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용의주도 미스신] - 쿨 한척 하지마라!

쭈니-1 2009. 12. 8. 20:36

 

 


감독 : 박용집
주연 : 한예슬, 이종혁, 권오중, 김인권, 손호영
개봉 : 2007년 12월 18일
관람 : 2007년 12월 24일
등급 : 15세 이상

크리스마스이브 영화 제 1탄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이하여 혼자 영화보기에 돌입했습니다. 구피가 출근하는 것을 보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CGV 공항을 향해 집을 나선 시간은 8시 40분. 극장에 도착하니 9시 10분이었습니다.
첫 번째 영화는 부담 없는 코미디 영화로 시작하자는 생각에 [색즉시공 시즌 2]와 [용의주도 미스신]을 저울질한 끝에 지저분한 화장실 코미디보다는 한예슬의 원우먼쇼가 차라리 낫겠다고 생각하고 [용의주도 미스신]을 첫 번째 영화로 낙점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라서 그런지 평일 아침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극장 안에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모두들 가족들끼리, 혹은 연인들끼리 함께 앉아있는데 저만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으려니 참 어색하더군요. 그래도 CGV 프리패스카드로 공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일주일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볼 수 있는 영화는 모두 볼 생각입니다.(이러다 대머리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용의주도 미스신]도 공짜라서 본 것입니다. 만약 내 돈 내고 영화를 봐야 한다면 당연히 '이건 비디오로 봐야지'라고 넘길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공짜로 보는 영화이고, 가까운 CGV에서 상영하는 모든 영화는 보겠다는 생각에 [용의주도 미스신]까지 보게 된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제 생각은 영화를 보고나서도 여전했습니다. [용의주도 미스신]을 보고나서 들은 첫 생각은 '내 돈 내고 봤으면 참 돈 아까울 뻔 했다'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으니 이렇게 웃으며 '가벼운 킬링타임용으로는 볼만 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냥 웃지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용의주도 미스신]은 가벼운 킬링타임용으로는 딱 적합한 영화입니다. 김태희 주연의 [싸움]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싸움]보다는 [용의주도 미스신]에 좀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용의주도 미스신]의 장점은 한예슬이라는 배우의 상큼함에 있습니다. 그녀는 마치 물 만난 고기 마냥 영화 속을 종횡무진 뛰어다닙니다. 자기 몸에도 맞지 않는 어색한 옷을 입고 어정쩡하게 소리만 질러대던 [싸움]의 김태희하고는 다른 점이죠.
영화 자체도 굉장히 가벼워 하하 호호 웃기만 하면 됩니다. 다른 코미디 영화처럼 막판에 짐짓 슬픈 장면을 연출하며 슬픈 코미디를 표방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가벼움으로 일관한 것은 제 개인적으로는 참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예슬은 보조하는 남자 배우들인 이종혁, 권오중, 김인권, 손호영도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특히 코믹 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권오중과 김인권은 [용의주도 미스신]이 첫 영화 주연작이기에 한예슬이 혼자 짊어지기에 버거운 짐을 도와주며 영화의 경쾌함을 함께 이끌어줍니다. 단, 손호영의 어색한 연기가 약간 눈에 거슬렸지만 영화에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참아줄만 했습니다. 이 정도면 재미있다고 박수를 치지는 못해도 지루하다고 욕을 할 만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영화도 좀 더 쿨 했으면, 독창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들더군요. 뻔해도 너무 뻔했습니다. 그것이 [용의주도 미스신]이 결코 용의주도하게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들이지 못한 이유입니다.


 

 


또 티격태격 러브스토리냐?

[용의주도 미스신]은 로맨틱 코미디이면서도 독특한 소재로 시작을 합니다. 그것은 바로 바람둥이 여자의 사랑 찾기입니다. 특히 영화 포스터의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라는 광고 문구는 이 영화의 성격을 잘 표현한 것으로 여성이 주체인 로맨틱 코미디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그건 외형일 뿐입니다. 어차피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가 워낙 소재의 독창성을 끌어내기가 힘든 장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의주도 미스신]은 너무 전형적입니다.
이 영화의 전형적인 모습은 미수(한예슬)와 동민(이종혁)에게서 드러납니다. 동민이 등장하기 이전 재벌 3세인 준서(권오중)와 사법고시생인 윤철(김인권), 그리고 섹시한 연하남인 현준(손호영) 사이에서 가볍게 고민하던 미수의 모습은 꽤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미수가 동민과 만남을 이루자마자 영화는 뻔하게 흘러갑니다. 미수와 동민은 여느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처럼 처음부터 티격태격하더니만 그 이후로도 사사건건 마주치며 티격태격합니다.
'또 티격태격하다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스토리냐?'라고 생각할 때쯤 결정적인 카운트 펀치를 영화는 날립니다. 그것은 동민이 미수에게 가짜 약혼녀 역할을 해달라는 부탁을 하는 장면입니다. 진부해도 저렇게 진부할 수가... 이쯤 되니 두손, 두발 다 들 정도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기본적으로 진부한 장르라는 사실은 잘 알지만 그래도 남녀가 사랑하는데 꼭 저렇게 티격태격해야 하는지 궁금하며, 가짜 약혼녀 소동은 도대체 몇 십년동안 읅어 먹을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이제 로맨틱 코미디도 좀 더 독창적인 스토리를 개발해야 하지 않나요?


 

 


쿨 한척 하지 마라!
  
미수와 동민의 진부한 사랑이 진행될 때쯤 예상대로 미수의 다른 애인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갑니다. 좀 더 쿨하게 그들과 헤어지길 바랬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진상의 면모를 노출시키며 미수와 쿨 하지 못하게 끝을 맺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사랑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여자를 위해 낯선 곳으로 떠날 수도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인 동민뿐입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진행되자 점점 절 불안하게 만듭니다. 예상대로 미수는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정리하고 훌쩍 외국으로 떠나겠다며 공항으로 향하고, 동민은 미수를 찾아 공항으로 갑니다.
이쯤에서 [싸움]의 마지막 장면까지 겹칩니다. '제발 그러지 말아줘'라고 영화를 보며 간절히 바랬고, 다행히 영화는 제가 생각했던 최악의 진부한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아무리 가벼운 킬링타임용 코미디영화라고 할지라도 결코 제 입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암튼 [용의주도 미스신]은 최악의 라스트를 맞이하지는 않았지만 영화 초반의 신선함을 영화 중반부터 하나둘씩 잃어갔습니다. 쿨 한척 자신의 외모를 꾸몄으나 결코 쿨 하지 못했던 미수처럼 [용의주도 미스신]도 쿨 한척 시늉만 한 영화였습니다.
여성이 주체적인 입장에서 남자를 고르고 사랑을 만들어간다는 현실적인 스토리의 방향은 좋았는데 쿨 한척 하지 말고 정말 쿨 했다면 이 영화는 좀 더 의미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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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던행자
개인적으론 깡패영화보다 싫어하는장르 -ㅅ-..고로 패스~  2007/12/26   
쭈니 ㅋㅋㅋ 어서 빨리 솔로를 탈출하셔야할텐데... ^^  2007/12/26   
조광만
여자친구는 잼있었다는데.. 별로 였다는...ㅋㅌㅋㅌ.. 그래도 한예슬은 이뻤어여..ㅋ  2008/01/27   
쭈니 뭐 이런 류의 영화에서 갖춰야할 딱 그만큼의 재미를 갖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역시 한예슬은 이뻤어여. (2)
 2008/01/27   
사회인3일째
아무리 악평을 쏟아 발라도..그래도 한예슬 떄문에 보는 사람 있을 듯~ㅋㅋ  2008/02/07   
쭈니 저도 봤는걸요.
이런 영화 혹평까지 할 필요는 없죠.
어차피 웃자고 만든 영화이니 말입니다. ^^
 200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