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2007년 영화이야기

[나는 전설이다] - 전설이 될 뻔 했다.

쭈니-1 2009. 12. 8. 20:34

 

 


감독 : 프란시스 로렌스
주연 : 윌 스미스
개봉 : 2007년 12월 12일
관람 : 2007년 12월 17일
등급 : 12세 이상

나는 이제 자유다.

평소엔 공부 안하다가 시험기간만 되면 공부하겠다고 밤새우는 나쁜 버릇을 사회인이 되어서도 고치질 못했습니다. 처음 방통대에 편입했을 땐 평소 열심히 방송강의 듣고 공부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막상 평소엔 방송 강의는 커녕 교과서 한번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가 시험기간만 되면 부랴부랴 밀렸던 방송강의를 2배속으로 듣고 밤새워 교과서 한권을 독파하느라 맨 날 날밤 지새웁니다.
지난 1학기가 끝나고 2학기 때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했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이런 벼락치기 공부 습관... 덕분에 저는 기말고사가 코앞으로 다가온 2주전부터 영화는 물론, TV까지 보지 않으며 기말고사 준비에만 매달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기말고사가 끝이 났습니다.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몸살기운을 느끼며 하루 종일 이불 속에서 끙끙거렸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반나절 동안 이불 속에서 진땀을 뺀 후 몸이 많이 가벼워져 시험공부 하느라 못 본 영화들을 모조리 보겠다는 계획을 착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구피는 2007년 12월 31일까지 매일매일 극장에서 영화보고 오라더군요. 2007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CGV 서포터즈 활동이 끝나는 바람에 내년부터는 프리패스카드로 공짜 영화는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공짜로 볼 수 있을 때 맘껏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1년 동안의 CGV 서포터즈 활동이 끝나는 것은 아쉽지만 한 가지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이제 제 글이 CGV에 묶이지 않고 자유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시험이 끝나 제 몸이 자유가 되었고, CGV 서포터즈 활동이 끝나는 2주 후면 제 글이 자유가 될 것입니다. 암튼 2008년 한동안 저는 자유입니다. ^^


 

 


이 영화는 전설이 될까?

몸이 자유가 된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는 [나는 전설이다]입니다. 상당히 거창한 제목과 한동안 볼 수 없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용, 그리고 미국에서의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돌풍까지. [나는 전설이다]는 꽤 구미가 당기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관객들이 꽉 들어찬 극장 안, 닭살커플 사이에서 영화를 봤습니다. 조금만 무서운 장면이 나와도 남친의 품으로 안겨버리는 양 옆 좌석의 여자들을 힐끗힐끗 쳐다보며 겁이 많은 저는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마다 제 옷을 움켜잡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무서웠던 것은 아닙니다. 단지 사람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몇 장면들과 변종인류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은 제 심장을 꽁딱꽁딱 뛰게 할 정도로 긴장감을 자아내더군요.
무서운 영화를 싫어하고, 좀비 영화도(엄밀히 따지면 [나는 전설이다]는 좀비는 아닙니다.)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전설이다]의 초반부가 제 맘에 들었던 것은 바로 그러한 긴장감 덕분입니다.
나무가 무성하고 동물들이 뛰어노는 텅 빈 뉴욕의 거리. 사람이 북적거려야할 대도시의 한가로움은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입니다. 하지만 해가 지면 무시무시한 변종인간들이 이 텅 빈 거리를 지배합니다.
[나는 전설이다]는 낮과 밤, 빛과 어둠의 대비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로버트 네빌(윌 스미스)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잡아내며 효과적으로 영화의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긴장감은 영화의 중반 드디어 폭발합니다.


 

 


균형이 무너지다.

서로 공존할 수 없는,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뗄 수 없는 빛과 어둠, 낮과 밤은 [나는 전설이다]에서 교묘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낮 그리고 빛의 세계는 네빌의 세계이며, 밤 그리고 어둠의 세계는 변종인간의 세계입니다. 하지만 그 균형이 무너집니다.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그렇게 시작합니다.
네빌이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기 위해 어둠의 영역에 있는 변종인간들을 실험 도구로 사용하고, 여기에 변종인간들은 낮의 영역에 있는 네빌을 밤의 영역 안에 끌어들여 복수를 하려합니다. 낮과 밤, 빛과 어둠의 균형이 무너지며 이들의 혈투가 시작된 것입니다.
밤의 영역에 남겨진 네빌은 이제 낮의 공간으로 숨을 수 없으며 변종인간의 공격에 대응해야합니다. 영화의 초반 네빌의 외로움을 충실하게 잡았던 영화는 이때부터 그의 두려움을 잡아내기 시작합니다.
[나는 전설이다]가 다른 액션 영화들처럼 네빌이 무표정한 얼굴로 변종인간들을 향해 신나게 총을 난사했다면 어쩌면 좀 싱거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네빌은 무너진 균형 속에서 두려워하며 떱니다. 그의 거친 숨소리와 두려움에 떠는 표정은 관객인 저에게 전이되었으며 그렇기에 밤의 공간위에 선 네빌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온 몸이 두려움에 떨렸습니다.
이렇듯 [나는 전설이다]는 꽤 효과적으로 홀로 살아남은 네빌의 외로움과 두려움을 잡아내며 영화의 중반부까지 제목에 걸 맞는 재미와 긴장감을 안겨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재미와 긴장감은 후반부에 가며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후반부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네빌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충견의 죽음으로 인하여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변종인간과의 사투를 시작한 네빌. 하지만 그 장면을 절정으로 이 영화의 긴장감은 점점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네빌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입니다.
더 이상 네빌은 외롭지 않습니다. 그의 충견은 죽었지만 그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변종인간들이 네빌의 집으로 총공격을 감행했을 때 네빌이 영화의 초반처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액션 히어로처럼 당당했던 이유가...
하지만 네빌의 외로움과 두려움이 사라진 그 순간 [나는 전설이다]는 김빠진 맥주가 되어버립니다. 영화의 후반, 변종인간이 총공격을 하는 장면이 오히려 영화의 초반 네빌과 변종인간이 처음 마주치는 장면보다 덜 긴장했던 이유도 아마 그래서였을 것입니다.
게다가 후반부를 기점으로 영화가 서둘러 끝을 맺으려하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갑자기 신앙적인 내용이 튀어나오고, 우연에 의한 백신이 발견되고, 전설이 되기위한 억지스러운 희생으로 마무리합니다. 초반과 중반까지 긴장감 넘치게 잘 이끌어나갔던 영화가 후반부에 갑자기 급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반까지 손에 땀을 쥐며 영화를 감상했던 저는 마지막 순간에는 김빠진 표정으로 아쉬워해야 했습니다. 모든 영화를 제 입맛에 맞춰 끝맺음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제게 [나는 전설이다]가 전설이 될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김빠진 후반부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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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
초중반엔 옆사람이 다리긁으려고 다리올리던걸 힐끗 보고 깜짝 놀랄정도로 두근두근하며 봤는데..
역시 후반부가 문제군요.. 급작스런 마무리.. 대장흡혈귀와 사투를 벌이고 여차저차 탈출할줄 알았더니 그대로 끝나버리던..;
마무리를 원작과 비슷하게만 했더라도 꽤 괜찮았을거 같은데 말이죠.
또..
'나는 전설이다' 보단 '그는 전설이다'에 가까웠던듯 하네요.~_~
 2007/12/18   
쭈니 그는 전설이다... 이 영화에 알맞는 제목이네요. ^^
원작을 안읽어 뭐라 할말은 없지만 끝부분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뭔가 좀 더 긴박감 넘치는 장면들이 이끌려나올줄 알았는데...
그리고 후반부 하느님의 계시도...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은 [콘스탄틴]에서도 상당히 종교적이긴 했었죠. ^^
 2007/12/18   
길가던행자
그냥저냥......애초에 공포보단 괴물들께서 뛰어다니시는거 볼려고 간거라 마음편히 봤습니다~~기대치가 좀 높았던지 만족할만큼은 아니었지만....군데군데 연출이 멋진장면이 제법있어서 눈요기로는 좋았다는 ㅎ;;;
-근데어째서 승천하신 쥔공보다는....주인의 헤드락으로 승천하신 견공이 더불쌍할까요 ;ㅁ;....크흑
 2007/12/18   
쭈니 주인공은 전설이라도 되었지만 그 견공은 너무 억울... ^^;
저도 기대치가 높았나봐요. 단순 액션보다는 뭔가 좀 더 진보된 내용을 원했었거든요.
중반까지는 그렇게 비슷하게가더니만 마지막이 너무 흐지부지되어서... 하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었습니다.
 2007/12/20   
앞에 한시간만 전설..  2008/01/03   
쭈니 딱 맞는 10자 평이네요. ^^  2008/01/03   
저두
상당히 기대하고 봤는데~ 다 보고 나니 윌스미스와 충견 멍멍이 연기 빼고 남는게 그닥 없네요ㅠ_ㅠ 그 모자 나타나고 부터 전개가 영....; 하나님의 계시 운운하는것도 거슬렸고 혼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처음의 긴장감도 없고... 윌스미스의 희생으로 그는 전설이 되었다는 이런 헐리우드스러운 마무리..ㅡㅡ;; 하지만 정말 초중반 덜덜 떨게 했던;; 긴장감과 윌스미스의 내면연기는 정말 최고였던거 같아요.  2008/01/04   
쭈니 저와 감상이 아주 비슷하셨군요.
초중반같은 스토리로 이야기를 끌고 갔더라면 정말 최고의 영화가 될뻔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
 2008/01/04   
바이올렛
마지막...그냥 여자랑 같이 도망갔어도 됐을것 같던데...

그래도 '미래'를 그린 영화는 저에게 늘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구요. 나름..재밌었다는.. 더구나 '윌 스미스' 이니까^^
 2008/01/06   
쭈니 그냥 여자랑 도망갔으면 전설이 안되었겠죠. 저도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영화 초중반의 긴장감은 최고였답니다. ^^  2008/01/06   
스턴트맨
저같은 경우는 마지막 마무리 때문에 앞에서 느꼈던 흥미진진함이 모조리 사라져 버렸습니다ㅡㅡㅎㅎ
텅 비고 낡은 뉴욕의 모습에만 아직까지 감탄중이네요~
 2008/01/08   
쭈니 텅비고 낡은 뉴욕의 풍경은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하게된 직접적인 요인이었죠.
암튼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다는 것에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군요. ^^
 2008/01/09   
가짜학생
재미있게봤는데...하지만...

'나는전설이었다...'
 2008/01/22   
쭈니 나는 전설이었다... 그게 더 어울릴것 같기도 하네요. ^^  2008/01/22   
규허니
28 시리즈가 더 훨낫더군요... 제여친은 윌스미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나요..ㅎㅎ  2008/01/26   
쭈니 28시리즈도 제대로 보질 못해서..
저역시 차라리 윌 스미스만으로 행복까진 아니더라도 만족했었답니다. ^^
 2008/01/27   
ㅇㅇ
원작과는 매우다르다고 말씀 드리고싶네요. 감독이나 각본가의 역량이 모자란다고 말씀드릴 수 밖에,....  2008/02/02   
ㅇㅇ
아 그러고보니 금연영화 콘스탄틴의 감독이었군요 ;; ^^  2008/02/02   
쭈니 네 원작과 많이 다르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원작도 한번 읽고싶어지는군요. ^^  2008/02/03   
으음
원작읽어봣는데 재미잇던데요 ㅎㅎ 좀 많이 다르지만 ㅡㅡ 원작에선 강아지를중간쯤에 만나는데 강아지를 억지로 끌고왓지만... 애처롭게도 죽는 그 ~~ 안타까움에 눈물이 핑~>~ 근데 결말이 좀 허무한듯한 제느낌에선요~>`  2008/11/16   
쭈니 원작을 읽지 못한 제 한계...
이렇게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는 원작을 보고 원작과 비교하며 영화를 봐야 더욱 재미있을텐데... 아쉽기만 합니다. ^^
 2008/12/22   
이빨요정
정말 전설이 될뻔했던 영화군요.
막판에 미끄러진듯한 기분?
말로 설명할수는 없지만 뭔가 약간 어긋난 느낌?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가 이정도로 흥행한것은 순전히 "윌 스미스" 덕분이라고 생각됩니다.
 2008/12/29   
쭈니 네, 맞습니다. 중반까지의 긴장감만 잘 살려냈더라면 더욱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2008/12/31   
dd
재미 없다고 하는분들도 꽤 많던데 갠적으로 전 잼있더군요 다른 무엇 보다 내가 주인공 입장이 되어서 보니깐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무지큰 뉴욕 한가운데 혼자 살아간다는건...  2009/02/05   
쭈니 저 역시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재미있었습니다. ^^  2009/02/06