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8년 영화이야기

[엑스파일 : 나는 믿고싶다] - 나도 믿고 싶었다.

쭈니-1 2009. 12. 8. 22:44

 

 


감독 : 크리스 카터
주연 : 데이빗 듀코브니, 질리안 앤더슨, 아만다 피트
개봉 : 2008년 8월 13일
관람 : 2008년 8월 20일
등급 : 15세 이상

그래, 이건 하늘이 주신 기회이다.

[미이라 3]를 선택하며 저는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는 이제 극장에서는 못 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랬기에 실망스러웠던 [미이라 3]을 보고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차라리 [엑스파일]을 볼걸...
하지만 기회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반기결산을 위해 방문한 계열회사에서 회계 여직원이 제가 지시한 일은 하나도 해놓지 않은 것입니다. 애초에 저는 여직원이 해놓은 일을 토대로 반기결산을 하려고 했었기에 일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자 당황스러웠으면서도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는 없었습니다. 미리 일을 마무리했는지 확인전화를 한 후 방문했어야했는데 당연히 일을 해놓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확인 없이 방문한 제게도 실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여직원에게 다시 일을 지시하고 이번엔 일을 할 시간을 넉넉하게 준 후 계열회사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회사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고, 집으로 들어가기엔 시간이 너무 일렀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당연히 [엑스파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이건 [엑스파일]을 보라는 하늘이 주신 기회이다.'
종로, 서울극장, 피카디리극장, 단성사를 돌아다니며 [엑스파일]이 상영하는 시간을 확인하고 시간대가 가장 맞는 피카디리극장으로 선택을 했습니다. 영화가 상영하길 기다리면서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엑스파일]과 저는 10년 만에 재회를 하게 된 것입니다.  


 

쭈니씨, 우리 보고 싶었어요?


무섭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엑스파일]을 보다는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면서 저는 지금까지 [다찌마와 리], [미이라 3]을 먼저 보며 [엑스파일]을 뒤로 미뤄놓은 것일까요? 해답은 간단합니다. 혼자 보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입니다.
요즘 들어서 유독 무서운 영화가 극도로 꺼려집니다. 그러한 시점에서 [엑스파일]의 예고편은 제게 두려움을 안겨줬습니다. 눈 덮인 설원에서의 살인, 잘려나간 손과 머리, 그리고 음밀한 실험. 이 모든 것이 제겐 호러영화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엑스파일]을 보기 전에 가슴이 설레면서도 긴장되었습니다.
그러나 결코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영화의 초반 예고편의 장면들처럼 호러영화 같은 장면들이 몇 나오지만 강도는 센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스릴러영화의 수준 정도였습니다. 무섭지 않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문제는 바로 무섭지 않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으니까요.
무섭지 않다는 것이 제게 왜 문제가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이 영화의 장르에 있습니다. 1998년에 개봉한 [엑스파일]의 첫 번째 극장판인 [엑스파일 : 미래와의 전쟁]은 명백히 SF장르에 들어 갈만한 영화였습니다. TV시리즈에선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외계인의 존재를 관객들에게 확실히 보여줬던 [엑스파일 : 미래와의 전쟁]은 사실 그렇기에 실망스러웠습니다.(진실은 저 너머에 있을 때 더욱 매혹적인 법입니다.)
그런데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는 SF영화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영화는 명백히 미스터리 스릴러영화입니다. 그런데 무서운 영화에 극도로 약한 제게도 무섭지 않았다면 이 영화는 스릴러영화로써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셈입니다. 결국 뜨끈미지근한 스릴러라는 이야기죠.


 

이렇게 여럿이 나와 설치는데 무서울 리가 있나.


믿어라!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초자연적인 사건 따위는 없습니다. 물론 영매라고해서 사건 현장에 없었으면서도 보인다는 미스터리한 신부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은 단 한명의 조연에 국한된 현상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사건은 [엑스파일]보다는 [CSI 과학수사대]의 소재에 더욱 잘 어울립니다.
[엑스파일]에 외계인도, 초자연적인 사건도 없어 실망스러운데, 사건 자체도 스릴러에 어울리지 않게 긴장되거나 무섭지 않고, 사건의 내막도 쉽게 눈치 챌 정도로 허술합니다. 스릴러영화 그 자체로는 명백하게 실패한 셈입니다.
오히려 이 영화는 실망스러운 사건의 내막보다는 6년 동안 창고에서 잠자고 있었던 멀더(데이빗 듀코브니)와 스컬리(질리안 앤더슨)를 세상 밖으로 다시 끄집어내는데 관심을 기울인 것 같습니다.
FBI를 그만두고 의사로써의 생활을 살아가는 스컬리와 세상과 담을 쌓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지내는 멀더가 FBI의 도움 요청에 다시 세상 속으로 들어오는 과정이 사건의 내막보다 더욱 세밀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진정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영화의 부제처럼 '믿음'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세상을 믿지 못하는 멀더에겐 세상을 믿으라고 충고하고, 불치병에 걸린 어린 환자의 수술에 자신없어하는 스컬리에겐 자기 자신을 믿으라고 충고하며, 오랫동안 [엑스파일]을 잊고 살아왔던 관객들에겐 초자연적인 사건의 진실을 믿으라고 속삭입니다. 영화가 재미있었다면 충분히 이 영화의 속삭임을 믿었겠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실망스러운 지금은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네요.    
미국 내에서 실망스러운 흥행을 기록한 이 영화가 [엑스파일]의 새로운 극장 시리즈를 내놓을 수 있을 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객들에게 믿으라는 속삭임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영화의 재미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바로 이 영화에서 유일한 초자연적 소재를 지닌 조셉 신부라오.

스컬리, 관객의 반응이 차가운 눈만큼 썰렁한데 우리 다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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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음 .. 예상대로 혹평이군요 ..

저는 오랫만에 만난 멀더와 스컬리 덕에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스케일이 너무 작았던가 아닌가 하는 ...

비닐하우스에서 인체실험이라니 . . - -
 2008/08/21   
쭈니 스케일 작은 것은 이해해도, 전혀 [엑스파일]답지 못한 것은 이해못합니다.
반가운 얼굴을 보는 것은 차라리 예전 TV시리즈를 재방송봐도 되지만 새로운 [엑스파일]을 만들려면 좀더 [엘스파일]답게, 그리고 치밀하게 만들어줬으면하는 생각입니다.
기대가 커서인지 실망이 너무 크네요.
 2008/08/21   
이빨요정
엑스파일...추억의 시리즈로 남았으면 더 좋았을뻔 했습니다.
98년 개봉했던 첫번째 극장판은 나름대로 괜찮게 보았던 저로써는 도저히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던 영화였습니다.
올 여름에 상당히 많은 영화를 극장에서 봤습니다만 극장에서 꼭 봐야만한다는 기분이 들게 했던 영화는 손꼽을 정도군요.
오락영화로써 충실했던 "아이언맨" 한국영화의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준 "놈놈놈"
말이 필요없는 "다크나이트" 개인적으로 세편정도군요.
올해 마지막 남은 기대작은 007 밖에 않남았습니다.
 2008/08/21   
쭈니 솔직히 저는 극장판 1편도 재미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엑스파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듯...
그냥 [엑스파일]은 TV시리즈가 최고인것 같습니다.
극장판 3편은 안만들어지겠죠?
물론 만들어진다면 전 또다시 극장으로 가겠지만...
그리고 전 아직 기대작이 너무 많습니다. ^^
 2008/08/21   
이빨요정
극장판이 또 다시 제작이 된다고 하더라도 당분은 않나올듯합니다.
엑스파일 은 TV시리즈가 정말 좋았지요.
첫방송부터 열광했었습니다.
내용은 잘 기억않나지만 트윈픽스와 함께 너무도 집중해서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군요.
 2008/08/22   
쭈니 아~ [트윈픽스] 기억납니다.
정말 기대했던 TV시리즈였는데...
한국에서 방영했을땐 너무 많이 가위질을해서...
초반에 도저히 내용을 이해못하고 포기해버린... ^^
 2008/08/22   
Park
그냥 시리즈 DVD 가격이나 내렸으면 한이 없겠습니다 .. 비싸서 .. 피눈물나요 ,..  2008/08/22   
쭈니 저도 [엑스파일]하고 [닥터후] TV시리즈 DVD가격을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  2008/08/22   
ssook
차라리 [인디애나존스]가 더 엑스파일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이 먹어감에 따라 그들도 늙어간다는 사실을 알았고요..
예전의 그들이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어느 장면에서는 갑자기 [화성침공]이 생각날만큼 웃겼어요...
치와와였던 것 같은데.. 개몸에 이식해놓은 사람머리........랄까..
여튼 잔뜩 기대한거에 호응을 전혀 못한영화에요..
 2008/08/24   
쭈니 정말 그러고보니 이번 [인디아나 존스]가 더욱 [엑스파일]스럽긴 했습니다.
[화성침공]도 공감...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정말 그러네요. ^^
 2008/08/24   
졸지말자
멀더와 스컬리가 자식까지 낳아 입양 보냈다는 거에 굉장히 충격 받았다는.. 제가 터미네이터 2 주인공이 멀더 대신 나올때 부터 안봐서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고 있었거든요
멀더와 스컬리는 이루어 질듯 안이루어질듯한 그런 미묘한 관계가 쵝오였는데 영화는 실망이었지만 저는 그 둘이 나오는 것만도 행복했어요 ^_^
 2009/03/31   
쭈니 저는 졸지말자님보다 훨씬 전 부터 안봤습니다.
계속 보기엔 너무 늦게 TV에서 방영했었거든요.
제가 밤잠이 좀 많습니다. ^^
 2009/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