 있었습니다.
[체인질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1928년 LA이지만 강한 국가를 지향했던 부시 미국 전 대통령에 대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견해로 보입니다. 강한 미국을 위하여 걸프전을 벌였고, 자신이 스스로 빌미를 제공한 테러와의 전쟁을 위하여 전 세계를 끊임없는 분쟁의 고통으로 몰고 갔던 부시 미국 전 대통령.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1928년 실제로 벌어진 사건을 통해 정부가 국민의 위에 군림하려고할 때 벌어지는 비극을 그려냈습니다.
문제는 [체인질링]의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더욱 암담한 것은 미국에서 부시 시대는 이제 끝이 났지만 한국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체인질링]을 보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마치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을 보며 만든 영화가 아닐지 의심이 갈 정도로 느끼는 바가 많았습니다. 지금부터 바로 그러한 이야기들이 여기에 펼쳐질 것입니다.


 

거기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검찰이죠? 쭈니도 허위사실 유포가 잡아가 주세요.


공권력이 국민의 위에 섰을 때.

1928년 LA. 혼자의 힘으로 9살 된 아들 월터를 키우는 싱글맘 크리스틴 콜린스(안젤리나 졸리)에게 어느 날 비극이 찾아옵니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월터가 실종된 것입니다. 크리스틴은 경찰에 신고를 하고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지만 5개월 후에 경찰이 찾아낸 월터는 크리스틴의 아들이 아닌 전혀 다른 아이였습니다. 크리스틴은 경찰이 찾아준 아이는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항변하지만 경찰은 크리스틴의 말을 묵살하고 오히려 그녀를 정신병원에 감금합니다.
영화를 보며 어떻게 저린 일이 가능할 수 있는지, 말 그대로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만약 현재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죠.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널리 공유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종 전 월터의 사진 및 프로필과 경찰이 찾아낸 아이의 사진과 프로필을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아이라는 사실이 금방 드러날 것이며, 정 안되면 친자확인 절차를 밟으면 될 일이니 말입니다. 분명 일반인들에게 정보가 제한되었고, 과학적인 수사가 불가능했던 1928년이기에 그런 일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적주의에 사로잡혀 있으며, 약자를 억압하고 언론을 조작하여 피해자와 가해자를 뒤바꿔버리는 존스 반장(제프리 도노반)을 비롯한 LA경찰국의 모습은 80년이 지난 2009년 서울에서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2009년 1월 20일 용산의 재개발 현장에서 시위자와 이를 진압하는 경찰 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그 지역을 재개발하려는 정부와 생존권을 보장받으려던 철거민의 격한 충돌로 인하여 벌어진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 어처구니없는 참사를 낸 정부는 오히려 여론 조작을 통해 좌파가 주도한 과격한 시위 때문이라며 책임회피를 하고 있으며, 아직도 참사를 당한 유가족에게 변변한 사과의 말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날의 참사에 대한 정확한 내막은 알지 못하고 있지만 경찰당국이 발표한 것처럼 국가전복을 꿈꾸는 과격한 좌파와 좀 더 많은 보상금을 원하는 돈에 미친 자들이 선량한 시민을 향해 벌인 테러를 막기 위해 경찰로써는 어쩔 수없는 진압이 아닌 것만은 확실합니다.


 

우리 경찰은 당신과 같은 힘없는 사람을 도와줄 시간이 없단 말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시민을 향해 물대포는 쏘지 않더라.

[체인질링] 중 가장 흥미로운 장면은 크리스틴을 향해 벌인 LA경찰국의 만행을 알게 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인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작년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촛불시위를 연상하게 합니다. 안하무인격으로 밀어부치기식 일처리를 하던 이명박 정부가 미국의 미친소 수입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성난 민심에 고개를 숙였던 2008년 촛불시위. 미친소 수입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여전하고 결국 미국의 쇠고기는 버젓이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명박 정부가 국민의 힘을 처음으로 느낀 사건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 사건 역시 정말 광우병이 ‘위험한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무조건 밀어부치기로 미국 쇠고기 수입을 추진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국민들에게 미국의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을 충분히 인식시키고 일을 추진했더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그들은 그런 절차 따위는 무시했습니다.
촛불시위에 단 한 번도 참가하지 않았던 저는 어느 날 TV 뉴스에서 경찰이 촛불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쏘는 장면을 보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 자신을 믿고 뽑아준 국민을 향해 저런 무시무시한 짓을 벌일 수가 있는지 기가 막혔습니다.
아직도 이명박 정부는 절차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자신의 탓보다는 광우병의 위험을 알린 MBC PD수첩과 일부 과격한 촛불시위를 벌인 이들의 탓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체인질링]의 LA경찰은 성난 시민들에게 물대포를 쏘지 않았으며, 진상 규명을 통해 관련자들이 법의 처벌을 받았지만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서 그런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청장을 비호하고 있는 한, 그 누구도 최고통치권자에 반기를 들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웃어요. 당신이 발버둥 쳐도 난 대통령의 비호를 받는 사람이란 말이오.


제 2의 미네르바가 나오기 전에...

작년 연말 인터넷 경제 논객으로 유명한 미네르바가 허위사실 유포로 검찰에 기소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수밖에 없는 이 해프닝은 아직도 진행 중인 사건입니다. 평범한 네티즌의 글 하나 때문에 수십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이명박 정부의 주장을 들으며 저는 앞이 캄캄해지기만 합니다.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경제를 맡길 수가 있는지...
1928년 LA. 크리스틴은 절대적인 권력을 쥐고 흔들던 경찰당국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들은 크리스틴을 협박하고, 정신병원에 감금했지만 그녀는 결코 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겐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월터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이명박 정부를 향해 그들의 잘못된 정치에 맞서 크리스틴처럼 싸울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에겐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박정희라는 독재자를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이유는 그가 온갖 만행을 저질렀지만 배고픔에 고통 받던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그래도 하루 세끼는 먹을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는 자유, 인권보다 먹을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는 하루 세끼는 먹을 수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배고픕니다. 그렇기에 현대건설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낸 CEO출신의 이명박 정권을 선택하고 믿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며 예전 박정희 정권 시대로 회귀하려합니다.
분명 이명박 정권은 우리가 선택한 정권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가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한 믿고 힘을 보태 줘야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잘못된 길을 걷고 있을 때 눈과 귀를 닫고 입을 막고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위에 선 정부가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이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권력이 국민의 위에 섰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비단 [체인질링]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역사, 아니 세계의 역사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체인질링]을 본 후 우리나라의 정치가 너무나도 암담한 생각이 들어서 오늘은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제 정치적인 견해에 중점을 둔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요. 두 번째 쓰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격하고 노골적으로 정치적입니다. 하지만 이번만 이해해 주세요. 30대 후반이 되니 예전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정치에 자꾸만 관심이 가게 되고 그럴수록 가슴은 점점 답답해지기만 하니 말입니다. ^^  


 

너 정말 쭈니 맞니? 쭈니는 이렇게 정치적인 사람이 아냐.

이번 글은 너무 정치적이군. 다음 글엔 쭈니다움으로 돌아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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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요정
으아~ 언제나 처럼 호기심에 들어와 본 것이었는데 제가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정치이야기군요.
저는 정치와 종교에 관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강력한 권력이 집중되어있거든요.
이념이나 사상을 위해서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그런 태도가 너무 무섭고 두렵습니다.
가끔 길을 지나가다가 종교에 대해서 설교를 하거나 아니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되면 서둘러 길을 지나간답니다.


정치적인 것을 떠나 영화에 관한 예기를 하자면 안젤리나 졸리는 저에게는 90년대 후반의 악녀 이미지가 강해서 아이를 찾으려는 어머니 역할은 좀 않어울리는듯 싶더군요.
이게 정말로 웃깁니다.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안젤리나 졸리는 천박하면서 좀 막나가는 섹시스타 이미지로 유명했는데 2000년대 들어서 아프리카같은 곳으로 봉사활동하러 다니고 여러가지 기부행사같은 것을 많이 하다 보니 어느센가 성스러운 수녀 이미지가 생겼는데 사람들도 그런 이미지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더군요.
저는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물론 실제 졸리가 훌룡한 일을 많이 하겠지요.)
대중들이 너무 주위에 떠도는 정보나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순식간에 너무 현혹되어서 자기식대로 판단하는것이 좀 무서웠습니다.
마치 국내의 대통령을 대하는것처럼요.
게시판 같은 곳을 들려다보면 너무 대통령에게만 몰아서 비난을 하는것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인간 샌드백이 되어버린것이지요.
지금 정치가 어떤식으로 진행되는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요.
실제로 그 사람을 아는 사람도 별로 없을텐데 말이지요.

자기 주관이 있어야 할텐데도 너무 극단적으로만 판단을 하니 이거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별 쓸데없는 이야기를 올린거같군요.
영화는 훌룡할거같은데 왠지 극장에 가고 싶은 영화는 아니군요.
 2009/02/02   
쭈니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차라리 졸리가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드로 변신해서 비리 경찰과 정신병원의 의사, 간호사들을 혼내줬으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정치 이야기가 나와서 죄송합니다. 사실 요즘처럼 신문이나, 뉴스를 보며 우리나라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좀 더 국민의 말에 귀기울이며 잘 사는 사람들이 더 잘사는 나라가 아닌, 못사는 사람들이 좀 더 잘 살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그것이 부족하니 국민들도 쓴소리를 하는 것입니다. 그 쓴소리를 외면하고 막으려하니 더욱더 불만이 터져나오는 것이고요.
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이해못한다면 그는 임기내내 인간 샌드백이 되어야죠. 국민들은 충분히 대통령을 인간 샌드백으로 만들 자격이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뽑아준 대통령이니 못하면 우리가 스스로 채찍을 내리쳐야죠.
아! 또다시 정치 이야기를... 죄송... ^^
 2009/02/02   
이빨요정
솔직히 진짜 안젤리나 졸리는 미스캐스팅이라는 생각입니다.
줄리안 무어나 미셸 파이퍼라면 모를까 졸리는 너무 섹시스타 이미지가 강해요.
 2009/02/03   
쭈니 솔직히 그런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안젤리나 졸리가 예상보다는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줄리안 무어라면 더욱 잘 햇을지도... 미셀 파이퍼라면... 전 그녀의 캣우먼을 너무 좋아해서 어색하게 느껴졌을지도... 음... 차라리 조디 포스터가 어땠을지... ^^
 2009/02/03   
dd
이빨요정님은 헬보이에 출연하셨던?ㅎㅎ  2009/02/05   
쭈니 ㅋㅋㅋ
그렇지않아도 제가 물어봤는데 그 이빨요정은 아니라고 극구 부인하시더군요. ^^;
 2009/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