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8년 영화이야기

[스트리트 킹] - 나쁜 경찰 콤플렉스에 빠지다.

쭈니-1 2009. 12. 8. 22:26

 

 


감독 : 데이비드 에이어
주연 : 키아누 리브스, 포레스트 휘태커
개봉 : 2008년 4월 17일
관람 : 2008년 4월 20일
등급 : 18세 이상

정말 이곳을 폐쇄하고 싶었다.

저희 홈페이지를 자주 이용하시던 분이라면 '쭈니가 저럴 사람이 아닌데 요즘은 홈페이지 관리가 좀 안 되고 있네.'라고 느끼셨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지난 3월 달은 봄과 함께 찾아 온 무기력증이 절 괴롭혔고, 4월 달은 한꺼번에 급한 일들이 겹쳐 홈페이지 관리를 할 시간적인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그 사이 이곳을 방문해 주시는 분들의 댓글 및 방명록 글은 현저하게 떨어졌고, 이상한 스팸 댓글만이 저를 괴롭혔었습니다. 한동안 이 곳을 폐쇄하고 그냥 나도 관리하기 편한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심각하게 고민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벌써 7년째 운영을 하고 있는 이 홈페이지를 버린다는 것은 아직은 생각조차 하기 싫네요. 이제 3월의 무기력증도 해소되고, 4월의 바쁜 일들도 거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다시 제가 예전의 쭈니로 돌아가 활기차게 글을 올리고 홈페이지를 관리한다면 이곳을 방문해주시는 분들도 댓글도 남겨주시고, 방명록 글도 남겨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나저나 스팸 댓글 처리는 참 골칫거리네요. 구피가 어떻게 좀 해결책을 마련해줘야 할 텐데... 그 따위 쓰레기 같은 스팸 댓글 때문에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나쁜 경찰이 되어 돌아온 키아누 리브스

제가 한창 일에 치여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구피가 결혼기념일을 맞이하여 영화 보자며 잠시 제게 휴식을 안겨줬었습니다. 당시엔 이 영화, 저 영화 따질 시간도 없이 그냥 극장에 가서 볼 영화를 골랐었는데 정말 [스트리트 킹]외엔 볼 영화가 없었습니다. 극장가의 비수기라더니 직접 극장에 나가보니 실감이 나더군요.
그래도 [스트리트 킹]은 키아누 리브스와 포레스트 휘태커 등 꽤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하는 액션 스릴러입니다. 사실 키아누 리브스의 경우는 [매트릭스 시리즈] 외엔 그리 믿음이 가는 영화가 드문 편이지만, 흑인 배우 중에서도 독특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포레스트 휘태커의 출연은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주인공은 키아누 리브스이니 영화는 키아누 리브스를 축으로 진행이 됩니다. LA 경찰서의 톰 러들러(키아누 리브스)는 전형적인 나쁜 경찰입니다. 범인을 체포하는 것보다 사실하는 것을 즐기는 그는 증거를 없애고, 사건현장을 조작하는 짓을 서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톰이 처음부터 나쁜 경찰은 아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의 아내가 의문사를 당한 이후부터 경찰서장인 완더(포레스트 휘태커)에게 의존하며 나쁜 경찰이 되었다고 변명합니다.
사실 이러한 영화의 변명만으로도 [스트리트 킹]은 결말이 내정되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나쁜 경찰인 톰이 더 나쁜 경찰을 무찌르며 착한 경찰이 되는... 실제로 이 영화는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착한 경찰이 되고픈 몸부림

톰의 옛 파트너였으며 전형적인 착한 경찰인 워싱턴이 톰이 보는 앞에서 살해됩니다. 이런 류의 영화가 언제나 그렇듯 톰은 살해혐의를 받게 되고 워싱턴을 죽인 진짜 범인을 알아내기 위한 독자적인 수사를 벌입니다.
이때부터 톰은 나쁜 경찰에서 착한 경찰이 되려는 몸부림을 시작합니다. 사실 그가 주인공인 만큼 나쁜 경찰로 오랫동안 묘사할 생각이 애초부터 영화는 없었던 셈입니다.
이렇게 [스트리트 킹]은 상당히 전형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이끌어 나갑니다. 나쁜 경찰이 착한 경찰이 되려는 몸부림은 영화의 후반부가 되면 될수록 점점 노골적이 되어가며, 톰보다 더 나쁜 경찰의 등장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관객들에게 톰에 대한 면죄부를 안겨주려 합니다.
제가 이 영화에 실망했던 부분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스트리트 킹]은 톰이 착한 경찰이 되기 위한 모험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러기위해선 톰의 동료이며, 역시 나쁜 경찰이었던 다른 캐릭터들은 점점 더 나쁜 경찰로 만들어 나갑니다.
영화의 후반부가 되면 이건 나쁜 경찰을 넘어서서 거의 악마 같은 경찰이 됩니다. 거리의 악당들이라고해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의 파렴치한 행동을 하며 그들은 낄낄거리며 웃습니다. 기왕 나쁜 경찰을 소재로 했고, 나쁜 경찰이 주인공이라면 톰 이외의 다른 나쁜 경찰에게도 좀 더 자비를 베풀어줬어야 했습니다. 톰을 위해 더욱더 악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지 말고...


 

 


그들은 왜 나쁜 경찰이 되었어야 했는가?

리 타마호리 감독, 닉 놀테, 채즈 팔민테리, 마이클 매드슨, 크리스 펜 주연의 [머홀랜드 폴스]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무고한 시민들을 괴롭히는 범죄자들을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절벽으로 밀어뜨려 암암리에 처리했던 1950년대 LA의 4인조 경찰을 주인공으로 했던 이 영화는 소재 면에서 [스트리트 킹]과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하지만 [머홀랜드 폴스]는 그들을 착한 경찰로 만들기 위한 몸부림보다는 그들이 왜 그런 나쁜 경찰이 되어야만 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집니다. 법의 허점을 비집고 들어가 죄의 뉘우침도 없이 거리를 활보하는 악당들. 영화 속 주인공들은 나약한 법보다는 그들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했던 것입니다.
[스트리트 킹]의 나쁜 경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동정의 여지가 없는 악당들을 신속하게 처치함으로써 영웅도 되고 거리의 평화도 지켜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머홀랜드 폴스]의 그들과는 달리 점점 악당보다 더 악당 같은 경찰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면서 [스트리트 킹]은 나쁜 경찰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톰의 영웅적인 활약상으로 영화를 마무리 짓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의문점은 남습니다. 과연 톰은 좋은 경찰이 되겠다는 몸부림 끝에 정말 좋은 경찰이 되었는가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결국 톰은 나쁜 경찰로 남습니다. '당신은 우리의 필요악이야.'라는 내사과 경찰의 마지막 대사처럼... 나쁜 경찰이 필요악이라면 이런 액션 활극을 펼칠 필요가 있었을까요? 결국 나쁜 경찰 콤플렉스는 이 영화를 너무 흔한 액션 영화로 탈바꿈시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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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치듯 본 키아누의 좋지 않은 기사가 아마 이 영화와 관련이 있는건가봐요..역할은 조금씩 달라졌을지언정.. 어째 연기력은 거기서 거기같은 키아누...아마 이영화도 그의 다른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2008/05/02   
ssook
제가 먼저 이걸 보자고 했어요. 볼만한 영화도 없었고, 그래도 혹시...라는 맘에 봤는데.. 아.. 나오자 마자 바로 친구한테 사과했어요.....딱 그정도여어요.
근데 영화를 보던중 반가운 사람이 있더라구요.. 예전에 홀딱 빠져서 보던 미드 [하우스]. 닥터 하우스씨도 나오드라고요.. 맞죠.. 그 심술쟁이 아저씨???
 2008/05/02   
쭈니 미드엔 약해서... ^^
뭐 딱 그 수준의 영화인건 맞습니다.
전 키아누 리브스보다는 포레스트 휘태커가 더 반가웠습니다. ^^
 2008/05/02   
unique
2년째 사이트 북마크해두고 보고있는데.. 이제야 처음 댓글을 답니다.

이상하게 이 영화는 눈길은 가는데 표가 끊어 지질 않습니다...
이번주에도 이걸 보러갔으나... 결국은... 아이언맨을 봤다는...
악역의 키아누 리브스가 어색해서 일까요?
 2008/05/06   
쭈니 악역이라고 하기엔 좀 어정쩡한 캐릭터였습니다.
2년동안 북마크해준 것도 고맙고 2년만에 댓글 달아준것도 고맙습니다. ^^
 2008/05/06   
stusssy
전 둔해서 그런지 반전이 충격이였어요 ㅎㅎ..  2008/06/08   
쭈니 둔한 것이 아니라 아직 이런 상투적인 스릴러 영화를 많이 접해보지 못한거죠.
몇년만 영화에 몰두하면 이젠 결말이 슬슬 보입니다. ^^
 2008/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