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 - 어쩜 전편과 이리도 똑같을 수가...

쭈니-1 2009. 12. 8. 20:36

 

 


감독 : 존 터틀타웁
주연 : 니콜라스 케이지, 다이앤 크루거, 헬렌 미렌, 존 보이트, 에드 해리스
개봉 : 2007년 12월 19일
관람 : 2007년 12월 24일
등급 : 15세 이상

크리스마스이브 영화 제 2탄

크리스마스이브의 첫 번째 영화로 [용의주도 미스신]을 선택하는 데엔 약간의 고민이 있었지만 두 번째 영화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을 선택하는 데엔 조금의 고민도 필요 없었습니다. 만약 그날 제가 단 한편의 영화만 볼 생각이었다면 전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을 봤을 것입니다.
사실 그날의 스케줄은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 위주로 짜여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만큼 저는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와 [황금 나침반]을 이미 본 저로써는 올 연말 유일하게 남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이기 때문이죠.
3년 전 개봉했던 [내셔널 트레져]는 극장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비디오로 출시 후 봤었는데 최고는 아니었지만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브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선택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쩜 전편과 이리도 똑같을 수가...'라는 탄성이 나올 정도로 이 영화는 영화의 스케일은 물론이고, 영화에 대한 제 느낌마저도 [내셔널 트레져]와 똑같았습니다.
[내셔널 트레져]를 보고나서 '재미는 있는데 액션영화이면서 참 액션이 없고, 블록버스터이면서 참 스케일이 작다'라고 생각했는데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이 딱 그러합니다. 이 영화를 보다보면 시나리오를 쓰는데 참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가족을 이루기에서 가족의 화해로...

[내셔널 트레져]는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다빈치 코드]의 아류작처럼 비춰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건국 초기 대통령들이 보물을 숨겨놓았다는 그럴듯한 전설로 시작하여 독립선언문, 화폐 등에 그 단서가 숨겨져 있다고 흥미로운 소재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영화 자체는 [다빈치 코드]보다는 [인디아나 존스]에 가까웠습니다. 경쾌하고 가벼운 분위기기 그랬고, 무엇보다도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의 인디아나(해리슨 포드)와 그의 아버지 헨리(숀 코네리)의 관계가 [내셔널 트레져]의 벤 게이츠(니콜라스 케이지)와 그의 아버지 패트릭(존 보이트)의 관계를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전편의 가족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킵니다. 전편에서 벤과 미묘한 감정의 교차를 겪었던 아비게일(다이앤 크루거)는 이젠 벤의 아내가 되어있고, 패트릭에 모자라 벤의 어머니인 에밀리(헬렌 미렌)까지 등장합니다. 그런 면에서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가족이 늘어났던 [리쎌웨폰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암튼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연말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하여 가족 코미디의 분위기를 영화에 효과적으로 삽입시킵니다. 벤과 아비게일은 헤어지기 일보직전이고, 패트릭과 에밀리는 서로의 사이에 대해서 더 이상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영화가 진행되며 가족의 끈끈한 정을 발휘하고 결국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에 이릅니다.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이 전편이 [내셔널 트레져]와 다른 점은 바로 이러한 업그레이드된 가족 코드뿐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마치 내가 전편을 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전혀 사실일 것 같지가 않은 음모론들.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다빈치 코드]와 같은 음모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다빈치 코드]를 보고 있으면 정말 그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에 반에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것은 전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 면에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참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미국의 원주민들이 세웠다는 황금의 도시가 있다는 가정 하에 벤은 영국의 버킹엄 궁으로, 백악관으로 비밀의 열쇠를 캐내려 숨어들지만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이 느껴지기는 커녕 어설픈 장면들로 피식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특히 백악관에서의 미인계 작전은 이 영화가 얼마나 어설픈지 나타내는 장면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남북전쟁, 그리고 링컨 대통령의 암살이라는 미국사의 굵직한 역사적인 사건들을 소재로 내세웠지만 그러한 역사적 사건 뒤에 이 영화가 풀어나갈 이야기는 허무맹랑한 황금도시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이 영화의 장점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이 영화가 링컨 대통령의 암살의 비밀에 대해서 캐내려했다면 영화 자체가 [다빈치 코드]처럼 좀 더 어두워지고 무거워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그런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오직 말도 안 되는 황금도시에만 관심을 쏟죠. 그것은 전편도 마찬가지였고,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의 말도 안 되는 스토리 전개를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습니다.


 

 


어쩜 마지막 지하 액션도 비슷할까?
  
하지만 결정적으로 제가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을 보며 전편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마지막 클라이맥스인 지하의 황금도시에서의 모험장면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전편인 [내셔널 트레져]도 그랬습니다. 미국의 초기 대통령들이 숨겨놓았다는 거대한 보물은 어느 교회의 지하에 숨겨져 있었죠. 그러한 전편의 지하의 보물에서의 모험과 이 영화의 지하의 황금도시에서의 모험이 제겐 너무나도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혹시 전편의 세트를 다시 재활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이 마지막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과정도 전편과 비슷합니다.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액션 몇 장면만이 등장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마지막 황금도시에서의 모험을 히든카드로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전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구피가 '이거 액션 영화 맞아?'라고 물어볼 정도로 빈약했습니다.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은 전편의 흥행으로 제작비가 넉넉해졌을 것이며,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기술력이 많이 발전했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편과 마찬가지로 [내셔널 트레져 : 비밀의 책]이 그런대로 재미있었던 이유는 아마도 제가 이런 류의 영화들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성룡의 [용형호제], 해리슨 포드의 [인디아나 존스]같은. 이제 그러한 목마름은 어쩌면 내년에 [인디아나 존스 4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이 개봉하면 어느 정도 해소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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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행자
쩝..나름 기대를하던영환데 기대가 저멀리 사라져버렸네요 ㅋ;;나중에 DVD나 나오면 봐야겠네요~  2007/12/26   
소라빵
음... 저도 볼려고 했던건데... 완전 실망인데요..?ㅎㄷㄷ;;
저도 나중에 봐야겠군요..ㅎㅎ;;
 2007/12/26   
쭈니 두 분다 이 영화는 저멀러 날라갔군요.
뭐... 나중에 DVD로 봐도 무방한 영화라고 개인적으로 생각됩니다.
 2007/12/26   
엘잠
다이안 크루거 너무이뻐요^^

오랜만에 영화를 봐서 그런지 뭐 딱 구미를 당겨줄 영화였습니다. 1이랑 똑같다는거 알면서도 재미있었고, 유치하면서도 흥미진진했습니다. 오락영화의 묘미겠죠. 역시 제리브룩하이머입니다
 2007/12/30   
엘잠
그리고 액션영화라고 하기보단 어드벤쳐겠죠. 말씀하신대로 인디아나 존스 삘의....

솔직히 이런영화 보고 돈아까운적은 없습니다. 그만큼 볼거리가 있고 2시간동안은 놀이기구 타는것처럼 재미있으니까요. 이영화를 보고 몬가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면 애초에 기대하는 의도 자체를 잘못잡는거라고 봅니다
 2007/12/30   
쭈니 네, 저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하지만 재미가 [용형호제], [인디아나 존스]를 봤을때의 쾌감엔 부족해서 아쉬웠습니다. ^^
 2007/12/30   
부족합니다.. 아주 좀.. -.,ㅜ  2008/01/03   
쭈니 1편도 아주 좀 부족했었죠. 2편도 딱 그 수준. 하지만 아주 많이 부족한 영화들도 요즘은 넘치고 있으니... ^^  2008/01/03   
mero
저는 전편을 못 본채 영화를 봤었는데.. 그냥 딱 오락영화정도의 재미는 주더군요. (다른 영화들 보고 싶었지만.. 매진매진매진.. 아메리칸 갱스터.. 잊지 않겠다 --;;)  2008/01/18   
쭈니 네, 맞습니다. 이 영화는 딱 오락영화정도의 재미를 위해 태어난 영화이니 오락영화의 재미를 느끼셨다면 이 영화로써는 성공한 셈이죠. ^^ 그리고 1편도 마찬가지랍니다.  2008/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