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8년 영화이야기

[스타워즈 : 클론전쟁] - 외전으로써의 역할을 망각한...

쭈니-1 2009. 12. 8. 22:47

 

 


감독 : 데이브 필로니
더빙 : 맷 랜터, 애쉴리 에크스타인, 제임스 아놀드 테일러
개봉 : 2008년 9월 4일
관람 : 2008년 9월 17일
등급 : 연소자 관람가

화룡점정(畵龍點睛)

9월 17일의 행복한 영화 나들이의 마지막은 [스타워즈 : 클론전쟁]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미리 예매한 영화는 [방콕 데인저러스]였습니다. 애초부터 [방콕 데인저러스]보다는 [스타워즈 : 클론전쟁]이 더욱 보고 싶었지만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부진한 흥행성적으로 인하여 상영하는 극장도 적었고, 상영하더라도 관객이 없는 시간대로 하루에 1~2회만 상영하던 탓에 시간을 맞추기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다른 영화들과 이리저리 시간을 맞춰보다가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포기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런데 변수가 생긴 겁니다. 구피의 요청(혹은 명령)으로 인하여 계획했던 영화 스케줄이 엉망이 되어 버린 저는 계획을 무시하고 일단 시간이 맞는 영화들을 우선적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신기하게도 마지막 세 번째 영화로 [스타워즈 : 클론전쟁]과 시간대가 딱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평일 낮 시간대에 그것도 흥행에 참패를 기록 중인 영화를 보다보니 드디어 극장 안에 저 혼자 영화를 보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답니다. 아쉽게도 영화가 시작한지 20여분 만에 어떤 커플이 들어와서 극장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진기한 경험은 고작 20여분으로 마감했지만 그래도 제겐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암튼 네 편의 영화를 보려는 계획이 세 편으로 줄어들었지만 그 대신 거의 포기 일보직전까지 갔던 [스타워즈 : 클론전쟁]을 그것도 20여 분간 혼자 극장을 전세 내며 영화를 본 것에 만족하며 9월 17일의 행복한 영화 나들이는 막을 내렸답니다.    


 

역시 영화를 보러 가는 길은 험난하군.


영화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전 세계적으로 빅 히트를 기록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외전에 해당됩니다. 이미 조지 루카스 감독이 1970년대 후반에서부터 1980년대 초반에 개봉되었던 에피소드4~6과 1999년부터 2005년에 선보인 1~3의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스타워즈]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현 상황에서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영화로 하지 못했던 그 수많은 이야기들 중 하나를 끄집어내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로 그려낸 것입니다.
비록 [스타워즈]의 광팬은 아니지만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를 재미있게 본 저로써는 [스타워즈 : 클론전쟁]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매력적인 이야기라서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제작되어야 했던 것일까?'
물론 불안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에 열렬한 반응을 보였던 미국의 관객들이 [스타워즈 : 클론전쟁]만큼은 만장일치로 외면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도대체 얼마나 재미없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그들처럼 [스타워즈]의 광팬이 아닙니다. 그들처럼 너무 과도한 기대감이 없으며, 그들처럼 '나의 [스타워즈]를 모욕하지마!'라고 외칠 정도의 충성심도 없습니다. 제가 미국과 한국 모두에게서 만장일치로 실패작 판정을 받은 [스타워즈 : 클론전쟁]을 별다른 거리낌 없이 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영화를 여섯 편이나 만들어 놓고도 아직 할 이야기가 많이 남았다는구나.


[스타워즈] 광팬이 아닌 관객의 느낌

영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게 일단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그냥 볼만한 영화였습니다. 클론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 잔악한 악당인 자바의 아들을 구해야 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맷 랜터)의 모험담에 초점을 맞춘 이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전반에 걸친 아니킨 스카이워커의 비극적인 운명에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은 채 그저 평범한 액션활극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올바른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스타워즈]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엔 너무 비극적인 요소가 많은 시리즈였습니다. 그러한 이 영화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것을 결정한 순간부터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좀 더 눈높이를 낮춰야 했을 것이며, 어린 관객들이 좋아하는 경쾌한 액션을 그려냈어야 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으로 인하여 다스베이더가 되기 이전 아니킨 스카이워커는 분명 자신만만한 활기 넘치는 젊은 영웅이었습니다. 데이브 필로니 감독은 바로 그러한 점을 놓치지 않은 셈입니다. 어린 제자인 아소카 타노(애쉴리 에크스타인)와 티격태격하며 자바의 어린 아들을 구하는 모험을 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모습을 보며 저 역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에서 보여줬던 자신의 비극적 운명에 울부짖는 그의 모습을 잊은 채 그저 단순하게 그들의 액션을 즐겼습니다. 어쩌면 제겐 그것으로 이 영화가 할 도리는 다했을지도...


 

너의 비극적인 운명 따위는 잊어라!


진정한 외전이 되려면...

제가 아니킨 스카이워커의 활기찬 모험담을 즐기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타워즈 : 클론전쟁]에 만족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스타워즈 : 클론전쟁]이 제가 기대했던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전 [스타워즈 : 클론전쟁]에 [스타워즈 시리즈]의 외전으로써의 충실한 역할을 기대했었습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를 재미있게 봤지만 이전 영화들을 그리 재미있게 보지 못한 저로써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했으며 [스타워즈 : 클론전쟁]이 그러한 부분을 채워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미이라 2]에서 매력적인 캐릭터였던 스콜피온 킹의 탄생 이야기를 담은 [스콜피온 킹]과 [엑스맨 시리즈]에서 주인공이었지만 시리즈 전체의 진행을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잠시 접어야 했던 울버린을 위한 외전 [엑스맨 탄생 : 울버린]처럼, 본 영화의 보충 설명이 되기를 [스타워즈 : 클론전쟁]에 저는 바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그럴 마음이 없어보였습니다. 에피소드 2와 에피소드 3의 사이의 이야기이며 [스타워즈]의 광팬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으로만 떠돌았던 클론전쟁을 본격적으로 담았다는 사실에서 외전으로써의 역할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실상은 클론전쟁을 담았다기보다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모험담에 치중하며 외전으로써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결국 [스타워즈 : 클론전쟁]은 영화 그 자체만으로는 볼만한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의 이야기로 본다면 실망스러운 영화였습니다. 아마도 그것이 이 영화의 실패의 원인일 것입니다.


 

클론전쟁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기도 전에 하찮은 임무가 주어지다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우리 영웅놀이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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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엄청난 혹평을 받을만한 정도는 아니던데요 ..

저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 광신도들은 이것으로 성이 안차는듯 ..
 2008/09/22   
쭈니 저라도 성에 안찰듯...
하지만 그냥 영화 그 자체로만 본다면 Park님 말씀처럼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008/09/22   
이빨요정
아직 보지 않아서 단정지을수 없지만 전작 실사영화들이 워낙에 큰 흥행과 많은 업적들을 이뤄내서 그런지 무난한 평은 힘들고 극찬아니면 비난밖에 받을수가 없다고 봅니다. 더군더나 조지루카스가 크게 관여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2008/09/22   
쭈니 물론 영화 자체가 워낙 거대한 매니아층을 거닐고 있는 영화이니 이해는 됩니다.
그리고 조지 루카스가 제작을 맡았으니 뭐 크게 관여안한건 아닌듯...
암튼 본격적으로 클론정쟁의 큰 양산을 그렸으면 좋았겠지만 제목이 클론전쟁이면서 클론전쟁부분은 건너뛰고 자바아들 유괴사건이 초점이 맞춰진 것이 전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스타워즈 : 클론전쟁 에피소드 2]를 만들 계획이라면 또 모를까...
 2008/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