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8년 영화이야기

[인디아나 존스: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온 까닭은?

쭈니-1 2009. 12. 8. 22:31

 

 


감독 : 스티븐 스필버그
주연 : 해리슨 포드, 샤이아 라보프, 케이트 블란쳇
개봉 : 2008년 5월 22일
관람 : 2008년 5월 29일
등급 : 12세 이상

인디아나 존스가 돌아온 까닭은?

요즘 할리우드는 한 물간 영웅들을 다시 스크린으로 불러들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미 실베스타 스탤론은 자신에게 명성을 안겨줬던 추억의 캐릭터인 록키와 람보를 각각 17년, 20년 만에 [록키 발보아], [람보 4 : 라스트 블러드]로 부활시켰고, 원조 슈퍼 히어로 슈퍼맨도 20년 만에 [수퍼맨 리턴즈]로 관객의 폼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쯤 되니 조엘 슈마허 감독에 의해서 폐기처분되었던 배트맨이 [배트맨 비긴스]로 8년 만에 돌아온 것은 애교에 불과합니다.
여기 오랜만에 복귀한 또 한명의 영웅이 있습니다. 바로 고고학자이자 모험가인 인디아나 존스입니다. 3편인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이 개봉했던 것이 1989년이었으니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거의 20년 만에 관객에게도 돌아온 것입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당시 [스타워즈 에피소드 4~6]으로 최고의 인기가도를 달리던 해리슨 포드는 이제는 60세가 훌쩍 넘어버린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왔으며, 인디아나 존스에 열광했던 저 역시 고등학생에서 30대 중반의 아저씨가 되어버렸습니다. [죠스]와 [E.T.]로 할리우드의 새로운 흥행 메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젠 [쉰들러 리스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한 가지 참을 수 없는 궁금증이 도지고 말았습니다. 한 물간 영웅들이 다시 복귀할 땐 분명 이유가 있습니다. [록키]와 [람보]는 이젠 퇴물이 되어버린 실베스타 스탤론의 욕심에 의해서 되돌아왔고, [스타워즈]는 현대기술로 향상된 테크놀로지 덕분에 조지 루카스의 의욕을 불태워 새로운 에피소드가 제작될 수 있었습니다. [슈퍼맨]과 [배트맨]은 여전히 유효한 코믹스 영웅들의 흥행몰이로 인하여 부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고요.
그렇다면 과연 [인디아나 존스]는 왜? 스필버그 감독이 예전의 인기 캐릭터를 이용해야할 정도로 급박한 상황도 아니고,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20년 전엔 할 수 없었던 새로운 특수효과 기술이 필요한 영화도 아닌데...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이미 소재가 떨어져 일본이나, 한국 등의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새로운 소재의 영화보다는 예전에 인기를 끈 시리즈물을 계속 재탕, 삼탕하는 것이 익숙한 할리우드를 생각한다면 사실 '인디아나 존스가 20년 만에 돌아온 까닭은?'을 고민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일지도 모릅니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은 1989년 당시 신예감독이었던 팀 버튼의 [배트맨]에게 그 해의 최고 흥행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대박 히트를 했던 영화였으니만큼 20년 동안 4편이 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는 수많은 히트작이 있지만 유난히 속편 영화를 만드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그가 만든 속편 영화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와 [쥬라기 공원] 뿐입니다. [쥬라기 공원]의 경우는 2편인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까지만 만들었을 뿐, 3편은 후배감독인 조 존스턴에게 메가폰을 양보했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최근 그는 흥행성보다는 작품성에 치중한 영화를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뭔헨], [터미널], [우주전쟁] 등 전통 할리우드 오락 영화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영화들로 최근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죠. 그런데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그런 그의 행보와는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 흥행성은 충분히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영화이지만 작품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 영화니까요.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뤄 보았을 때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분명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관객에게 새로운 것을 보여주고, 새로운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케케묵은 시리즈를 꺼내들었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바로 관객의 몫인 셈이죠.


 

 


가족애? 또는 새로운 인디아나 존스의 탄생?

어디나 그렇지만 할리우드만큼 가족애에 집착하는 영화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스티븐 스필버그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A.I.], [마이너리티 리포트], [우주전쟁] 등 SF영화를 보면 스필버그식 가족애가 어떠한 것인지 알 수 있죠.
그러한 가족애는 이미 3편인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이끌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해리슨 포드)는 애증의 관계인 아버지 헨리 존스(숀 코네리)와 함께 티격태격하며 전설 속의 성배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났던 것입니다. 1, 2편이 가족애보다는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담과 그 속의 연애담에 집중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선택이었습니다.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서도 그러한 스필버그식 가족애가 등장합니다. 이번엔 인디아나 존스의 숨겨진 아들인 머트 월리암스(샤이아 라보프)가 난데없이 등장하여 인디아나를 놀라게 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20년 전엔 한 남자의 아들로 찐한 가족애를 과시했던 인디아나 존스가 이번엔 한 아이의 아버지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의 간극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는 모르지만,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현대가 아닌 2차 대전 후 냉전이 최고조에 다다른 1957년이라는 점을 상기한다면 굳이 인디아나 존스에게 아버지의 짐을 지울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그것은 '인디아나 존스 = 해리슨 포드'라는 이미지가 깊게 박혀버린 관객들에게 세대교체의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샤이아 라보프가 새로운 인디아나 존스의 후계자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할리우드로는 흥행의 보증수표인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버리긴 싫었지만 해리슨 포드가 이미 늙어버린 마당에 계속 시리즈를 이어나갈 수 없어서 젊고 유망한 샤이아 라보프에게 인수인계할 기회를 준 것일지도...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만약 [인디아나 존스 5]가 주연 샤이아 라보프로 만들어진다면 제 생각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시리즈의 주인공을 바꾸려는 징검다리에 불과한 셈입니다.


 

 


새로운 [E.T.]? 또는 스필버그식 [X-파일]?

여기 또다른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유난히 SF영화에 관심이 많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인디아나 존스]를 SF영화로 재해석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어드벤처영화라기 보다는 SF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지금까지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철저한 어드벤처영화의 장르적인 재미를 갖추고 있었다면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은 여기에 SF적인 결말을 끌어들이며, 조금은 이질적인 재미를 안겨줬습니다.
이전 시리즈의 추억을 안고 극장에 갔던 저로써는 이런 SF적인 영화의 결말이 상당히 낯설고 거북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조금 비꼬는 투로 이 영화의 20자 평을 달자면 '[E.T]의 재림' 혹은 '[X-파일]의 보충자료'쯤 될 것입니다.
사실 영화는 그냥 그 영화 자체의 재미로 즐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제가 '도대체 왜 20년 만에 스티븐 스필버그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만들어야 했던 것일까?'라는 질문에 집착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그만큼 영화가 재미없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20년 만에 이 영화를 만들어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에 대해서 좋은 추억을 안고 사는 저와 같은 관객을 당혹스럽게 만든 것인지 그 의도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과연 5편이 만들어질지, 아니면 안 만들어질지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인디아나 존스의 20년 만에 복귀는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였으며, 그렇다면 당장 1년 후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끊임없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왕 20년 만에 관객의 품으로 돌아온 만큼 제발 앞으로의 시리즈는 20년 전의 시리즈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저 역시 열심히 응원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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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
해리슨 포드 없는 인디아나 존스라 ...
단무지 없는 김밥 ..
마우스 없는 컴퓨터 ..
오토봇 없는 트랜스포머 ..
이쯤이랄까요 .. 느낌이 ..
 2008/06/03   
쭈니 하지만 66살의 나이로 뛰고 구르는 어드벤처 영화의 히어로는 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  2008/06/03   
Park
66살이라는 나이에 뛰고 굴렀던 해리슨 포드도 대단하네요 .. - -
이제는 연금받으면서 쉴때 ..
 2008/06/04   
쭈니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그래서인지 이번 영화에선 좀 둔한 모습... ^^
 2008/06/04   
Unique
오호~ 윗위키의 등장~!!!
그런데.. 에어리언의 등장이라.. 흠...
나름 쨍그랑 이었다는...
 2008/06/04   
쭈니 네, 저도 쨍그랑이었습니다.(표현이 재미있네요. ^^)  2008/06/05   
쭈니팬
1탄이랑 3탄도 결말은 X-File 스럽지 않았나요..?
전 그냥 포드가 역시 나이가 많이 들었다 정도..?
정말 좋아하던 시리즈라 기대가 컸지만, 그렇게 아쉽지만도 않더군요...
그렇지만 5탄은 좀...^^
다음주엔 강철중을 만나러 가야죠...~~~
 2008/06/05   
Park
음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공공의적" 시리즈는 2탄에서 끝이 났어야 ..  2008/06/05   
쭈니 쭈니팬님... 1탄은 모르겟고, 3판은 확실히 X파일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번처럼 그렇게 노골적이진 않았죠.
Park님... 아직 3편을 못본 상태라서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투캅스]는 2편에서 끝이 났어야 했습니다. ^^
 2008/06/06   
ssook
곧 개봉한다는 x-file을 상기시켜주는 영화인가........할리우드는 이렇게 win-win 전략을 이용하는걸까.. 싶었습니다.
간만에 보는 모험영화라 반가웠는데...
뭐랄까.. 정말 심하게 x-file 스러웠습니다.

 2008/06/08   
쭈니 정말 곧 [X파일]이 개봉한다고 하더군요.
제겐 이젠 잊혀진 시리즈물인데...
다시금 옛 추억을 일깨워줄지도...
한때는 [X파일]보느라 밤잠을 설쳤었는데... ^^
 2008/06/08   
Park
X파일 8월 개봉이라고 해서 극장판도 받아놓고

드라마도 85%는 받아 놓은것 같네요 .. 덕분에 하드가 고생중 ..

자 이제 .. 보는일만 남았나요 .. 까마득 ...

아주 어렸을때 부터 투명인간 다음으로 좋아하던 드라마라 .. 정말 기대됩니다 !!!!!!
 2008/06/09   
쭈니 ㅋㅋㅋ
볼 시간만 있다면 다시한번 [X파일]섭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나저나 이번 극장판은 지난 극장판처럼 실망스럽지 않기를 바랄뿐입니다.
 2008/06/10   
엘잠
솔직히 '내셔널 트레져2'보다 재미없었습니다.

그리고 위엣분 '공공의 적' 은 애초에 2편이 나오질 말았어야 했죠. 나오려면 이번작품이 2편으로 나왔어야...
 2008/06/22   
쭈니 뭐 어느정도 인정...
기대이하이긴 했습니다.
 2008/06/23   
이빨요정
왠만한 오락 영화들보다는 기본이상의 재미는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인디아나 존스...그래도 이름값은 했습니다.
 2008/07/09   
쭈니 제 기대치가 높은지 몰라도 전 이름값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락영화로써 충분히 재미는 있지만 [인디아나 존스]라는 제목으로 개봉되는 영화라면 이것보다 더욱 더 재미있어야한다는 생각이... ^^
 2008/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