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8년 영화이야기

[미이라 3 : 황제의 무덤] - 차라리 이집트로 돌아가라.

쭈니-1 2009. 12. 8. 22:44

 

 


감독 : 롭 코헨
주연 : 브랜든 프레이저, 이연걸, 마리아 벨로, 양자경
개봉 : 2008년 7월 30일
관람 : 2008년 8월 20일
등급 : 12세 이상

이번엔 [미이라]를 놓치지 않았다.

올 여름 저는 부지런히 영화를 봤습니다. 구피가 다시는 극장에 안가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혼자서라도 극장을 다니며 올 여름 개봉한 기대작들은 거의 대부분 섭렵하고 있는 중입니다. 물론 제가 아무리 부지런을 떤다고 해도 아쉽게 못보고 넘어가는 영화들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직장인이라는 신분적 한계로 인하여 제한된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제가 완벽하게 개봉하는 모든 기대작들을 볼 수는 없는 법이죠.
[미이라 3 : 황제의 무덤]도 아쉽게 못보고 넘어가는 영화중 하나로 기록될 뻔했습니다. 돌이켜보면 1편도, 2편도 이렇게 아쉽게 극장에서 놓쳤었기에 [미이라 시리즈]에 대한 새로운 징크스가 생길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제 집념은 결코 [미이라 3]을 흘러버리지 않았습니다. 개봉한지 벌써 3주가 지난 시점에서 '나중에 비디오로 보면 되지'라고 체념을 할만도 했는데 왠지 그러기 싫었습니다. 주변에선 '재미없다'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제 눈으로 확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제 소중한 시간을 소비해서라도...
하지만 그러한 제 선택은 결코 좋지 못했습니다. 1, 2편이 철저하게 오락영화로써의 재미만큼은 충족시켜주는 영화였기에 최소한 3편에게도 그러한 재미를 원했지만 [미이라 3]은 억지로 3편을 채워 넣은 것 마냥 실망스러운 설정과 지루한 전개만이 반복적으로 러닝타임을 채우고 있었을 뿐입니다.
[미이라 3]을 보고나서 기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못 본 또 한편의 영화인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가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차라리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를 볼걸... (그러한 아쉬움은 [미이라 3]을 본지 3시간 만에 해소되었습니다.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서 같은 날 [엑스파일 : 나는 믿고 싶다]까지 봤으니까요. 하지만...)  


 

도대체 이 많은 영화를 언제 전부 본단 말이요.


미이라는? 이모텝은? 도대체 전부 어디로 간 거야?

자! 이제부터 제가 [미이라 3]에 실망했던 이유들을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재미있게 본 영화의 이야기를 쓸 땐 과연 영화의 재미를 글로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불안해하지만, 재미없게 본 영화의 이야기를 쓸 땐 '너, 잘 걸렸다.'라는 심보로 눈빛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이 영화의 제목은 '미이라'입니다. 여러분들은 '미이라'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당연히 이집트, 파라오, 약품처리해서 부패하지 않은 시체, 뭐 이런 것들을 생각하실 것입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제목이 '미이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것들이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일단 이해는 합니다. 이미 1, 2편을 통해 앞에서 언급한 소재들을 전부 써버린 롭 코헨 감독은 3편을 위해 새로운 소재가 필요했으며 결국 이집트에서 중국으로 영화의 무대를 옮겨버렸습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가 제목이 '미이라'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헛짓거리를 한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어쩌면 부질없는 짓일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는 홍보를 통해 충분히 영화의 무대가 중국으로 옮겨졌음을 알렸고, 관객들 대부분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왜 이러한 것을 가지고 불평불만이냐고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재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1, 2편의 중요한 재미 요소들을 모조리 버리고 중국으로 옮겼으면 최소한 이 영화는 1, 2편이 그리워지지 않도록 재미있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으니 1, 2편이 그리워지는 것이고, 이집트의 사막과 이모텝의 능글맞은 모습이 그리워지는 것입니다.


 

이집트에선 단물, 쓴물 다 뽑아 먹었어. 이젠 중국으로 떠나자.


중국이라고 뭐 달라질 것이 있나?

릭 오코넬(브랜든 프레이저)은 중국에 갔습니다. 뭐 좋습니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마당에 [미이라 3]에 '미이라'가 없는 것은 참아줄 수도 있습니다. 1, 2편에서 악당이지만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모텝이 없는 것도 참겠습니다.(함께 중국에 갔으면 좋았겠지만...) 언제까지 이모텝만 우려먹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중국에 갔으면 뭔가 새로운 재미를 보여 줬어야합니다.
이번 [미이라 3]에서 내세운 악당은 진시황입니다. 불로초를 애타게 찾다가 결국 50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는 이 불세출의 폭군은 이미 수많은 영화에서 소재로 등장할 만큼 신비스러운 존재입니다. 특히 그의 방대한 크기의 무덤과 무덤에서 발견된 흙으로 만든 병사와 말은 수많은 감독들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안겨줬습니다.(정소동 감독의 [진용], 당계례 감독의 [신화 : 진시황릉의 비밀] 등등)
하지만 결론부터 말한다면 [미이라 3]는 진시황을 소재로 한 영화들 중 가장 상상력이 빈약한 영화입니다. 이집트의 '미이라'를 통해 할리우드다운 상상력으로 [미이라 1, 2]라는 블록버스터를 만들었던 할리우드가 이번엔 바뀐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전편에 대한 답습에 머물고 맙니다.
그렇기에 왕의 여자를 사랑한 죄로 처형을 당하는 장면이 [미이라 3]에서도 여전히 가슴 안타까운 사연으로 제시되고, 대규모 전투로 여전히 영화를 마무리 짓습니다. 무대만 바뀌었을 뿐 영화의 내용은 별로 바뀐 것이 없습니다. 이럴 바엔 차라리 이모텝이 다시 나와 끈질기게 오코넬을 괴롭히는 것이 훨씬 나을 뻔 했습니다.


 

내가 나왔는데도 이모텝이 그립단 말이냐?


미이라가 중국에 간 까닭이 궁금하다고?

이쯤 되니 새로운 재미를 제시하지도 못할 거면서 뭐 하러 무리하게 중국까지 가서 '미이라'라는 제목을 허무하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해답은 간단합니다.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었던 겁니다. 1, 2편 모두 흥행에 성공한 [미이라 시리즈]를 더 우려먹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할 이야기가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중국입니다. 무대를 중국으로 옮기고, 악당은 이모텝에서 진시황으로 바꿔서 사막대신 눈 덮인 히말라야를 무대로 한다면 전편과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1년에 수를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오락 영화를 보며 오락 영화에 대한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무조건 때리고 부수고 거액의 특수효과를 쏟아 붓는다고 해도 관객들은 재미난 이야기가 없다면 야유를 보낼 것입니다.
[미이라 3]가 바로 그러한 좋은 예입니다. 시리즈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억지로 배경을 바꾸며 그럴듯하게 전편의 이야기를 짜깁기한다고 해도 떨어지는 영화의 재미는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미이라 3]은 미국 흥행에서 상영 3주차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억 달러가 한참 모자란 8천만 달러의 부진한 흥행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작비가 1억4천만 달러가 넘는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미국 내에서는 실패작이라고 할 만합니다. 물론 해외 흥행 수입은 미국 내 흥행을 훨씬 상회함으로 적자는 면하겠지만...
1999년에 만들어진 1편이 미국에서만 1억5천5백만 달러, 2001년에 만들어진 2편이 미국 내에서만 2억2백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린 것을 생각한다면 [미이라 3]의 실망스러운 미국 내 흥행기록을 실감하실 겁니다. 그렇기에 이대로 나간다면 더 이상의 [미이라 시리즈]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아니면 악몽 같은 중국을 벗어나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던가...


 

네가 정말 이비 에블린? 레이첼 와이즈 돌아와 줘.

다시는 중국에 얼씬도 하지마!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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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요정
캐스팅 문제니 아니면 과도한 CG특수효과나 이집트가 아닌 중국에서 찍어서 문제다 뭐다 여러가지 말들이 많지만 결국 문제는 연출자의 능력과 시나리오의 문제인것 같습니다.
연출자의 능력이 없어서 그런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이 영화와 맞지 않는것일수 있지요.
주관적인 생각으로는 미이라 1,2편이 그렇게 잘 만든 영화나 엄청나게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3편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오락성이 강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인것 같아요. "분노의 질주" 시리즈나 "트리플 엑스" 시리즈를 보고 느낀 것이 그래도 롭코헨이 만든 1편들을 재미있게 봤었습니다.
역시 연출자가 바뀌면 진짜 뛰어난 연출력과 시나리오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영화가 흔들린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번 미이라 3편을 롭코헨 감독이 만든다고 했을때는 전혀 기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이라 시리즈를 스티븐 소머즈 감독보다 더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감상하고 보니.....역시나 였군요.
안타깝습니다.
 2008/08/21   
쭈니 하긴 감독의 역량 문제일 수도 있겠군요.
전 롭 코헨 감독이 다른건 몰라도 오락영화에서만큼은 꽤 재미있게 만든다고 믿었기에 그래도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드래곤 하트, 데이라잇, 트리플 엑스, 분노의 질주)
1, 2편의 감독인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영화는 사실 [미이라 1, 2]외에 [반헬싱]에서 너무 실망해서...
감독의 연출력인지, 시나리오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실망스러운건 어쩔수가 없네요.
 2008/08/21   
Park
이제는 캐릭터가 신선하지도 않고 .. 내용도 산만하고 ..

그리고 저는 이연걸이 나온다고 했을때부터 예감했었습니다 . . - -

아 그리고 제발 .. 돌아와요 에블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08/08/21   
쭈니 제발 .. 돌아와요 에블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2  2008/08/21   
ssook
베이징 올림픽때문에 급조된 영화가 아닐까... 하는게 저를 비록한 같이 본 친구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정말 재미도 없고, 전혀 새로울 것도 없고, 시토리마저 엉성한.......
 2008/08/24   
멋진 아웃트로 외에는 정답없던 영화  2008/08/24   
미누
개인적으론 미이라1이 제일 좋았어요^^  2008/08/24   
쭈니 뭐 굳이 베이징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중국관련 소재는 이제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긴 하죠. 암튼 저도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저역시 1편이 가장 좋았고, 2편도 재미있었습니다.
 2008/08/24   
준냉이
이건 미이라3가 아닌
나니아 연대기 후속작인거다 -,.-!
미이라 3를 돌려달라~! ㅜㅜ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이연결이 나와서 기대했는데..)
 2008/12/12   
쭈니 개인적으로는 [나니아 연대기] 후속작이라고 한다는 것은 [나니아 연대기]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합니다. ^^
전 [미이라 시리즈]중 3편만 극장에서 봤는데 시리즈중 3편만 재미가 없었네요.
 2008/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